한국일보

그린 호넷 (The Green Hornet)

2011-01-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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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그린 호넷 (The Green Hornet)

케이토(제이 추 왼쪽)와 그린 호넷(세스 로건)이 적을 피해 도주하고 있다.

★★★ (5개 만점)

“LA의 범법자들 내가 손봐 주마”

수퍼히로 액션 볼만한 입체영화


라디오 드라마로부터 시작해 TV와 시리즈식 영화 및 만화로 잘 알려진 수퍼히로와 그의 동양인 짝패의 액션을 묘사한 ‘그린 호넷’은 지난 1966년 ABC-TV가 시리즈로 방영했을 때 동양인인 케이토 역을 브루스 리가 맡아 그의 쿵푸 실력을 과시했던 일화가 있다.

요즘 한창 떠오르는 코미디언 세스 로건이 주연하고 공동으로 각본도 쓴 이 영화는 수퍼히로 액션 코미디이자 버디 무비인데 컴퓨터 특수효과가 판을 치는 소음 난장판이다. 입체영화로 차량이 질주하고 폭발과 총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데다가 로건이 시종일관 떠들어대 눈과 귀가 피로하지만 액션 팬들은 즐길 만한 팝콘영화다. 플롯이 엉성하다.

브릿 리드(로건)는 LA의 유력지 데일리 센티널의 주인(탐 읠킨슨)의 아들이지만 신문과는 상관없이 매일 파티로 인생을 즐기는 플레이보이. 그런데 그의 아버지가 갑자기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브릿은 졸지에 신문 경영을 맡게 된다. 신문의 신자도 모르는 브릿은 신문 일은 고참 편집국장(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에게 맡겨 놓는다.

브릿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또 다른 유산은 아버지의 자동차 미캐닉인 케이토(제이 추-대만의 유명 가수). 케이토는 자동차 전문가로 기계 만들고 다루는데 천재적 솜씨를 지녔다.

하구한 날을 방종하게 보내던 브릿은 갑자기 보람 있는 일을 해보겠다고 결심하고 케이토와 함께 도시로부터 범법자들을 일소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브릿은 그러기 위해서 자신과 케이토를 범법자로 위장하고 우범지역에 뛰어들어 진짜 나쁜 놈들을 하나씩 처치한다.

브릿은 자기 이름을 ‘그린 호넷’이라고 새로 명명하고 케이토와 함께 마스크를 쓰고 케이토가 만든 차 블랙 뷰티를 초고속으로 몰고 다니면서 밤의 범법자들을 소탕한다. 온갖 무기와 레코드 턴테이블까지 갖춘 블랙 뷰티는 제임스 본드가 모는 차처럼 초성능의 신병기와도 같은데 둘이 이 차를 몰고 다니면서 악당을 처치하느라 액션이 콩 튀듯 한다.

그리고 브릿은 날마다 신문사 간부회의를 열고 ‘그린 호넷’의 활약을 1면 톱으로 쓰라고 지시한다. 브릿의 신문사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 그가 새로 고용한 똑똑이 팔등신 미녀 레노어 케이스(캐메론 디애스). 그런데 레노어를 놓고 브릿과 케이토가 서로 환심을 사려고 주먹질까지 한다(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린 호넷’의 활동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자가 LA의 범죄세계를 혼자 말아먹으려는 벤자민 추드노프스키(‘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로 오스카 조연상을 탄 크리스토프 월츠). 코믹하게 사악한 추드노프스키는 ‘그린 호넷’이 푸른 옷을 입었다고 자기는 붉은 옷을 입고 ‘그린 호넷‘에게 한 판 붙자고 선전포고를 한다.

마지막 액션 신은 신문사에서 일어나는데 귀청이 떨어져 나갈듯한 굉음과 함께 신문사가 박살이 난다. 월츠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그저 그런데 로건이 되지도 않은 우스갯소리를 너무 많이 한다. 차우는 할리웃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 존 조를 쏙 빼 닮았다. 미셸 공드리 감독.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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