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꼭 갖고 싶었던 주방용품·재료”

2010-12-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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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전문가들이 말하는 연말 선물 이게 최고

연말은 음식과 샤핑과 선물의 계절이다. 이중 어쩌면 가장 어려운 것이 선물의 선택일 것이다. 한해 고마웠던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사하는 선물은 뭔가 특별하고 정성이 깃들어 보이는 것을 하고 싶은데 받는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 늘 고민이 되곤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음식에 관련된 선물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주변에
요리를 잘 하거나 즐기는 사람들 중에도 요즘 유행하는 도구 같은 것을 많이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매우 기본적인 도구인데도 채칼로 쉽게 될 것을 손으로 직접 썬다던지, 재료를 곱게 다져주는 도구 대신 칼로 일일이 다지는 등 재료 다듬는 일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하기’를 즐기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오히려 요리 잘 안 하는 사람들이 각종 도구는 더 잘 갖추고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새로운 도구보다는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기본적인 아이템을 좀더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싶어하는 경향도 있었다.

도마, 칼 같은 것들로 그 만큼 애착이 깊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게 되는 동기는 유행보다는 순전히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았다. ‘손으로 직접 다 하자니 불편해서 찾다보니 이런 제품이 있더라’하는 경우인데 꼼꼼히 따져보고 가장 질이 좋은 제품으로 신중하게 구입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경우,무엇을 선택하면 좋을지,
요리 분야의 전문가 6명에게 물었다. 6인 6색의 즐거운 선물이야기를 들어보자.


‘반찬 알 라 카르테’ 제인 장

한인 커뮤니티에서 케이터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닌 ‘반찬 알 라 카르테’의 제인 장 대표. 오래 전부터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기본에 충실한 정직하고 가볍지 않은 음식으로 유명한 장씨의 케이터링은 동서양 음식을 적절히 섞어 만든 세련된 음식들로 특별한 메뉴를 원하는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과연 기본에 충실한 답변을 들려주었다.

1. 올리브 오일-“좋은 제품들이 많지요. 좋은 올리브를 가장 좋은 방법으로 신선하게 짜낸 진짜 올리브 오일은 우리가 좋은 참기름은 냄새만 맡아도 알아보듯 그렇답니다. 빵을 찍어먹어 그 맛을 음미하고 파스타, 수프류에 가니시로 훌륭한 선택입니다”

2. 오래 숙성된 발사믹 비니거-“좋은 와인처럼 오랫동안 숙성돼 나이가 많은 발사믹 비니거는 그 질감 자체가 다르죠. 진득하게 흘러내리며 그 맛과 향이 시간을 그대로 농축하고 있어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됩니다. 오래 숙성된 좋은 발사믹 비니거를 선물로 받는다면 정말 좋겠어요”

3. 메이플 시럽-“마켓에 가면 팬케익 옆에 진열된 가짜 메이플 시럽 정말 많죠? 모두 콘 시럽에 인공 향만 첨가한 것들이에요. 진짜 메이플 시럽은 가격도 그런 제품과 가격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비싸지만 맛 또한 그렇죠”

4. 주서기-“섬유소까지 모두 갈아서 마실 수 있는 주서기가 좋을 것 같아요. 채소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섬유소와 껍질에도 많이 들어있는데, 그런 것들이 그대로 빠져나가는 것 같아 항상 아쉽더라구요”

손으로 잡고 치즈를 갈 수 있는 도구.

숙성된 발사믹 비니거.


수비드 프로페셔널.


셰프 애나 김

한식 세계화 자문은 물론, 세계 요리사협회 회원이자 세계 요리 올림픽의 심사위원이기도 한 그녀는 지금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곳곳을 여행 중에 있다.

여기저기 다른 나라의 아름다운 12월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활기가 넘친다. 개인적으로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그 장소만의 특산물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음식으로 정을 나누는 것은 세계 공통분모라고 하였다.

1. 묵은지 또는 최고의 꽃소금-“한국의 그리움을 달래줄 수 있는 묵은지와 요리의 가장 기본 재료인 질 좋은 소금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된 기분이 들 거예요”

2. 칼칼하게 담근 장아찌나 서양식 피클-“휴일이 많은 12월이니만큼 메인요리를 더욱 빛내줄 수 있는 장아찌나 피클은 그 쓰임새가 언제보다도 많은 것 같아요.”

3. 치즈를 갈아주는 간단한 도구-“이탈리아에서 파스타나 수프가 맛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치즈를 바로 갈아서 뿌려 먹는 거랍니다. 소홀히 하기 쉽지만 한번 해보면 맛이 확실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겁니다”

4. 앤틱 요리기구-“개인적인 취향이기는 하지만 요즘 볼 수 없는 주방의 그림과 옛 모습이 떠올라 저에겐 동화 같은 이야기가 상상이 되어 행복감을 줍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친구 주방에 있는 200년 된 난로 겸 오븐으로 함께 요리했어요. 친구가 주겠다고 하는데 어찌 옮길지가 관건이네요”

5. 그 사람에게 맞는 음식을 정성껏-“이탈리아에도 이집 저집 뒷마당에 홍시가 떨어져 있습니다. 얼마전 그 홍시들을 주워서 속만 채에 곱게 걸러 잼처럼 병에 넣어 생크림과 함께 디저트로 드시도록 담아 이탈리아 할머니께 드렸는데 좋아하시더군요. 상대방이 좋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최고겠지요.”

레쿠에 스팀케이스.

아이스 와인.

팬케익 와플믹스


컵케익 틀·과일 세척제 “소소하지만 꼭 필요”


셰프 앤드류 김

LA의 노부 로스앤젤레스의 젊은 셰프 앤드류 김씨. 늦은 시간 퇴근 후에도 인터뷰에 친절이 응해준 정성도 고맙다. 음식과 요리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진지하고 재미있게 풀어주며 젊은 감각답게 톡톡 튄다. 그의 위시 리스트는 무엇일까?

1. 수비드 프로페셔널(sous vide professional)-“요즘 레스토랑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테크닉 중에 ‘sous vide’(수비드)라는 게 있는데 기계를 사용하는 요리방법 중 하나에요.

항상 집에 하나쯤 있다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재료를 저온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영양소 파괴도 적고 부드러운 질감이 환상적입니다. 촉촉하고 부드럽게 요리할 수 있으며, 온도를 맞추기 까다로운 스테이크, 돼지고기, 생선 또는 채소요리를 골고루 완벽하게 조리할 수 있습니다”

2. 요리책 ‘아이디어스 인 푸드’(Ideas in Food)-“잠깐 시간이 날 때마다 푸드 블로그들을 보는데 그 중 제가 좋아하는 블로그에서 이번에 책이 나왔어요. 음식을 보는 시각을 많이 바뀌게 해준 사이트에요.

평범한 식재료를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저도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도전도 받고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얻곤 합니다. 이 블로그의 주인들은 요리를 하다 만난 두 남녀가 같이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너무 부럽더라구요”

3. 레쿠에 스팀 케이스(lekue steam case)-“레쿠에라는 실리콘 조리기구 회사에서 나온 제품으로 간편하게 전자레인지나 오븐을 사용해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기구에요. 가끔 일 끝나고 밤늦게 집에 돌아오면 배는 고픈데 막상 요리를 해먹자니 피곤하기도 하고, 설거지도 귀찮을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파스타도 그냥 면과 소스 야채만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완성입니다. 좋겠죠?”


주서기


요리 선생님 이인애씨

업스케일 주방용품 전문점 윌리엄스 소노마의 팬인 그녀는 요리 도구 이야기를 하는 목소리에 갑자기 생기가 넘친다. 가격이 무난하지 않아 구경을 많이 하는 편인데 꼭 구입해서 사용해 보고 싶은 것 몇 가지를 소개해 주었다.

기억에 남는 선물로는 요리 도구 선물로는 지금은 장성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선물해 준 붕어빵 틀. 덥석 구입하게 되지 않는 품목인데 선물로 받아서 붕어빵을 실컷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전한다.

1. 팬케익, 와플 파우더 믹스-“윌리엄스 소노마를 갈 때마다 재료와 만드는 법을 읽어보고 사고 싶지만 너무 비싸 망설이곤해요. 굉장히 맛있을 것 같은데 일반 제품과 맛이 어떻게 다른지 꼭 비교해 보고 싶네요”

2. 컵케익 용 2단 트레이-“2단 트레이에 예쁘게 구워낸 컵케익을 얹으면 정말 예쁜 거 아시죠?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도 즐겁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답니다”

3. 파이 크러스트 구울 때 쓰는 구슬-“베이킹을 즐겨 하는 분들 중에도 의외로 없는 분들이 많아요. 콩으로 대신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고 항상 집에 콩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본인이 쉽게 구입하게 되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정말 좋을 것 같아요”

4. 실리콘 컵케익 틀-“모양과 색상이 다양하고 예뻐서 여러 가지로 구비해 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하트모양이나 예쁜 동물모양도 좋겠구요. 때에 맞춰 다양하고 예쁜 모양을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요”


실리콘 컵케익 틀.


전통 설렁탕의 이정원 사장

25년 역사와 함께 한결같은 맛을 자랑하는 전통설렁탕의 이정원 대표는 정갈한 태도와 넉넉한 인심을 잃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그녀의 설렁탕 같은, 그런 좋은 연말 선물이 뭐가 있을까 물으니 마음을 담아 주고받을 선물 이야기에 벌써 행복하다며 즐거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1. 필레미뇽 스테이크-“좋은 고기 선물 받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연말에 식탁을 풍성하고 근사하게 채울 수 있겠지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필레미뇽 스테이크가 선물하기에 고급스럽고 좋을 것 같아요”

2. 이온수 과일 세척제-“이 제품은 제가 집에서 쓰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 가격이 비싸서 흠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먹거리 걱정이 많은 시대에 꼭 필요한 물건인 것 같습니다. 과일과 채소의 농약 잔여물이나 다른 이물질의 없도록 깨끗하게 씻어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어요”

3. 아이스와인-“가느다란 병에 벌꿀처럼 달콤한 맛이 좋은 아이스 와인도 선물로 좋을 것 같네요. 연말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며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만족감이 크지요”

아트 인스티튜트 강지연 교수

미국 최고 5스타 호텔의 파티셰를 거쳐 샌타모니카의 아트 인스티튜트(AI)에서 베이킹을 강의하고 있는 그녀와 점심시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술술술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을 보니 직업과 그저 천생연분이지 싶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캡슐 커피 머신-“원두를 갈 필요도, 커피 필터도 필요없는 캡슐형 커피 머신 아시죠? 사용이 간편하고 커피 맛과 향이 뛰어나서 많이들 구입하는 추세인데 많은 브랜드 중에 Nespreso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해요. 쓰기 간편하고 맛도 좋답니다”

2. 케익용 접시-“세 가지 다른 사이즈로 만들어진 케익용 접시요. 사실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때마다 모두 가지고 싶을 만큼 좋아한답니다. 디자인별, 색깔별로 많이 소유하고 싶어요”

3. 테이블 커버와 러너-“분위기를 바꾸는데 최고죠. 식탁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도록 색상조합이 아름답고 화사한 제품이면 좋겠네요”

4. 캔디 유리병 -“투명 유리로 만들어져 예쁜 색상의 캔디를 넣으면 색과 모양이 다 보여 장식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을 다양한 디자인과 크기로 가지고 있으면 여러 가지 쓰임새가 많을 것 같아요”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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