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닥시세 상업용 ‘선수들’이 움직인다

2010-11-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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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투자가를 위한 가이드

최근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뒤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수직하락’했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기회만 엿보던 ‘선수’들은 여러 매물을 저울질하며 투자를 위한 활발한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MIT 부동산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인 2008년 4분기, 한 분기 동안만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은 약 10.6% 떨어졌는데 분기별 하락폭으로는 84년 이후 최대폭이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비율을 늘리겠다는 투자가도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인 마커스 앤 밀리첩이 최근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1,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비율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부동산 시장의 위기를 절호의 투자기회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을 엿볼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보다 현금 흐름이 좋고 매매 차익의 규모도 커 전문 투자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초보 투자가들이 당장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몇 가지 부담스런 점들이 있다. 부동산의 가치 평가 방법이 주거용과 다르고 부동산 거래 때 사용되는 용어들도 사뭇 생소하다. 초보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들이 알아두면 좋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요령 몇 가지를 소개한다.

전문가들 활용 정보 기준 가격평가를
건물가 최소 30~50% 다운페이 바람직
CAP·NOI 등 공식따라 적정투자 확인

■주거용 부동산 투자와 다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처음 접하는 초보 투자가라도 전문 투자가들이 투자 때 활용하는 각종 정보를 적극적으로 익히도록 노력한다.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익의 규모가 부동산의 가치를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물의 상태와 위치 등에 의해 가치가 좌우되는 주거용 부동산과는 다른 점이다.

또 건물의 크기와 가격으로 부동산 간 가치를 비교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평방피트당 건물 가격을 계산해 매물 간 비교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임대수익 규모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다.

이밖에도 최장 2년 정도인 주거용 부동산의 임대계약 기간에 비해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계약 기간은 대개 3~5년으로 긴 것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향후 상업용 부동산 임대시장이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건물주들이 3년 이상 장기 임대계약 체결을 꺼려 2년 미만짜리 사무실이나 점포 임대계약도 늘고 있으나 최근까지 일반적인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계약 기간은 대개 3~5년이 주를 이뤘다. 임대계약 기간 만료 후 임대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테넌트에게 주어지는 것도 주거용 부동산 임대와 다른 점이다.

■투자 가능 금액을 점검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앞서 자신의 재정능력에 맞게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융자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용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하려면 건물가격의 최소 30~50%에 해당하는 금액의 다운페이먼트를 준비해야 안심하고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은행 계좌를 검토해 이에 해당하는 금액이 준비됐는지를 먼저 점검한다.

또 구입하려는 건물의 수익성에 의해서도 융자 승인 여부가 좌우된다. 이를테면 건물의 공실률이 높다거나 현재 걷히고 있는 임대료가 주변시세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다면 건물 가치에 대한 감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어 융자 받는데도 애를 겪게 된다.

현재 입실률이 얼마인지, 실제로 걷히고 있는 임대료 수익이 얼마인지, 테넌트들의 리스 기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건물을 관리하는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등을 건물 구입 전 철저히 조사해 나름대로 건물가치를 평가하고 적절한 가격에 오퍼를 제출한다.

■투자 대상 부동산의 약점을 파악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선수’들은 한눈에 좋은 ‘딜’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 이들에게는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일까? 역설적이지만 이들은 우선 건물구입에 앞서 ‘출구 전략’을 철저히 파악한다. 한 마디로 건물구입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지면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딜이 최상의 딜이라는 것이다.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면 우선 건물의 단점을 최대한 파악해야 한다.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어느 곳인지, 수리에는 얼마의 비용이 들어갈지, 이 건물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위험요소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건물구입 협상 때 적극 활용해 최상의 ‘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용어에 친숙해진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 때 주거용 부동산 거래에서 듣기 힘든 용어들이 자주 사용된다. 이들 용어에 대한 이해 없이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이니 주요 용어 몇 개 정도는 숙지해 둔다.

▲‘CAP Rate’(Capitalization Rate: 자본 환원율): 흔히 ‘캡’(CAP)이라고도 불리는 자본 환원율은 미래 수익이나 현금 흐름을 현재 순 가치로 계산해 놓은 비율이다. 건물의 현재 실질적 자산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할인율로 투자용 상업용 부동산 구입 때 가치 측정의 척도로 사용된다.

계산 방법은 간단하다. 총 임대 수익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순 임대수익을 건물가격으로 나누면 자본 환원율을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개 테넌트가 매달 1,000달러씩 임대료를 내고 있는 상가건물이 있다.

이 상가건물의 한해 총 임대수익은 6만달러이고 재산세, 관리비 등의 연간 비용 1만달러를 제외하면 순 임대 수익은 5만달러가 된다. 이때 건물을 67만달러에 구입한다면 자본 환원율은 약 7.46%로 계산된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CBRE의 조사에 의하면 LA 카운티 지역의 올해 3분기 상가건물 매물의 평균 자본 환원율은 약 7.84%,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약 8%인 것으로 나타났다.

▲‘NOI’(Net Operating Income: 임대순익): 상업용 건물의 가치를 임대수익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가장 먼저 계산해 내야 하는 수치다. 임대순익은 총 임대수익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말하는데 각종 비용에는 재산세, 건물 보험료, 건물 관리비, 공실에 따르는 임대료 차감액, 공동구역 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공동구역 관리비 항목으로는 주차장 관리비, 조경 비용, 가로등 관리비, 쓰레기 수거비용, 안전요원 고용비 등이 있다.

▲‘Cash on Cash’(현금 회수율): 상업용 건물 구입에 실제로 투자된 현금과 건물에서 발생하는 임대순익 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만약 융자를 통해 건물을 구입하는 경우 임대순익에서 매달 발생하는 금융비용까지 제외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수익을 계산하는데 사용된다. 간단한 예로 30만달러를 다운페이하고 구입한 건물에서 매달 5,000달러의 임대순익이 발생한다면 첫해 현금 회수율은 20%가 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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