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물 급감·구입절차 지연 대비하라

2010-11-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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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차압 사태 바이어 선택은

차압진행 절차 일시중단 적법성 재검토
40개주 검찰 조사착수 시장에 찬물
사태 진정후 매물 쇄도 가격하락 염두에

은행들의 부실한 차압 처리 절차가 발각되면서 주택시장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소위 신용을 인정받는 다는 대규모 은행들마저 무책임한 자세로 차압 절차에 나섰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부실차압을 인정한 대형 은행들은 이미 전국 50개주에서 진행되던 차압 절차를 일시 중단하고 적합성 여부에 대한 재검토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뿐만 아니다. 전국 40개 주의 검찰이 부실 차압 절차와 관련, 고발된 모기지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안 그래도 거북이걸음을 보이던 주택 차압 절차는 앞으로 더욱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일반 매물의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그동안 주택 거래를 주도해 온 차압 매물을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조만간 접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차압 매물 리스팅업체 리얼티 트랙의 조사에따르면 올해 10월 현재 약 60만8,000채의 차압 주택이 팔려 전체 주택거래 중 약 26%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8월 한달에만 전국적으로 무려 33만8,836채의 주택이 차압된 것으로 집계돼 부실차압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 이들 차압매물이 주택시장에 쏟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미 차압 매물을 구입했거나 구입 직전인 주택 구입자들은 부실차압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차압 매물 매매와 관련 각 상황별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은행들의 무책임한 부실차압 처리 행태가 알려지면서 차압 매물 거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장 차압 매물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은행으로부터 답변을 받는데 시간이 걸릴 것을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 차압 매물을 당장 구입할 계획이라면

맘에 드는 차압 매물을 다른 바이어가 채가기 전에 반드시 오퍼를 제출해보고 싶다면 지금 오퍼를 제출해도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 다만 제출된 오퍼에 대한 은행 측의 답변을 빠른 시일 내에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현재 은행들이 차압 절차를 일시 중단하고 이미 주택시장에 내놓은 매물에 대해 과거에 실시된 차압 절차를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검토 절차를 마무리 짓는데 예상되는 소요시간도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신속한 구입 절차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실차압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거나 또는 오퍼를 제출한 차압 주택의 차압 처리 절차에 이상이 없었다는 것만 확인되면 발빠르게 오퍼를 제출한 바이어에게 주택 구입 우선순위가 주어지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당장 차압 매물 구입 오퍼를 제출해 볼만하다. 차압 매물 구입에 나서기 위해 현재의 부실차압 사태가 해결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부동산 투자가 및 일반 주택 구입자들이 다수여서 지금 오퍼를 제출한다면 이들 구입자들과의 구입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


반면 현재 차압 매물을 구입하는 데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우선 차압 매물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일단 부실차압 사태가 진정되면 차압 매물이 주택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 확실시 되는데 다시 주택가격을 끌어내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차압 매물 구입 오퍼를 제출할 계획이라면 트룰리아닷컴(www.trulia.com)이나 질로우닷컴(www.zillow.com) 등의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를 통해 지역별 주택시세 등락 추이를 확인한 뒤 오퍼 가격을 결정해 손해를 최대한 줄이도록 한다.

또 주택 구입 계약 체결시 주택가격 하락폭이 클 경우를 대비해 구입가격을 변동할 수 있도록 하거나 위약금없이 구입 오퍼를 취소할 수 있는 장치를 해두는 것이 바람직 하다.


◇ 차압 매물 구입 오퍼가 이미 수락됐다면

차압 매물을 구입하기 위해 제출한 오퍼가 이미 수락된 상태에서 부실 차압 사태가 터졌다면 불안감이 좀 더 클 수 있다. 우선 구입 절차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는 것에 대해 대비한다. 은행과 체결한 주택 구입 계약서의 일정대로 주택 구입이 마무리될 것을 예상하고 거주 중인 주택 처분에 나선 경우 처분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은행이 해당 매물에 대한 차압 절차가 적절했는 지를 재검토 해 이전 소유주나 렌더가 소유권을 요구할 수 없음을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때문에 불안감이 커진다.

이같은 경우 바이어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은행측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만을 마냥 기다리다가는 시간만 허비하기때문에 정기적으로 은행에 연락해 은행측의 차압 절차 검토 진행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또 이전 소유주의 타이틀 관련 서류를 확보해 부동산법 전문인에게 검토를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유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채권자들의 내용을 확인하는 동시에 기타 하자 여부를 점검해 주택 구입 결정을 재고한다. 타이틀상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해당 은행으로부터 차압 절차에 이상이 없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확인받는 것도 반드시 챙긴다.

오퍼가 이미 수락된 경우 일부 바이어들은 홈 인스펙션, 융자 신청 등의 절차를 이미 시작한 경우도 있는데 만약 차압 절차에 이상이 발견된 경우 이미 지불한 비용들은 회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은행의 차압 절차 검토 상황에 따라 주택 구입에 필요한 각종 절차들을 적절히 연기해 손해를 최소화 한다.

◇ 에스크로 마감을 앞두고 있다면

차압 매물 구입을 위한 에스크로 마감을 앞두고 있던 바이어라면 부실 차압 사태가 더욱 난감하겠다. 은행측에 신속히 연락해 해당 주택에 대한 차압 절차 검토를 우선 실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현재 은행들의 재검토 일정은 제각각이고 구체적인 일정도 발표된 것이 없기 때문에 은행의 일정대로만 따라가다가는 코 앞에 닥쳤던 주택 구입이 기약없이 지연될 수 있다.

현재 은행들의 차압 처리 재검토 일정은 빨라야 수개월씩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측 입장으로서는 문제가 해결된 차압 매물을 주택 시장에 쏟아내 굳이 주택 가격 하락을 부추길 필요가 없기때문에 부실 차압 재검토 과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미 계약이 체결된 차압 매물에 대한 타이틀 점검을 일정 기간(대개 2달)내에 끝내도록 되어있다. 만약 이 기간이 지나도록 은행측의 답변이 없다면 바이어는 계약을 취소하고 계약금을 반환받던 지 아니면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을 연장할 경우 한가지 주의할 점은 모기지 이자율이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모기지 이자율이 이미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고 있어 앞으로 서서히 상승할 가능성 높아 이에따른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렌더에게 적어도 90일간 이자율을 고정하도록 요청해 주택 거래 지연에 따르는 피해를 방지한다.

숏세일 매물
가격 낮고
타이틀 안심

주택 모기지 원리금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을 숏세일 매물이라고 한다.

숏세일 매물은 차압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최근의 부실 차압 사태에 따른 타이틀상의 오류가 없는 매물이다.

그동안 가격 인하율이 차압 매물에 비해 낮고 다소 복잡한 처리 절차로 차압 매물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부실 차압 사태로 인해 숏세일 매물을 찾는 구입자들이 늘고 은행들도 숏세일 매물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매매된 차압 매물의 경우 일반 매물에 비해 약 35.8% 낮은 가격에 팔렸고 숏세일 매물은 약 15.6% 인하된 가격에 매매됐다.

전문가들은 숏세일 매물의 가격 인하율이 이보다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들이 재무제표에 손실로 처리되는 차압 매물 보유를 늘리기보다는 숏세일 매물 처분을 통해 재무제표 건전성 유지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인하율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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