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G20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2010-1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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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중 칼럼

“파도가 모든 보트를 휩쓸어가진 않았다.” 요즘 침체상태에 있는 미국 경기를 비유한 어느 경제학자의 말이다. 아직도 불경기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식료품을 비롯한 모든 생필품의 소비가 늘지 않고 있는 데도 보석이나 고급 자동차를 비롯한 사치품의 소비는 이미 회복되어 호경기 때와 같은 좋은 경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아마 아직도 많은 부자들이 값이 떨어진 부동산을 종류를 가리지 않고 대량으로 매입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이야기 같다.

금융위기가 처음 일어났을 때 정책 결정자들은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금리를 인하하고, 주택차압을 막기 위해 또는 실업자를 구제하는데 많은 예산을 할애하는 등 발 빠른 대책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경제공황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러나 그 동안 미국 경제가 불경기에서 벗어났다는 발표가 있은 후에도 더블딥이 올 것이라는 등 비관적인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런 이유 중의 하나가 적은 폭이지만 경기가 성장세로 돌아섰어도 그와는 별도로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실업률이 큰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의 희망적인 동향 중의 하나가 외식산업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자리 창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데도 오직 외식산업에서의 고용만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경기회복의 사인으로 보고 있는데 이유는 침체되었던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외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희망적인 것은 고용이 늘어나는 곳이 고급 레스토랑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맥도널드나 치즈케익 팩토리 등 중저가의 음식을 서브하는 식당을 비롯한 레스토랑 체인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런 현상이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좋은 일이다.

그러나 불경기 중에서도 외식산업 쪽에서만 일자리 창출이 두드러지는 이유가 음식은 즉석에서 만들어 팔아야 하는 로컬산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경기가 실질적으로 살아나려면 제조업이나 지식 산업 등을 비롯한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같이 성장해야 된다고 본다.

그리고 많은 경제학자들의 얘기이고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 희망이지만 무엇보다도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가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 있으면, 건축업, 서비스업, 금융업 등 연계된 수많은 업종의 경기 활성화는 기대하기가 어렵게 된다.

다행히도 오바마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특히 첫 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에게 세금혜택을 주는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부양책이 올 상반기에 주택경기를 그나마 반짝 빛을 내게 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소비심리의 위축과 높은 실업률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리테일 산업, 즉 소매업의 부진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는 계속되어 오고 있다. 반면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란은 없을 것이 확실하게 전망되고 있고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소비심리의 변화와 금융계에서의 변화, 즉 부동산 담보 대출의 증가 추세와 낮은 이자 유지 등의 정책 등이 주택이든 상업용 부동산이든 모든 부동산 경기를 점차 불황에서 탈출하는 발판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아무튼 현재 세계 경제의 불황이 미국 발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촉발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글로벌 시대에 미국과 경제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국가는 한 곳도 없을 것이며, 미국 경기의 변화와 달러가치의 변화에 모든 국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한국 같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환율의 변화가 국가 재정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렇게 서브프라임 사태로 벌어진 미 금융위기가 불경기로 이어지고 세계의 금융위기로까지 확산되어 세계가 불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 때,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어떤 돌파구가 될 지 기대를 걸어본다.

G20 정상회담이란 1974년 오일쇼크 이후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독일의 선진 다섯 개 나라가 모여 경제정책을 협력하기 위해 처음 열리었던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에는 기존 선진국들만 아니라, 그동안 빠른 발전으로 세계 경제에서의 비중이나 역할이 급격히 커진 신흥 개발도상국들과의 교류의 필요성에 의해, 좀 더 확대된 국제적인 논의체제가 되어 모두 20개의 나라가 참여하는 국제 협력단체로 성장하였다.

그 동안은 재무장관급의 회의였으나 2009년 미국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담 이후에는 국가의 정상들이 모이는 정상급회의가 되었다. 글로벌 경영으로 세계가 그 만큼 서로 교류가 많아졌고 밀접한 관계가 되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을 뜻 하는 게 아닌가 한다.

특별히 올해부터는 20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동안, G20 회원국들의 기업 CEO들이 별도로 모여 경제와 산업발전에 대해 논의를 한다고 하니 좀 더 현실적인 대안들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방한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한미 FTA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크게 기대가 된다. (213)272-1234


정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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