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곳에 오면 내 마음에 평화가 온다

2010-10-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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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인근 찾을 만한 종교사원

유학시절 ‘LA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수업을 수강하던 중 하시엔다 하이츠 소재 ‘시 라이 템플’(Hsi Lai Temple)을 현장학습차 방문했다. 미국의 도시 한 복판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던 불교 사원과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었고, 이곳에서 제공하는 베지테리언 음식 역시 너무나 맛있어 두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원래의 목적은 종교 의식을 위한 사원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꼭 한번 방문해볼만한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명소들이 있다. 서양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교회, 마찬가지로 동양 문화와 함께 꽃을 피운 불교 사원들은 오랜 세월을 거슬러 당시대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며 현대인들을 반기는 것이다. LA인근 유명한 종교 사원들을 소개한다. 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인류 역사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각 종교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물론, 마음의 평안과 안정을 얻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하시엔다 소재 시 라이 템플은 중국 왕조의 웅장한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아시아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유리로 만든 아름다운 건물과 그림 같은 절경이 어우러진 웨이페어러스 채플.

동부엔 ‘시 라이 템플’웅장한 건축
가톨릭 미션의 고즈넉한 분위기나
바닷가 그림같은 채플서 명상의 시간


■ 웨이페어러스 채플 (Wayfarer’s Chapel)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 사우스 길을 따라 샌피드로 쪽으로 내려오면 아름다운 유리 건물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곳이 바로 그림 같이 아름다운 교회 ‘웨이페어러스 채플’이다.

1951년 완공된 이 교회는 ‘글래스 채플’로도 불린다. 바닷가를 끼고 절벽 위에 위치한 이 건물은 대부분이 유리로 되어 있어 교회 안에 앉아 있으면 유리창으로 빛이 들어와 반사되는 모습이 신비롭다. 웨이페어러스 채플의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아들이 설계했다고 한다.

교회 건물 자체도 멋지지만, 교회 뒤쪽에는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장미가든을 축소시켜 놓은 듯 한 아담한 유럽식 정원도 아름답다. 웨이페어러스 채플과 정원은 절벽에 위치하고 있어 바다가 보여 더욱 유명한데,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가 그림 같은 절경을 연출한다.

‘나그네의 예배당’이라는 뜻의 웨이페어러스 채플은 이름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선사한다. 교회 측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방문객 센터’도 마련, 교회의 역사와 인근 지역의 정보도 제공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주일 예배가 열리며, 결혼식과 세례식, 장례식 등의 장소로도 매우 유명하다.


•오프닝 시간: 매일 오전 8~오후 5시, 방문객 센터 오전 10~오후 5시
•주소: 5755 Palos Verdes Dr. South Rancho Palos Verdes, CA
•문의: (310)377-1650
•자세한 정보: wayfarerschapel.org

■시 라이 템플 (Hsi Lai Temple)

LA 동쪽 하시엔다 하이츠 소재 시 라이 템플은 미국 속 불교문화를 찾아 볼 수 있는 곳으로,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15에이커의 부지에 10만2,432스퀘어 피트의 건물이 웅장하게 자리 잡은 이 템플은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명과 청 시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정원과 건물에서 중국 왕조의 웅장함이 묻어난다.

‘시 라이’는 ‘서방으로 오다’라는 뜻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서양에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으며 1988년 완공됐다. 비영리 단체인 ‘국제 불교 증진 사회’(The International Buddhist Progress Society)가 운영하는 이곳은 불교 의식은 물론 지역사회 구제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탁 트인 중국식 정원과 건물도 유명하지만 또한 다이닝 홀에서 서브되는 맛있는 ‘절 밥’도 유명하다. 시 라이 템플의 자랑인 ‘베지 뷔페’(Vege Buffet)에는 콩으로 만든 고기 등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맛있는 웰빙 음식들이 선보이는데 그 맛이 매우 담백하면서도 풍성하다.

또한 시즌별로 법전 세미나, 다양한 주제의 불교 관련 강의가 펼쳐진다. 일반인들도 언제나 방문할 수 있으며, 템플 측에서는 오디오 투어 가이드도 제공한다.

•오프닝 시간: 본당은 오전 9~오후 5시, 다이닝 홀은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1시30분, 토~일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주소: 3456 Glenmark Dr. Hacienda Heights
•문의: (626)961-9697
•자세한 정보: www.hsilai.org

■샌 후안 캐피스
트라노 미션

18세기의 가톨릭 사원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샌 후안 캐피스트라노 미션은 캘리포니아 21개 사원 중 하나로, 1776년 후니페로 세라 신부가 설립했다. 시 라이 템플이나 웨이페어러스 채플과는 달리 이곳은 액티브한 종교 의식이 치러지지는 않고 있다.

샌 후안 캐피스트라노 미션은 원래 주변의 인디언 원주민과 멕시코인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 활동의 근거지 역할을 담당했는데, 1812년 대지진으로 인해 본당과 부속건물들이 대파되고 미사에 참석했던 40여명이 인디언 신자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나는 아픔의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이곳에 가면 당시의 웅장했던 성당 건물과 종 탑, 부속 조형물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돌 벽, 분수대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따로 마련된 유물 전시장에 전시된 농기구, 생활 도구, 의복, 무기 등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도 있다.

넓은 정원은 오색의 꽃들로 장식돼 있고 분수가 물을 뿜어내는 연못에는 잉어가 헤엄을 치고 수련과 아이리스가 곱게 피어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진다. 이곳에서는 특히 매년 3월19일 ‘세인트 조셉스 데이’(St. Joseph’s Day)에 열리는 제비 축제가 열리는데, 꽃차행렬과 로데오 경기, 카니발 등 흥미로운 행사가 가득하다.

•오프닝 시간: 매일 오전 8시30분~오후 5시(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은 폐장, 성금요일과 크리스마스이브는 낮에 문을 닫는다)
•주소: 26801 Ortega Hwy. San Juan Capistrano, CA
•문의: (949)234-1300
•자세한 정보: www.missionsjc.com


18세기의 가톨릭 사원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샌 후안 캐피스트라노 미션 사원.

■ 종교 사원 방문 시 주의할 점

종교와 상관없이 관광의 목적으로 방문한다 할지라도 사원에 대한 예의는 차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 관광지와는 구별 된 목적을 지닌 장소이니 만큼 기본적으로 경건한 마음을 갖고 찾을 것을 권한다.

① 장소에 따라 경건한 복장을 요구하는 사원이 있으니 드레스코드를 미리 숙지할 것. 시 라이 템플의 경우 지나치게 많이 파인 탱크 탑이나 짧은 복장은 금지하고 있다.

② 대부분의 사원들의 경우 실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 돼 있다. 정원이나 야외에서 촬영하고 사진 촬영이 금지된 경우 규정을 지키도록 한다.

③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사원 측의 허락 없이 음료(특히 주류)나 음식을 싸가지고 와 먹지 않도록 한다.

④ 관광지이긴 하지만 절기 별로 경건한 종교의식이 치러지는 장소다. 흡연자들은 무분별한 흡연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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