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회사 돈이 내 돈?

2010-09-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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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중국의 최고 갑부는 황광위(黃光裕. 41)라는 사업가다. 광둥성 벽촌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이 너무 가난해 중학교만 졸업했다. 대신, 형과 함께 4,000위안을 갖고 옷 장사를 시작, 2008년에는 자산 430억 위안(약 8조5,000억원)으로 중국의 최고 갑부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던 그의 성공 가도는 이제 막을 내렸다. 대신, 14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25년간 힘들게 일군 전 재산을 빼앗기고, 부인까지 연루되어 교도소에 함께 수감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회사의 돈을 자기 돈처럼 사용했기 때문. 이면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를 감옥으로 보낸 것은 회사 돈과 개인 돈의 혼용에서 시작되었다.

회사는 개인과 다르다. 100% 소유권을 갖는 사장이라도, 회사는 회사고, 개인은 개인이다. 100% 주인이 아니라 1,000%라도 엄연히 회사의 돈은 사장님 개인의 돈이 아니다. 그것이 S Corp이나 LLC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IRS는 일단 회사가 만들어지면, 그 회사와 주인(개인)을 따로 처리한다. 그런데 정작 주인은 회사 돈을 내 돈 쓰듯 하는 것이 문제다. 회사 수표로 아이들 학원비를 낸다. 개인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 대금도 회사 수표로 갚는다. 개
인 명의의 자동차 할부금이나 보험료도 그렇게 한다. 은행에서 전기요금이 한 달에 두 번 빠져나간다. 하나는 가게 전기, 다른 하나는 집 전기. 패밀리 플랜으로 가입한 아이들 셀폰 전화요금부터 마트에서 반찬 산 것도, 데빗카드를 만들어서, 결국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그것은 공금 횡령이다. 회사 공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착복한 것이 된다. 꼭 종업원이 해야 공금유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인이 해도 법의 판결은 마찬가지다. 최근의 판례다. 세탁소 광고 전단지에 아들을 모델로 썼다. 그저 아이가 활짝 웃는 모습의 사진 하나를 찍어서 전단지에 올렸을 뿐이다. 그리고 1만달러의 회사 수표를 아들 이름의 은행 계좌에 입금시켰다. 5살짜리 아들이 서명을 한 모델 계약서도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이나 회사 공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것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세법도 어차피 상식이다. 법원의 판단도 그 상식에서 출발한다. 숭고한 양심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리 없는 상식이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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