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화로 살펴본 한국 근현대사

2010-09-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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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강성률 교수 ‘영화는 역사다’ 출간

’팩션(faction)’ 붐이 일고 있다고 할 만큼 특정 시기의 역사를 다룬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전쟁, 군부독재, 민주화 등의 시기를 겪으면서 영화는 시대와 결코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다.


‘영화는 역사다’는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동북문화산업학부 교수가 일제강점기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영화에 나타난 근현대사를 분석한 책이다.

추상적인 담론을 배제하고 영화에 나타난 역사적 시각을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에 비춰 풀이하고 한계를 지적했다.

저자는 역사 영화는 과거의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현재를 그린 영화도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고 말한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청춘 영화를 보면서 관객은 영화 속에 그려진 서울의 풍경을 보고 당시 서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또 같은 사건을 다룬 영화라도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해석이 달랐다면서 특정 사건을 특정 시각에서 해석한 영화는 제작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각 장을 시대별로 나눴다.

제1장 ‘한국영화 100년, 한국현대사 100년’에서는 한국 영화사를 개괄했으며 제2장 ‘일제강점기와 영화’에서는 선전도구 역할을 했던 친일 영화에 주목하면서 ‘낮은 목소리’ 등 위안부 여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다뤘다.

제3장 ‘분단과 한국전쟁을 그린 영화들’에서는 ‘웰컴 투 동막골’ ‘피아골’ ‘태백산맥’ ‘길소뜸’ ‘송환’ ‘우리 학교’ 등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아우르면서 제주 4.3 항쟁에서부터 한국전쟁, 빨치산, 이산가족, 비전향 장기수 등을 분석했다.


제4장 ‘군부독재와 영화’에서는 ‘바보들의 행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님은 먼 곳에’ 등의 영화로 1970~1980년대를 조명했으며 제5장 ‘2000년대 우리 모습을 담은 영화들’에서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다룬 봉준호 감독과 임순례 감독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288쪽. 1만3천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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