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하탄 110가에 8호점 개점
▶ ‘소울푸드’에 투신 26년 어엿한 할렘 터줏대감
“26년 단골 고객들 덕분에 불경기를 모르죠”
할렘의 터줏대감으로 잘 알려진 베티 박(57)사장의 매나스 식당이 맨하탄 110가 센트럴 파크 웨스트에 8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올 가을 계약이 완료되면 그녀가 반평생을 바쳐온 매나스 식당의 소울 푸드가 이제 흑인 뿐 아니라 센트럴 파크 인근의 관광객, 한인, 백인 등 다양한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소울 푸드는 남부에서 흑인들이 즐겨먹던 음식으로 닭날개 튀김, 돼지 발, 생선튀김 등이 대표적이다. 박 사장은 현재 126가 8애비뉴, 125가 레녹스 애비뉴 등 할렘에만 4개, 브룩클린에서만 3개 매나스 식당을 운영하는 등 흑인들의 주거주지인 할렘을 무대로 사업을 확장해온 맹렬여성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그녀의 식당이 이처럼 탄탄하게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은 바로 눈앞의 이익보다는 지역 주민들과의 융화를 우선시했기 때문. 1974년 미시간으로 이민 온 그녀가 할렘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1984년. 흑인들이 한인 업소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박 사장의 바비큐 식당을 포함, 인근 한인업소만 약 70개였지만 흑인동네에서 장사를 하면서도 흑인을 직원으로 고용하지 않는다는 점, 흑인고객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소홀히 한 점 등 홀대로 인해 흑인들의 한인 업주들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던 시절이었다.
박 사장은 “당시 직원 중 한 명이 노스 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소울푸드를 마침 가르쳐 줬다”며 “흑인동네에서 비즈니스를 할 거라면 이왕이면 흑인 주민을 고용해 그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로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에 소울푸드 전문점을 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300스퀘어 피트로 시작한 가게는 어느덧 3,000스퀘어 피트의 대형 매장으로 바뀌었고 7개 매장 총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직원 중 80%가 흑인이다. 박 사장은 매장 밖에만 나가면 26년간 단골이 된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하기에 바쁠 정도로 할렘의 유명인사로 자리잡았다.
한때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피어 1220’을 열기도 했지만 현재는 반평생을 바쳐온 소울푸드에만 집중하고 있다. 박 사장은 “젊은 시절 이곳에 와서 먹던 고객들이 중년이 돼서도 찾아오고 있어 그들 덕분에 식당이 여전히 잘되고 있다”며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으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에 갈등도 다 사라졌다”고 밝혔다.
<최희은 기자>
매나스(Manna’s)식당의 베티 박 사장이 직원들과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주 그랜드 오프닝을 한 이 매장을 포함, 현재 7개가 할렘과 브룩클린에서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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