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드카펫의 눈부신 ‘여신’들

2010-09-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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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에미상 시상식 패션

클레어 데인즈·하이디 클룸·레아 미셀 등
로맨틱한 드레스로 우아함과 섹시함 과시

역시 레드 카펫은 우아한 아름다움에 찬사가 쏟아진다. 제62회 에미상 시상식의 승자는 클레어 데인즈였다. 드라마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에 자폐아 연기를 실감나게 했던 그녀는 올해 에미상 미니시리즈/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이 오색찬란한 광채를 내는 알마니 프리베(Armani Prive)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오르는 순간 모두가 그녀의 수상을 예감했다.


조지오 알마니가 2010년 오트 쿠틔르 봄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로맨틱하고 몽환적인 드레스. 알마니만의 오트 쿠틔르적 재단과 첨단 기술의 결합이 창조한 그녀의 드레스는 빛나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들이 클레어 데인즈를 달의 여신으로 환생시켰다.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제니퍼 로페즈가 선보였던 알마니 프리베 컬렉션의 연장선에 있는 드레스였지만 그 어떤 배우보다 우아한 아름다움을 발했다.

수년 째 레드 카펫에 오르는 여배우들이 원-숄더 롱 드레스로 시선을 끌고 있다. 올해도 에디 팔코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블랙 드레스를 선택했고, 엘리자베스 모스의 도나 캐런(Donna Karan) 베이지 드레스, 에밀리 블런트의 디올(Dior) 드레스, 조안 앨런의 마이클 코어(Michael Kors) 블랙 드레스 등 수많은 여배우들이 한쪽 어깨를 드러낸 원-숄더 드레스로 멋을 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베스트 드레서 대열에 오르지 못했다.

성숙한 관능미는커녕 진부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나마 메탈릭 컬러의 롱 슬리브 온 숄더 드레스로 세련된 아름다움을 표현한 제니퍼 카펜터가 있어 다행이었다. 지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올리비아 와일드를 보석처럼 빛나게 했던 구찌 드레스를 연상시키긴 했지만 제니퍼 카펜터의 늘씬한 몸매가 제대로 강조된 선택이었다.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된 뮤직 드라마 ‘글리’(Glee)의 여배우 레아 미셀.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오간자 플라멩코 러플 장식이 화려한 네이비 실크 타페타 가운을 우아하게 소화했다. 목걸이는 ‘로레인 슈왈츠’(Lorraine Schwartz).


드라마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으로 미니시리즈/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클레어 데인즈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이 눈부신 알마니 프리베(Armani Prive) 스트랩리스 드레스. 깜찍한 귀고리와 반지는 마틴 카츠(Martin Katz).


자신감이 넘쳐
더 아름다워라

한편, 마르케사(Marchesa)의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로 파격을 추구한 수퍼모델 하이디 클룸에게 레드 카펫의 화려한 조명이 쏟아졌다. 도대체 앉을 수는 있을까 의심스러운 길이의 수퍼 미니 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한 그녀가 아이 넷을 둔 어머니라는 사실이 더욱더 주목받게 했다.

또한, 소피아 베르가라처럼 어깨를 완전히 드러내고 가슴은 육감적으로 치켜 올리고 쏙 들어간 허리를 강조한 캐롤라이나 헤레라 뷔스티에 드레스가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코르셋 형태의 탑을 의미하는 뷔스티에는 섹시함의 상징. 상체를 조여 가슴을 부각하면서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는 디자인이 소피아 베르가라에게 역시 섹시 맘이라는 찬사를 선사했다.

올해 시상식 베스트 앤 워스트 드레서로 동시에 선정된 여배우는 재뉴어리 존스였다. 일렉트릭 블루 컬러의 몸에 꼭 맞는 보디스 디자인을 선택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앞은 짧고 뒤는 트레인을 길게 늘어뜨린 아뜰리에 벌사체(Atelier Versace) 드레스가 그녀를 땅딸막한 키의 볼품없는 여인으로 보이게 했다.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카티에르 다이아몬드가 탐났다면 탐났다고나 할까.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블랙 자수 장식 시스루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한 티나 페이 역시 시상식 패션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었다. 투명한 크리스탈 장식이 물방울처럼 떨어지는 프라다(Prada) 런웨이 드레스를 입고 탐 행크스와 함께 레드 카펫을 걸었던 리타 윌슨 역시 그녀의 패션감각을 의심케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의상은 안나 파퀸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알렉산더 매퀸의 아방가르드 블랙 롱 드레스였다. 과감한 골드 어깨 장식은 마치 갑옷 속에 갇힌 듯한 답답한 느낌을 내었고 무릎 위로 살짝 올라온 블랙 새틴 드레스도 그녀의 통통한 다리를 드러내고 말았다.


4명의 자녀를 둔 37세의 스타일리시 맘 하이디 클룸의 레드 카펫 의상은 마르케사(Marchesa)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와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s) 구두, 로레인 슈왈츠(Lorraine Schwartz) 루비 앤 다이아몬드 목걸이.


드라마 ‘모던 패밀리’에서 섹시 맘으로 출연하는 소피아 베르가라의 금빛 찬란한 골드 세퀸 장식의 캐롤라이나 헤레라 가운.


드라마 ‘클로저’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카이라 세드윅은 더스티 로즈 컬러의 모니크 륄리에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여기에 느슨하게 늘어뜨린 긴 웨이브 헤어스타일과 레트로 블러시 VBH 클러치가 그녀를 여신으로 변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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