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매물 경쟁·융자전쟁 ‘위기속 기회’

2010-09-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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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2년 첫 주택장만 경험담

최근 2년간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프로그램 시행으로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이 예전에 비해 한결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주택구입 ‘첫경험’의 기억은 오래 남는다.

어떤 첫 주택구입자는 천신만고 끝에 주택 융자를 얻은 반면 일부는 융자를 의외로 손쉽게 얻어 주택을 장만하기도 한다. 또 어떤 첫 주택 구입자는 다운페이먼트를 힘들게 마련해 가까스로 주택구입에 나서지만 각종 주택구입 보조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적은 다운페이먼트로 주택 구입에 성공하기도 한다. 최근 MSN닷컴 부동산판에 실린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구입 때 겪는 갖가지 경험담을 소개한다.

끔찍한 ‘플리퍼’와의 전쟁


현찰 갖고 달려드니 ‘플리퍼’에 오퍼 뺏겨
매물사이트 홍수 맘에 드는 주택 검색 편리

한동안 뜸했던 ‘플리퍼’(Flipper) 들이 최근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플리퍼들은 숏세일, 차압 매물 등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구입해 수리한 뒤 다시 되파는 ‘단기 주택환매’ 행위를 일삼는 부동산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 플리퍼들이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주택구입때 끔찍한 ‘첫경험’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올해 24세의 패트릭 쿠스만도 플리퍼와의 경쟁에서 밀려 생애 처음으로 오퍼를 제출한 주택을 구입하는데 실패했다. 쿠스만은 구입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들이 대부분 가격이 시세보다 낮은 차압물임을 깨닫고 차압물을 집중적으로 보러다니기 시작했다.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1만2,000달러에 나온 차압매물을 찾아서 조금 낮은 가격에 오퍼를 넣었다. 구입 후 수리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수리비를 조금 감안해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오퍼를 넣은 것이 실수였다.

리스팅 가격 전액을 현찰로 지불하겠다는 플리퍼에게 생애 첫 오퍼를 제출한 주택을 빼앗기고 말았다.

쿠스만은 실망감이 컸지만 주택구입 적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차압물 구입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도 플리퍼들이 오퍼 경쟁에 뛰어 드는 낌새를 채고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달랐다. 차압 은행인 풀라스키 은행 측이 24세의 젊은 청년이 생애 첫주택을 마련하려고 노력한다는 사정을 이해하고 플리퍼 대신 쿠스만의 손을 들어줬다. 쿠스만은 결국 약 4만달러 가격에 차압물을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쿠스만은 “이번 주택구입에서 나는 ‘약자’였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다 보면 이번 경우처럼 의외의 곳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애 첫 주택구입 경험담을 전했다.

최근 주택융자 받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의외로 융자를 쉽게 얻어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주택을 장만한 사례도 있다. 최근 신시내티 지역에 1,600스퀘어피트짜리 ‘케이프코드’(Cape Cod:굴뚝 하나짜리 목조 단층집) 스타일 주택을 구입한 존 브리스코와 아내는 우려했던 것에 비해 주택융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브리스코 부부가 주택 융자를 얻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융자 중개인을 통하는 것이었다.


주택융자를 취급하는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온 등과 직접 접촉할 수 있었지만 융자 중개인을 거치는 방법을 선택했다.

브리스코 부부는 융자 중개인에게 과거 2년간 고용 기록과 월급 명세서 등의 서류를 넘겨주고 나머지 절차는 중개인에게 모두 맡겼는데 융자가 뜻밖에도 빨리 나와 한달 안에 주택구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브리스코 부부는 “크레딧 점수도 700점을 안팎으로 융자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 결정을 가로 막는 것중 하나가 과연 맘에 드는 주택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었지만 이제는 그저 우려에 그칠뿐이다. 각종 주택매물 관련 웹사이트가 홍수를 이루고 최근에는 업데이트도 시시각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톤 지역에 주택을 구입한 브라이스와 다니엘 존슨 부부도 주택매물 웹사이트 덕에 집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웹사이트를 통해 실내외 사진과 학군 정보, 이웃 정보 등을 얻을 수 있어 직접 방문하지도 않고 원하는 주택을 골라낼 수 있었다. 존슨 부부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구입하기 전까지 보러 다닌 집은 고작 3채 정도에 불과하다”며 주택매물 관련 웹사이트를 활용한 경험담을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에 최근 주택을 구입한 샌디 엘리옷은 차압매물의 상태에 실망해 결국 규모가 작은 콘도를 구입하게 된 사례다. 엘리옷은 7만5,000달러가 넘지 않는 금액 내에서 주택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고 매물 샤핑에 나섰다. 융자가 힘들고 무리하게 비싼 집을 샀다가 구입 후 오히려 부담이 될 것 같아 차압매물만을 보러다니기로 했는데 기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엘리옷이 보러다닌 차압매물들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 외에는 모두 상태가 엉망이었다. 대부분이 수리비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매물들뿐이었다. 시세보다 저렴하지만 수리비를 감안하면 주변 시세를 훌쩍 넘을 것 같다는 판단에 엘리옷은 결국 차압 매물은 아니지만 수리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침실 1개짜리 콘도를 구입해 현재 만족스럽게 거주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다양한 주택구입 보조 프로그램 활용

정부·비영리단체 보조금 활용
10만달러 주택 1만6천달러 도움

최근 미니애폴리스 지역에 약 1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 드루 바스는 10만달러 중 1만6,000달러는 주택구입 보조 프로그램으로 해결했다. 생애 첫주택 구입자에게 제공된 8,000달러가 보조금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지역 주택관련 비영리단체가 제공하는 주택구입 보조금이었다.

부동산 에이전트로부터 전해들은 폴라드 패밀리 파운데이션이 실시하는 주택 구입 보조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데 급매성 매물 비중이 높아 주택시장이 침체된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면 8,000달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평소 자원봉사단체 일을 즐겨 하는 드루는 8,000달러라는 큰 금액에도 관심이 갔지만 구입주택에서 7년 이상 거주하면 상환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더 매력을 느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됐다.

현재 이 프로그램과 주택구입자에게 제공되는 세제 혜택 등의 프로그램이 모두 종료됐지만 각 주별로 첫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주택 보조프로그램이 다양하니 첫 주택 구입을 고려 중이라면 부동산 에이전트나 부동산 관련 비영리단체, 지역 부동산국 등에 문의하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구입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융자 받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의외로 융자를 쉽게 얻어 주택 구입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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