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셉션 (Inception)

2010-07-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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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꿈속으로 침입하라”

★★★★ (5개 만점)


상상력 출중 환상적인 액션 스릴러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생각을 훔쳐내는 것이 직업인 일당의 초현실적이요 기가 막히도록 상상력이 출중한 일종의 강도질 액션 스릴러이자 성인을 위한 고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다크 나이트’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는데 그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 간을 준비해 왔다. 꿈속에서는 무슨 일이든지 가능하다는 꿈의 원칙을 마음껏 이용한 총명하고 지적이며 거의 발명가다운 솜씨로 만들어진 독창적인 작품이다(‘메이트릭스’와 ‘셔터 아일랜드’ 및 일본 아니메 ‘파프리카’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관객의 지능에 도전하면서 잠시도 한 눈을 팔거나 딴 생각을 못하게 할 만큼 주의력을 요구하는데 플롯이 너무 복잡해 영화의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수용하려면 아인슈타인의 두뇌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영화야말로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영화로, 영화를 보면서 현실과 꿈을 들락날락하는 스릴과 재미가 대단하다. 놀란의 과학적인 치밀성과 예술가적인 환상놀이 그리고 대담무쌍하고 지적인 상상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주인공은 주로 대기업 업주들로부터 돈을 받고 이 기업주의 라이벌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의 비밀을 훔쳐 내오는 일을 하는 담 캅(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 그런데 캅은 아내 맬(마리옹 코티야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맬은 툭하면 캅이 남의 꿈속에 들어가 작업을 할 때 나타나 업무에 지장을 준다.

캅에게 일본계 재벌 사이토(켄 와타나베)가 찾아와 자기 라이벌인 억대 재벌의 상속자 로버트 피셔 주니어(킬리언 머피)의 꿈속에 들어가 줄 것을 부탁한다. 그런데 사이토가 부탁하는 일은 피셔의 무의식 속에 들어가 그의 일급비밀을 도적질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피셔의 기업의 궁극적 붕괴를 초래할 아이디어를 심어 달라는 것이다(제목은 여기에서 유래한다).

이 임무를 맡은 캅은 ‘꿈의 침입자 팀’과 함께 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우선 건축학도인 아리아드네(일레인 페이지)를 고용해 그에게 꿈속에서 가상의 세계를 건축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팀의 나머지는 조직책인 아서(조셉 고든-레빗)와 꿈속에서 자기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임스(탐 하디) 그리고 강력한 진정제를 공급하는 유수프(딜레프 라오). 그리고 여기에 사이토가 동행한다.

에디트 피아프의 ‘난 후회하지 않아’를 시그널 음악으로 진정제를 체내에 투입 받은 캅 일행은 역시 진정제에 의해 혼수상태가 된 피셔의 꿈속으로 들어가는데 캅 일행이 피셔의 무의식 속에 사이토가 요구하는 아이디어를 심어주는 과정에서 온갖 상상을 초월한 일과 행동 그리고 액션과 육박전 등이 일어난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특수효과와 시각적 이미지가 환상적이요 아찔한데 마치 그림책 속의 건물들처럼 서로 포개지는 도시의 건물들과 무중력 상태에서 벌어지는 격투 등 경이로운 장면들이 많다. 도쿄와 파리와 탄지에 등에서 찍은 촬영과 프로덕션 디자인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연상케 하는 음악 등 모든 것이 장려한 작품이다. PG-13. WB. 전지역.


아이디어 도둑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가 타인의 꿈속에서 적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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