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욕만 갖고 갔다 폐만 끼치고 온다

2010-07-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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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봉사·선교여행 준비

선교여행, 혹은 자원봉사 여행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던 어려운 이웃들의 상황을 눈으로 직접 체험케 함으로써 편협한 사고를 개방시키며 더 넓은 세계를 향한 비전을 갖게 만든다. 어린 학생들은 지구촌 이웃들을 마음으로 품으면서 봉사정신과 박애주의 정신을 기르기도 한다. 하지만 20~30여명이 함께 떠나는 여행인 만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정만으로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오히려 남들에게 폐만 끼치고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선교 혹은 자원봉사 여행이다. 실제로, 현지에서 요구하는 예방접종을 맞지 않고 여행을 떠났다 풍토병에 걸려 다른 봉사팀원들에게 걱정을 끼치거나, 혹은 현지인들에게 무분별한 선물을 제공, 현지 마을에 폐를 끼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번 여름을 좀 더 보람 있게, 의미 있게 채워 줄 각종 봉사활동과 선교여행 때 준비할 점과 주의할 사항 등을 소개한다.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안전을 위해 마스크나 면장갑 등은 필수다. 햇볕이 강한 지역은 챙이 넓은 모자를 써 줌으로써 일사병을 예방해야 한다.



풍토병 예방접종, 복용 약도 충분히
여권 챙길 땐 유효기간도 꼭 확인
현지인을 동정하는 마음은 삼가도록


▲예방접종

현지의 풍토병 예방접종은 필수다.

아프리카나 아마존 등의 밀림지역을 방문할 경우 2~3종류의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특히 황열병과 말라리아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을 경우 입국 수속 때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최소 출발 10일 전에 예방접종을 하거나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한 접종 후 발급받는 증명서는 여행기간에 휴대한다.

▲신분증명서

해외 선교나 봉사여행인 경우 시민권자는 여권을, 영주권자는 여권과 영주권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이 때 여권이나 영주권의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하는데, 여권은 만료일이 6개월 이상 남아야 공항에서 출국이 가능하다.
유학생이나 H-1비자 등의 경우 챙겨야 할 서류가 좀 더 늘어나는데, 유학생은 학교에서 발행하는 I-20에 담당자의 서명을 반드시 받아야 하며, H-1비자도 회사 재직증명서 등을 추가로 동반해야 한다. 시민권이나 영주권자가 아닐 경우, 담당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서류를 꼼꼼히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장


선교지에서의 복장은 간편하고 자유스러운 복장이 가장 선호된다. 신발도 무조건 가볍고 발이 편한 것으로 준비한다.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꾸민 복장은 본인도 불편하지만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현지 사정에 맞는 의상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한데, 저녁에는 쌀쌀한 지역은 여름이라도 두꺼운 재킷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위생품

건축이나 재해지역 관련사업인 경우 마스크는 필수다.

대부분의 선교지나 봉사활동 지역은 샤워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흙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씻을 수 있는 베이비 와이프(물 티슈)를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개인이 평소 복용하는 약은 현지에서는 구입하기 어렵고 정확한 약을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개인이 사용하는 벌레나 모기퇴치 약품은 벌레가 많은 지역을 방문할 때 매우 유용하다.

▲언어

일생생활에 꼭 필요한 의사소통 몇 가지는 구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한다. 현지어를 할 수 있으면 현지인들에게 친근감을 유발할 수 있는데, 작은 수첩에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말을 현지어로 기록, 가지고 다니다가 유사시 사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유사상황에 대한 대비

현지에서 여권을 도난 혹은 분실했을 경우를 대비해 여권 복사본과(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비자면 포함) 여권 사진을 챙겨야 한다.
현지에서 팀원이 없어지는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외출 때에는 항상 비상연락망을 소지하고 만약의 경우 혼자서 숙소를 찾아와야 하므로 숙소로 가는 길을 정확히 알아 놓아야 한다. 찾는 동안 서로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정해 엇갈리지 않도록 한다.

선교나 봉사단체 팀의 차량이 현지인에서 상해를 입히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현지 선교사나 관계자, 해당 차량이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밖에 주의할 점

남가주사랑의 교회 청년부 선교국 담당 이종국 전도사는 “현지인들을 동정하는 마음은 삼갈 것”을 조언했다.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에게 기회가 먼저 왔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들의 삶을 존중해 주며 함께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선교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선물공세도 위험하다. 월드비전 코리아데스크 홍보실은 “아프리카의 경우 개인에게 선물이나 돈을 주면 다른 현지인들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며 “마을 전체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법으로 도움을 줄 것”을 조언했다.

<홍지은 객원기자>


작은 수첩에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말을 현지어로 기록, 가지고 다니다가 유사시 사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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