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러브 랜치 (Love Ranch)

2010-07-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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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바다주 공창 ‘머스탱 랜치’이야기

★★★


1971년에 법적으로 승인된 네바다주의 첫 공창 ‘머스탱 랜치’의 주인 부부 조와 샐리 콘포르테의 삶에 바탕을 둔 전기영화로 굉장히 야하다. 별 깊이는 없고 TV 영화 같은 얄팍한 흥미와 가벼운 무게를 지닌 멜로물인데 남자들에겐 호기심이 갈 내용이긴 하나 노골적인 창녀들의 얘길 기대하진 말 것.

영화는 ‘머스탱 랜치’의 홍등가적 내부 사정과 섹스 매매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 이 공창의 여주인으로 25명의 창녀들(창녀로 ‘쇼걸스’의 지나 거션과 바이 링 등이 나온다)을 자기 딸처럼 돌보는 황금의 마음을 지닌 여자 포주와 그보다 나이가 훨씬 아래인 아르헨티나 태생의 프로 권투선수 간의 ‘메이-디셈버’ 로맨스에 액센트를 두고 있다.


‘러브 랜치’의 주인은 시가를 태우고 상소리를 밥 먹듯이 하는 폭력적인 찰리(조 페시)와 그의 바람기와 횡포를 꾹 참고 살면서 공창의 살림을 혼자 돌보다시피 하는 찰리의 아내 그레이스(헬렌 미렌). 둘의 관계는 거의 사업적인 것이다.

찰리는 동네 셰리프를 매수해 자기 부하처럼 거느리고 영업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협박하는 폭군 같은 존재로 창녀들로부터 공짜 서비스를 누린다. 한편 그레이스는 의사로부터 암 진단과 함께 앞으로 6개월 밖에 못 산다는 얘기를 들으나 이를 남편에게 숨긴다.

그런데 찰리가 비극전인 과거를 지닌 아르헨티나 프로 권투선수 아르만도 브루사(세리지오 페리스-멘체타)의 매니저가 되면서 삼각관계가 발생한다. 그레이스와 아르만도가 만남을 거듭하면서 고독한 아르만도는 우아하고 선한 그레이스에게 마음이 이끌리고 사형선고를 받은 고독한 그레이스 역시 신체건강하고 잘 생긴 아르만도에게 마음을 준다.

영화에는 아르만도의 챔피언십 경기 장면이 장시간 치열하게 묘사되는데 이 장면은 영화 전체의 톤이나 내용에 잘 어울리지가 않는다. 이 경기 이후 아르만도와 그레이스의 관계는 떼어놓을 수가 없는 것이 되고 둘은 사랑의 줄행랑을 놓기로 한다(사랑의 도피 행각이 진부하다).

영화는 비극적이요 폭력적으로 끝난다. 미렌이 혼자서 영화를 짊어지다시피 하고 열연한다. 페시는 늘 하는 식으로 교활하고 더러운 쥐새끼 같다.

‘머스탱 랜치’는 조가 탈세 등 여러 가지 죄로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폐쇄됐는데 지금 있는 ‘머스탱 랜치’는 그 뒤에 다른 주인이 새로 개업한 것이다. 테일러 핵포드(미렌의 남편) 감독. R. 랜드마크(310-281-8233),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웨스트vkr 시네마8(800-fandango).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러브 랜치’의 포주 역의 헬렌 미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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