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자율 더 떨어지길 기다리진 말라

2010-05-27 (목)
크게 작게
연방준비은행(Fed)의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 매입안 종결 이후 금융시장에서 우려했던 급작스런 이자율 상승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30년고정 주택 모기지 이자율은 MBS 매입안 종결 이전 수준보다 더 떨어졌다.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의 집계에 따르면 5월26일 현재 30년 고정 전국 평균 모기지 이자율은 4.84%, 서부 평균은 4.82%로 5%대 미만으로 다시 떨어진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연방정부의 세제지원 프로그램 마감 이후 가뜩이나 불안한 주택시장의 앞날에 ‘청신호’로 여겨진다. 이쯤 되면 주택구입 또는 재융자 시기만을 기다리며 이자율 변동추세에 귀를 쫑긋 세우던 이들이 슬슬 움직일 때가 된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변경된 최근의 융자시장 상황과 주택담보 대출 규정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30년 고정 4.8%대… 주택 구입·재융자 적기
은행들 파격적 이자율 내놓고 우량고객 ‘손짓’
목돈 다운·높은 크레딧·낮은 부채비율 필수


◇ 예상되는 이자율 변동 추세


부동산 전문가들도 재융자 하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곧 다시 오를 수 있고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다시 찾아오기 힘들 것이라는 게 한결 같은 전망들이다.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의 발행인 가이 세살라는 “향후 10년간 현재와 같은 낮은 이자율을 구경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자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융자 은행들도 최근 크레딧 점수가 높은 고개들에게 서로 공격적인 이자율을 제시하며 손짓하고 있어서 융자 적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최근의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언제 다시 고개를 들지 모른다. 프레디맥은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올 연말까지 약 5.6%대로 오르고 내년 중반에는 5.8%대로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최근 융자 대출 규정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까다로워진 주택융자 대출 규정이 여전히 ‘빡빡하다’. 심지어 크레딧 점수도 높고 자격 요건을 갖춘 이른바 ‘프라임’ 고객들에게도 이같은 빡빡한 대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다운페이먼트: 한때 성행하던 ‘노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진 지 오래됐다. 컨포밍 융자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5~10%의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마련해야 한다. 융자액이 컨포밍 융자보다 큰 점보 융자를 받으려면 최소 다운페이먼트 금액이 10~15%로 높아지게 된다. 만약 20% 이상의 다운페이먼트 금액이 가능하다면 융자액에 연 0.5~1.5%씩 부과되는 모기지 보험(PMI)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크레딧 점수: 융자업계의 대출 기준을 정하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규정에 따르면 최근 융자에 필요한 최소 크레딧 점수 기준은 620점이다. 만약 크레딧 점수가 720점을 초과하면 가장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레딧 점수가 700~720점대 사이라면 우선 크레딧 점수를 향상시킨 후에 융자를 신청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재테크에 유리하다. 연방주택국(FHA)이 보증하는 FHA 론의 경우 크레딧 점수와 다운페이먼트 기준이 일반 융자에 비해 조금 더 낮다. 최소 크레딧 점수 580점만 넘으면 주택 구입액의 최고 96.5%(3.5%다운페이먼트)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다.


▶부채 비율: 융자 은행들이 다운페이먼트 금액과 크레딧 점수 외에 융자 발급 때 주의 깊게 검토하는 항목 중 하나가 신처인의 개인 부채비율이다. 최근 기준으로는 모기지 원리금, 재산세, 주택 보험료, 모지기 보험료, 어소시에이션 비용 등을 합한 뒤 월별로 환산한 금액이 가구 전체 월 소득의 28%를 넘게 되면 융자가 거절당하기 쉽다.

또 주택 융자관련 비용과 기타 부채를 합한 금액이 가구 소득의 36%를 넘을 경우에도 융자 받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기타 부채비용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 모기지 샤핑 요령

낮은 이자율을 찾기 위한 모기지 상품 샤핑 요령은 간단하다. 우선 재융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현재 모기지 렌더에게 연락해 최신 이자율과 프로그램 등에 대해 문의한다. 또 현재 거래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온의 주택 대출 담당부서에 문의하면 과거 은행 거래 실적을 통해 비교적 구체적인 이자율 내역에 대해 들어볼 수 있겠다.

만약 인터넷을 통해 모기지 상품을 검색해 보고 싶다면 ‘뱅크 레이트’(www.bankrate.com)나 ‘모기지 마블’(www.mortgagemarvel.com) 등의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모기지 마블 경우 지역별로 실시간대 모기지 이자율을 제공해 인기가 높다.

이밖에도 일부 융자 중개인을 거치면 때로는 은행에 제시하는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을 찾을 수도 있다. ‘대리 융자은행’(Correspondent Lender)으로 불리는 이들 융자업체는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융자 중개업체들로 직접 융자를 발급하기 때문에 융자승인 절차가 빠르다. 하지만 때로는 융자은행이 이들 대리 융자업체의 융자 발급 한도액을 약 41만7,000달러 제한하기도 하기 때문에 미리 알아본다.

융자 업체별 이자율과 내용을 비교하려면 ‘융자 견적서’(GFE: Good Faith Estimate)를 요청해 검토해 본다. 융자 규정상 렌더는 융자 신청인에게 융자상품 내용이 자세히 포함된 GFE를 발급해 주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업체별 GFE를 비교해 가며 본인에게 적합한 융자 상품을 선별한다.


◇ 융자신청 때 필요 서류

최근 융자신청 때 렌더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서류는 소득 증명과 관련된 서류들이다. 월급 생활자라면 적어도 1~2달치 월급 명세서와 과거 2년간 소득세 보고양식(W-2양식) 등을 융자때청 시 제출해야 한다. 자영업자이거나 소득의 25% 이상이 수수료 또는 보너스인 경우도 과거 2년치 세금보고 양식을 제출해 융자 발급에 필요한 적절한 소득액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가장 최근의 소득 흐름을 보여주는 손익 계산서를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받을 수도 있어 융자신청 전 미리 준비한다.

이밖에도 일부 렌더는 은행잔고 증명서, 은퇴연금 계좌 내역서, 투자상품 내역서 등의 서류를 요구하기도 한다. 만약 은행잔고 증명서에서 비정기적인 입출금 내역이 확인되면 이에 대한 해명서가 요구된다. 부모나 친지로부터 다운페이먼트 금액의 일부를 보조받는 경우 이들 자금의 출처를 은행 측이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기도 한다.

또 최근 3개월 내에 실시된 크레딧 조회 내역이나 신규 크레딧 계좌 개설 내용이 발견될 경우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해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융자 관련 서류에 대한 검토가 끝난 뒤 신청인이 소득이나 크레딧 점수가 미달될 경우 때로는 기타 자산에 대한 내용 증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볼 수도 있다. 이마저 힘들게 되면 소위 ‘서브프라임’으로 분류되는 ‘비컨포밍 융자’(non-Conforming loan)를 신청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때부터는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기 힘들어진다. 서브프라임으로 분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현재 보유중인 부채 비율을 낮추거나 이미 발급된 ‘라인 오브 크레딧’ 계좌를 폐쇄할 것으로 렌더 측으로부터 요구받기도 한다.


◇ 융자 견적서 적극 활용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신규 융자 규정상 융자 신청인에 대한 융자 견적서(GFE) 발급이 의무화됐다. 따라서 렌더는 종전 1페이지에서 3페이지로 늘어난 GFE에 융자 발급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과 이자율, 융자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기입해야 한다. GFE에 명시된 이자율과 비용은 실제 융자 발급 때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며 만약 GFE에 명시되지 않은 비용이 발생할 경우 이는 렌더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GFE는 융자신청 서류 서명 후 3일 내에 발급되며 GFE의 내용은 10일간 유효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융자신청인 각 렌더의 GFE를 비교 검토할 수 있다.

GFE 비교 때 우선 이자율을 먼저 검토한다.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렌더를 우선순위에 두고 검토를 한다. 만약 이 은행이 이자율은 낮지만 기타 비용이 타 은행에 비해 높다면 비용이 저렴하고 이자율이 높은 은행을 찾기보다 이자율이 낮은 은행과 비용 인하를 협상하는 편이 유리하다. 최근 한산한 융자시장 사정상 비용 인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재융자 시기로 적합한가

재융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재융자 비용을 얼마 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만약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이 최근 이자율 시세와 큰 차이가 없거나 이자율이 하락되는 변동 이자율 적용을 받고 있다면 재융자 여부 결정이 쉽지 않겠지만 예상비용과 회수기간을 간단히 계산해 판단해 볼 수 있다. 재융자 비용(융자 금액의 3~6%)을 재융자 후 절약되는 금액으로 나누어 보면 비용 회수 개월 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대개 이기간이 2년 이내면 재융자를 시도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준 최 객원기자>


사진은 융자 중개인으로부터 주택 구입자가 모기지 이자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다시 5%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주택구입 융자나 재융자 호기로 여겨지고 있다.

융자신청 때에는 신청서 외에도 세금 보고서 양식, 소득 증명서, 월급 명세서, 은행 잔고 증명서, 손익 계산서 등의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요청받기도 한다. 각종 서류를 사전에 준비하고 있으면 융자 진행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