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신청 건수 줄었다

2010-05-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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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연체-경매 통보 9% 감소
은행 압류건수는 45% 크게 늘어


4월 중 차압 신청률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택시장에서의 차압사태가 일단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차압매물 리스팅 업체인 리얼티트랙의 13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연체 통보, 경매 통보, 은행 압류건 등 주택 차압 관련 신청 건수가 3월에 비해 9%, 2009년 4월에 비해 2%씩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차압신청 건수가 하락한 것은 200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주택 시장에서 차압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리얼티트랙 측은 차압률이 아직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면서 현 수준의 차압 신청률은 하락하지 않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임스 사카치오 리얼티트랙 CEO는 “차압 신청률이 현재 수준을 수개월간 유지하는 동안 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압류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차압 신청률이 수년래 처음 하락세를 보인 4월 중 은행 압류 건수는 오히려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티트랙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압류 건수는 총 9만2,432건으로 2009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5%나 증가했다.

만약 압류 건수 증가가 현재의 속도로 지속될 경우 올 한해 약 110만채의 주택이 은행 소유로 넘어갈 수 있다.

차압 신청률이 줄고 있음에도 은행에 압류되는 주택이 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은행의 압류 절차가 제 속도를 찾고 있음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또 주택 가치가 이미 모기지 원리금 아래로 추락한 이른바 ‘깡통 주택’ 소유주들이 자발적으로 주택 소유를 포기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은행 압류 건수 증가의 이유로 볼 수 있다.


시카고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전략적 차압’이라고도 불리는 이같은 사례는 현재 전체 차압 건수 3건 중 1건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네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이른바 ‘선벨트’ 지역에서는 차압사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차압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네바다주의 경우 69가구 중 1가구꼴로 차압 통보를 받았다. 도시별로는 라스베가스와 모데스토, 머세드 등의 지역의 차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4월중 차압신청 건수가 크게 감소한 반면 은행에 압류된 주택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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