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기는 JPL 우주 나와라”

2010-04-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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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사디나 제트추진연구소를 가다

▶ 탐사 로봇 제작·우주선과 연락 장면도

화성탐사 등 미국 우주연구의 산실
2시간30분 투어 최첨단 과학 실습


인간이 달에 첫 발을 디딘지 40년이 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을 늘리겠다는 발표와 함께 인간의 다음 도전 여행지는 화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지니고 있는 화성. 지금은 너무 추워 물이 있어도 얼음 상태일 테지만, 과거에는 물이 흘렀던 강의 흔적이 남아 있고,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볼 때 생명의 근원인 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화성 탐험을 포함해 수많은 우주탐험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패사디나에 있는 나사 제트추진연구소(NASA The Jet Propulsion Laboratory: JPL)이다. JPL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궁금증인 과연 우리는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풀기 위한 근본적인 연구를 하는 기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구 아닌 우주 다른 곳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존재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하지 않을까? 저 넓은 우주, 그 어느 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또 다른 생명체를 찾는 활동을 포함해 수많은 우주 탐험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인 JPL를 방문했다.


■JPL 투어

정부기관인 JPL의 투어는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사뭇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홍보사무실에서 나온 가이드들의 밝은 미소와 함께 우주 탐험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달되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방문객들은 직접 우주 탐험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JPL의 투어는 크게 3개로 나뉜다.

첫 번째는 JPL의 역사와 우주 탐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멀티미디어 프리젠테이션, ‘Spirit of Exploration’ 시사와 함께 경험하는 설명회이다.

이어서 현재 우주에서 각종 탐험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러 탐험 우주선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우주선에 각종 지시를 내리는 메인 조정실 그리고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우주선 오퍼레이션 기관이자 다음 화성 탐험에 나설 ‘큐리오시티’(Curiosity) 화성 탐사 로봇 및 우주선 조립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 등이 투어에 포함되어 있다.

투어는 ‘반 카먼 비지터 센터’(von Karman Visitor Center) 옆에 있는 극장에서 시작된다. 극장 안에 설치된 보이저 탐험선 모델 사이를 걸어다니며 행성들을 탐험하다 보면 마치 우주선을 타고 우주 탐사에 나선 우주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지구, 수성, 화성 등 태양계와 우주라는 주제를 접하며 우리들은 우주 탐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보고 배우게 된다.


과학자들이 우주를 탐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첨단기기와 테크놀러지에 대해서도 배운다. 화성 탐험을 위해 제작된 여러 우주선과 탐험 로버 모형을 통해 화성으로 여행을 떠나보기도 한다. 토성으로의 미션인 ‘카시니’에 대한 멀티미디어 프리젠테이션도 관람하게 된다.

연구소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어떻게 우주선을 다른 행성에 보내는지, 과학자들이 우주 테크놀러지를 지구 탐험에 어떻게 이용하는지, 태양계 너머의 행성들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등, 현재와 미래의 우주 탐사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된다. 연구실의 활동과 업적도 알게 된다.

다음 이동은 연구소 중앙 빌딩에 위치한 ‘메인 조정실. 영화와 TV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곳으로 현재 태양계를 탐사하고 있는 우주선들이 지구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는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수백 개가 넘는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가 나열되는데 과학자들은 이들 데이터를 통해 현재 우주에 탐험을 나가 있는 우주선들의 동향을 알아보고 여러 가지 지시도 전달하게 된다.

투어의 마지막 행선지는 우주선이 직접 만들어지고 있는 조립실. 현재 화성에서 활동하고 있는 탐험 로버(Rover)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이어 내년에 화성으로 출발하는 큐리오시티가 제작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NASA의 ‘스타 프로제트’로 불리는 이번 프로제트의 예산은 무려 26억달러이다. NASA 전체의 연 예산이 180억달러인 점과 비교할 때 그야말로 현재 NASA의 가장 중요한 연구 개발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보다 훨씬 큰 사이즈로 그 크기가 일반 트럭과 맞먹는 큐리오시티는 로버 자체에 연구실(lab)이 설치되어 있다.

화성의 돌 샘플을 채취해 직접 로버에 설치되어 있는 랍에서 돌을 조사한다. 공상영화에서 나오는 레이저 빔(laser beam)으로 바위를 뚫고 샘플을 모으게 된다.

■JPL 개요

라카냐다에 있는 NASA의 무인 탐사 우주선 등의 연구 개발 및 운용에 종사하는 연구소이다. 칼텍이 운영하고 있는 연구소의 최근 프로젝트로는 토성에 보낸 카시니-하위헌스호, 화성에 보낸 화성 정찰위성, 스피처 우주 망원경 등이 있다.

JPL은 제2차 세계 대전 기간에는 미국 육군으로부터 나치 독일이 개발한 V-2 로켓의 분석을 의뢰받아 그 연구 성과로부터 액체연료 로켓·모터에 의해 추진되는 미국 첫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이후 1958년부터, NASA의 우주개발 계획이나 우주탐사 계획의 기술 개발에 종사하게 되어, 우주선이나 행성 탐사기의 설계 등 기술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달 착륙선이나 화성 탐사선, 외행성 탐사선 등의 개발 등으로 크게 공헌하고 있는데, 파이어니어나 보이저를 시작으로, 화성 탐사선 로버 스피릿·오퍼튜니티 등이 JPL에서 개발되었다.



내년 말에 발사되는 화상 탐험 로버 큐리오시티의 모형. JPL 투어 가이드가 로버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JPL의 메인 조정실. 현재 태양계를 탐사하고 있는 우주선들이 지구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는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우주선이 직접 만들어지고 있는 조립실. 내년에 화성으로 출발하는 큐리오시티가 제작 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다.

■ JPL 오픈하우스

매년 1회 열리는 JPL의 가장 큰 퍼블릭 행사이다.

JPL의 오픈하우스는 흥미진진한 가족 행사로 상당히 인기 있는 이벤트다. 우주학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우주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우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다른 체험을 해 볼 수가 있다.

직접 우주선을 설계해 보거나 적외선을 이용해 사진촬영을 해 보는 등 다른 어떤 곳에서도 해볼 수 없는 귀한 체험들이 마련되어 있다.

우주 과학자, 엔지니어와의 만남의 시간도 가질 수 있으며 학생들이 만든 로버트가 서로 경쟁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함께 간 친구가 우주공간에서 중심을 잃은 듯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무중력이라는 상태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전시는 연구소의 계속되는 연구, 우주 탐사에 대한 시범 등 JPL의 성취를 보여준다.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흥미진진하며 교육적인 체험 프로그램들은 어린이들의 추억의 방에 오래도록 머물게 될 것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작은 손가방과 기저귀 가방은 괜찮지만 백팩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동차와 소지품은 검열을 거친다. 현장에서 음료와 기념품을 판매한다.

▲시간: 5월15일(토), 16일(일) 이틀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 (818)354-0112



매년 열리는 JPL의 가장 큰 행사인 오픈하우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자녀가 있다면 꼭 같이 가봐야 할 행사이다.

■ JPL 투어 예약방법 및 팁

사전 예약제 여권·영주권 등 필수

JPL의 퍼블릭 투어는 1주일에 1회 월요일이나 수요일 하루에 실시된다. 사전예약 체제에 따라 그룹이나 개인을 위한 무료 투어를 제공한다.
꼭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투어를 예약하려면 퍼블릭 서비스 오피스의 담당직원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JPL에 입장하려면 18세 이상 미국 시민들은 운전면허증이나 ID, 여권 등 사진이 부착된 정부 발행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제외. 18세 이상 비미국 시민은 여권이나 영주권을 제시해야 한다. 적당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연구소에 입장할 수 없다.

투어는 2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와 함께 여러 로케이션으로 옮기며 투어를 하게 된다. 투어하는 동안 상당한 거리를 걷게 되며 계단도 많이 오르내린다. 편한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투어가 진행되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여유를 갖고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우주 탐험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투어는 날씨에 관계없이 계속된다.

10~40명의 단체를 위한 그룹투어도 주 내내 전화예약을 통해 마련된다. 월~금요일 오전과 오후 투어가 있는데 전화를 걸어 가능한 시간을 확인한다. 그룹들은 전화로 예약을 한 뒤 10일 이내에 확인서류를 교부해야 하며 투어 당일로부터 한 달 이전에 최종 참가자들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가는 길: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210번(Foothill) 프리웨이 이스트로 갈아탄다. Berkshire Ave./ Oak Grove Dr. 출구에서 내린다. 표지판을 따라가면서 JPL 정문에 도착한다. 주차는 정문 근처에 하면 된다.

▲예약 및 문의: (818)354-9314
www.jpl.nasa.gov

▲주소: JPL, 4800 Oak Grove Dr. Pasadena, CA 91109


글·사진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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