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 - 도요타 자동차가 주는 교훈(하)

2010-03-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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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요타를 알기 위해서는 한국인은 반드시 주은래 4원칙을 알아야 한다. 1970년대적 표현으로 반공국가와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발표였다. 일본 도요타는 거대한 중공시장에 진출하기 위하여 대한민국과 거래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통고를 하며 한국에서 철수를 한다. 당시 이 사건은 한국 전체를 벌집 쑤시듯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이미 신진 자동차와 합작 사업을 하기로 사업계획서까지 제출했던 도요타가 외자 도입 수속만 남긴 상태에서 일방적인 철수 선언이었다. 도요타는 중공과의 거래를 위해 한국정부에 신진뿐만 아니라 한국의 어떤 회사나 어떤 기관과도 단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나의 회사가 국가를 상대로 단교를 선언하는 것은 도요타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 청와대 오원철 수석비서관의 회고를 보면 “그런데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도요타는 중공에 꼬리를 치며 한국과는 절교를 하겠다는 통고를 해왔던 것이다. 일개 회사가 국가를 상대로 단교선언을 한 것이다. 필자는 도요타의 가또(加藤) 부사장으로부터 심한 모멸감과 분노를 느꼈다. 그 날의 그 수모는 일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때 도요타가 한국에서 손을 뗐다는 보고를 들은 중공 관리가 “도요타는 비천한 회사이로군”했다는 뒷이야기가 있으며 그 당시 한국에서의 도요타는 신의도 의리도 없다는 뜻으로 회자되곤 했다.

하지만, 도요타는 렉서스로 2000년 초에 다시 한국 시장에 침투한다. 캠리를 조금 고친 중형급인 렉서스로 판매를 하였지만, 똑같은 모델의 미국 시장 판매가보다 3배 이상 비싸게 팔았으며 그로 인한 과도한 차값 폭리가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세무당국은 한국도요타가 그동안 차 가격을 부풀려 막대한 폭리를 취했다는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를 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시장에서 거둬들인 막대한 이익을 일본 본사에 매년 현금 배당을 통해 송금하고 있으며,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한국 내 사회공헌이나 서비스 개선 등에 쓰지 않고 자국에 보내왔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의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었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해외동포사회를 상대로 돈을 벌어들이면서 한인사회 사회공헌이나 서비스 개선 등에는 관심이 없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도요타의 예를 들면 법인 설립 이후 7년간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순익은 465억원이었다. 7년간 한국의 기부금액은 순이익의 단 1.7%에 그쳤다고 한다.
또 한국인을 화나게 하는 것은 한국용 렉서스 네비게이션에는 독도가 누락되어 있다고 한다. 네비게이션을 공급하는 PMI 측에 의하면 BMW와 르노삼성에 납품하는 동일 지도 데이터에는 독도가 들어가 있지만, 도요타 렉서스에 납품하는 네이게이션용 지도에는 독도가 누락되어 있다는 것이다.

PMI는 제공하는 데이터는 똑같지만 도요타 측에서 가공하는 과정에서 그 표기가 빠졌다고 한다.(2008-07-17. CNB뉴스)

무서운 사람들이 아닌가? 지금 도요타는 리콜 사태로 휘청대는 것은 사실이다. 엔화 강세로 경쟁력이 약해져 있고 100만대 이상의 과잉 설비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도요타는 위기를 딛고 커온 기업이다. 패전과 오일쇼크를 뚫고 한 계단씩 전진했다.

일본인은 엎드려 있을 때가 더 무서운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엎드려 칼을 가는 민족이다. 이웃나라 경쟁회사의 불행이 내 나라의 행복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관리를 해서도 안 되고 과대한 편중 보도도 삼가야 한다.

오히려 지금의 도요타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며 지금서부터 한국 자동차는 천하무적 도요타의 리콜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을 보며 이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본다.

(213)999-4989
ceo@newstarrealty.com

남문기 /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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