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를 기억해 줘 (Remember Me)

2010-03-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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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운 이어지는 신파적 청춘 로맨스

▶ ★★★

청춘 흡혈귀영화 ‘트와일라이트’ 시리즈로 10대 소녀들의 우상이 된 로버트 패틴슨이 나온 비극적이요 불운한 청춘 로맨스 드라마로 패틴슨의 고정 팬들이 볼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운명이 판을 치면서 나오는 여러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둘 다 어두운 과거와 상처 받은 영혼을 지닌 대학생의 첫 사랑의 얘기인데 성장 배경과 계급이 다른 이들의 사랑이 가히 신파적이다. 제임스 딘과 나탈리 우드가 나온 ‘이유 없는 반항’의 내용을 다소 차용한 듯.

밥맛없는 룸메이트 에이단과 후진 아파트에서 사는 타일러(패틴슨)는 침울하고 무모하고 더럽고 음주 끽연을 하는 NYU 학생. 그는 월스트릿의 막강한 변호사 찰스(피어스 브로스난)의 아들인데 아버지와 절연한 사이. 어머니(레나 올린)는 이혼한 뒤 재혼해 타일러의 11세난 어린 여동생으로 그림을 잘 그리는 캐롤라인(루비 제린스)과 살고 있다.


타일러가 아버지와 절연한 이유는 그의 형이 22세 생일에 자살을 했기 때문인데 여기에 일밖에 모르는 차가운 아버지가 캐롤라인마저 소홀히 여겨 타일러의 분기가 탱천한다.

타일러는 어느 날 에이단과 술집에 갔다가 남의 싸움에 말려들어 고참형사 닐(크리스 쿠퍼)에게 체포돼 영창에 들어간다. 그런데 홀아비인 닐의 딸 앨리(에밀리 디 라빈)도 NYU 재학생. 앨리는 브루클린의 서민층. 에이단은 타일러에게 앨리를 꼬드겨 보라고 제의한다. 에이단의 목적은 앨리를 통해 자기와 타일러를 영창에 집어넣은 닐에게 잘 보이자는 것.

그래서 둘은 만나 서서히 사랑을 하게 되는데 둘의 사랑도 이런 저런 장애를 맞게 되지만 이들의 사랑을 둘러싸고 양가의 가족문제가 각기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엮는다.

타일러는 아버지가 캐롤라인에게 냉정하다고 죽이겠다는 듯이 악을 쓰며 달려들고 아내를 잃은 닐은 하나밖에 없는 딸을 잃을까 봐 두려워 앨리의 뺨을 때리는 바람에 앨리는 가출해 타일러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긴다.

영화는 처음에 어린 앨리가 밤에 지하철역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다가 강도에 의해 어머니가 살해되는 매우 불길하고 어둡고 비극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2001년에 끝난다.

패틴슨과 디 라빈의 콤비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나 연기는 디 라빈이 더 낫다. 패틴슨은 시종일관 침울해 보는 사람이 병들 것 같다. 알렌 쿨터 감독. PG-13. Summit. 전지역.

HSPACE=5

비극적 사랑의 청춘 타일러와 앨리(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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