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너지 새는‘틈’부터 막아라

2010-03-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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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리모델링’ 어떻게 하나

과거 어느 해보다 세계 곳곳에서 눈과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지진 등 자연 재해도 많이 발생해 안타까운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지구 환경 보호를 무시한 인재라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최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 시장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이슈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전국 부동산중개인연합회(NAR)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바이어 중 90% 이상이 주택 구입 때 냉난방비를 고려하고 약 70% 이상은 에너지 효율 가전제품이 설치된 주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부도 이같은 관심에 발맞춰 친환경 주택용품 구입 때 최고 1,500달러까지 세금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잘만 하면 에너지 비용도 줄이고 정부가 제공하는 세금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그린’ 리모델링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공기 유입-유출 차단하면 냉난방비 크게 줄어
벽·천장 등 단열재 정기 점검하고 보충
에너지 고효율 창문-출입문 달아 열손실 방지

◇ 에너지 점검

우선 주택 구석구석을 점검한다. 점검을 통해 도대체 집안 어디서 에너지 비용이 새고 있는 지를 확인한다. ‘에너지 점검’이라고도 하는데 힘들이지 않고 직접 실시할 수 있다.

연방에너지국의 홈페이지(www. energystar.gov)를 방문해 12개월치 유틸리티 비용과 주택정보를 입력하면 비슷한 규모의 다른 주택과 에너지 비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점검해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에너지 감독관을 통해 점검을 실시할 수 있다. 유틸리티 서비스 회사에서 무료로 에너지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도 있으니 우선 관할 유틸리티 회사에 먼저 연락해 확인해 본다.


◇ 틈막이 공사

친환경 리모델링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집안 곳곳의 틈을 막는 가장 기본적 일로부터 친환경 리모델링은 시작된다. 이런 틈은 출입문이나 창문에서 흔히 발견되고 지하실이나 다락방, 벽난로 등에도 있을 수 있다. 틈을 통해 침입하는 더운 공기나 찬 공기가 냉난비를 높이는 주범이다. 이런 틈은 손쉽게 수리할 수 있다. 주택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카킹(caulk)이나 스프레이 폼, 틈마개(weather stripping) 등을 구입해 간단한 틈막이 공사를 실시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정부의 세금 혜택 대상이 되므로 반드시 확인한다.


◇ 단열재 점검

간단히 단열재를 점검하고 보충하는 것도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비영리단체 얼라이언스 투 세이브 에너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절반 이상의 주택이 단열재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만약 1980년도 이전에 건축된 주택이라면 반드시 단열재가 적당히 채워져 있는 지 점검해 봐야 한다. 스스로 쉽게 단열재를 보충할 수 있는 곳으로는 천장이 있다. 천장의 경우 단열재의 두께가 최소 10인치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보충하지 않고 수년간 방치할 경우 두께가 약 3~4인치로 얇아져 단열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일부 단열재 제품도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냉난방관 틈 점검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집안으로 운반하는 냉난방관에도 틈이 자주 발생한다. 틈이 발생하면 당연히 냉난방 효과가 떨어지고 에너지 비용이 샐 수밖에 없다. 연방 환경국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택에서 약 5분의1 이상의 냉온기가 새 나가고 있다고 한다. 냉난방관에 대한 틈막이 공사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밀폐제(sealant)를 구입해 우선 접근이 가능한 천장의 냉난방관에 대한 틈막이 수리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틈막이 공사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냉난방관에 단열재를 덧대는 공사까지 실시하면 에너지 비용 절약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고 한다.


자동 온도조절장치 달면 절약


◇ 자동 온도조절 장치 설치

자동 온도조절 장치를 설치함으로써도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동 온도조절 장치는 야간 수면시간이나 외출 때에는 냉난방 시설의 작동을 잠시 멈출 수 있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온도로 작동하도록 조절할 수 있는 장치다. 주택용품 판매점에서 약 100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있는데 냉난방비를 평균 약 10% 정도 절약할 수 있고 설치 뒤 수개월 후면 제품 구입비를 얼마든지 보상받을 수 있다.


◇ 에너지 고효율 창문 설치

오래되고 낡아서 틈으로 바람이 잘 새는 창문이 있다면 에너지 효율이 좋은 창문으로 교체한다. 에너지 고효율 창문은 크게 목재 창틀과 이중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천연 단열재이기도 한 목재 창틀은 일반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알루미늄 창틀보다 열전도율이 낮아 실내기온 변화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이중창의 경우 대개 두 개의 창 사이가 아르곤등의 개스로 채워져 열손실을 방지해 주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에너지 효율성이 좋은 창문으로 교체할 경우 재료비는 세금 혜택대상이 되지만 설치비는 제외된다.


◇ 에너지 고효율 출입문 설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출입문으로는 단열 철제문, 섬유유리(fiber glass) 출입문, 목재 출입문 등을 들 수 있다. 리모델링 매거진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철제 출입문의 경우 교체 후 공사비 회수율이 가장 높은 리모델링 항목 중 하나지만 에너지 효율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교체비가 일반 철제 출입문에 비해 약 3배 정도 비싼 섬유 유리문의 경우 에너지 효율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출입문 교체 후 당장 집을 팔 계획이 아니라면 섬유유리 문으로 교체하는 것도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 덧창 설치 공사

창문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덧창(storm window) 공사를 통해서도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덧창의 종류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플래스틱 시트나 필름으로 제조된 것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반면 한철 정도 사용한 후에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로우 이’(Low-E)로 불리는 덧창의 경우 반사율이 높은 재질을 사용해 단열 성능이 매우 높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덧창 공사 역시 에너지 효율 창문과 마찬가지로 재료비의 경우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설치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 에너지 고효율 냉난방 시설(HVAC)

히터나 에어컨 시설을 에너지 효율 제품으로 교체하면 에너지 비용 절약 효과가 매우 뛰어나지만 비용이 좀 많이 드는 것이 흠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집안 곳곳의 새는 곳을 다 점검하고 수리를 한 뒤에 냉난방 시설을 새 것으로 교체하라고 조언한다. 큰 비용을 투자해 냉난방 시설을 새로 교체했지만 창문 틈이나 기타 열효율이 낮은 출입문 등을 통해 열이 빠져나간다면 그 몫은 고스란히 각종 에너지 비용 고지서에 추가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난방 시설 역시 정부의 세금 혜택 대상이 되므로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에 나선다.


◇ 에너지 효율 워터히터

워터히터에 사용되는 에너지 비용은 대략 한 가구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15~20%를 차지한다. 따라서 워터 히터에 사용되는 에너지만 잘 조절해도 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고효율 워터히터는 대개 1,000달러대 미만으로 설치 후 약 3~5년 후쯤이면 구입비용을 보상받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에너지 고효율 워터히터는 온수를 고온에서 오랫동안 보존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워터히터에 에너지 사용량이 적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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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환경 주택 개량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집안 어디서 에너지가 새고 있는 지를 점검하는 것이 친환경 주택 개량의 첫걸음이다. 에너지 감독관이 에너지 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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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의 단열재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부족하면 보충한다. 천장의 단열재 두께 기준은 약 10인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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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새는 창문이 있다면 덧창을 설치함으로써 실내 공기유출과 실외 공기유입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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