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업용 모기지 부실 ‘눈덩이’

2010-03-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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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연체율
전년의 2배 ‘껑충’


상업용 모기지에 대한 부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이 대출한 상업용 모기지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2배로 늘어났고 이같은 부실 규모는 연말까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조사업체인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사의 조사에 따르면 사무실, 상가, 산업용, 호텔 등 상업용 건물에 대한 모기지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3.8%로 급증, 2008년도 4분기(1.6%)의 2배를 넘었다.


특히 아파트 건물에 대한 모기지 연체율은 같은 기간 4.4%로 2008년도 4분기의 1.8%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 캐피털사는 상업용 모기지 연체율은 연말까지 약 5.1%, 아파트 모기지에 대한 연체율은 약 5.3%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부실이 지속되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실업률과 경색된 자금시장이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을 부채질하고 있다.

무디스사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2008년 12월보다 약 29%나 하락했고,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07년 10월보다는 무려 41%나 떨어졌다. 리얼 캐피털사의 샘 챈던 수석 연구원은 “최근 경제가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부실이 지속되고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국내 은행들 중 자산 규모 1억달러 이상 10억달러 미만의 중형 은행이 대출한 상업용 모기지가 전체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고 자산 규모 100억달러 이상 대형 은행은 전체 상업용 모기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리얼 캐피털사는 추산하고 있다.

챈던 연구원은 “특히 소형 커뮤니티 은행들의 자체 모기지 중 상업용 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앞으로 이들 은행들의 자영업자에 대한 비즈니스 융자나 일반 주택 융자 등에 대한 대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구제금융을 감독하는 의회 감독기구도 지난 10일 “상업용 모기지 비중이 높은 소규모 지역 은행들이 결국 상업용 모기지 부실에 의한 충격을 가장 많이 받게 될 것 “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뉴욕의 크레딧 사이트사의 데이빗 헨들러 분석가는 “지역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 수익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위험 관리를 소홀히 해 화를 불렀다”고 꼬집기도 했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경기침체로 빈공간이 늘자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모기지의 연체율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체율은 올 연말까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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