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주로 열린 창문, 별들의 파노라마’

2010-02-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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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스토리 - 그리피스 천문대 꼼꼼히 즐기기

대형 망원경으로 하늘을 바라다보면 어느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광활한 우주 속의 작은 행성 ‘지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검은 벨벳 같은 밤하늘에서 다이아몬드 가루처럼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우리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반 방문객을 맞는 천문대가 바로 할리웃 마운틴 그리피스 공원에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이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LA 시민들에게 지구인이 아닌 우주인으로서 더 큰 이상과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열어준다는 취지로 지난 1935년 처음 문을 열었다. 지난 2006년 시정부 예산과 개인 기금을 합한 9,300만달러를 들여, 4년에 걸친 대규모 개조작업 끝에 리모델링을 마친 천문대는 예전에 비해 내부 공간이 4만평방피트 이상 늘어났으며 단층으로 한정됐던 전시관은 지하를 포함해 2층으로 확장됐다. 200석의 새로운 극장시설도 들어서고 레스토랑, 기프트샵, 피크닉 지역 등 여러 부대시설들도 마련됐다. LA 시민의 휴식처이자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는 학습장소로 예전보다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천문학의 보고’ 그리피스 천문대로 주말나들이를 떠났다.


4년에 걸쳐 리모델링 학습·휴식·오락의 명소
전시관·망원경·극장 등 지적 호기심 자극


그리피스 천문대의 관광은 입구 그라운드에서부터 시작된다. 날씨가 좋으면 LA 전경은 물론 멀리 롱비치까지 눈에 들어오는 천문대의 그라운드는 영화의 로케이션으로도 많이 사용되어 왔는데 제임스 딘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먼저 고개를 젖히고 천장을 바라본다. 세월이 흘러 바래졌던 휴고 발리니(Hugo Ballini)의 벽화(Mural)가 복원작업을 완벽하게 마치고 마치 며칠 전에 그려졌던 것 같은 모습으로 되살아나 있다. 8개월에 걸쳐 물과 솜방망이(Q-tip)만을 사용해 진행된 복원작업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천지창조’ 복원작업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정문에서 왼쪽으로 마련된 ‘홀 오브 디 아이’(Hall of the Eye)는 인류의 천문학 역사를 시대별로 정리해 전시하고 있다. 수천년에서 수백년 전 과학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하늘을 관찰하고 연구했는지 자세하게 공부할 수 있는데 갈레리오가 우주를 관찰할 때 사용했던 망원경의 모형을 볼 수 있으며 컬럼버스 등 역사적인 탐험가들이 어떻게 별자리를 항해에 이용했는지를 시청각 모니터 시스템으로 보여준다. 홀에 들어가면서 만나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는 특수 카메라를 통해 천문대 주변 전경과 멀리 다운타운 등 LA 곳곳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전기의 흐름을 관찰하는 ‘테슬라 코일’(Tesla Coil), 캘리포니아 각 지역의 천문대를 나열한 ‘옵서빙 인 캘리포니아’(Observing in California) 등도 만나게 된다.

입구 오른쪽으로는 ‘아만슨 홀 오브 더 스카이’(Ahmanson Hall of the Sky)가 있다. ‘천체의 지금’을 알려주는 곳으로 지구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별인 태양은 과연 어떤 빛을 띠고 있는지 2개의 특별 제작된 망원경을 통해 관측한다. 태양이 지구 외 다른 위성에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본다. 리모델링과 함께 태어난 건서 우주전시관(Gunther Space Exhibit)을 만난다. ‘꿈과 미래를 여는 생활 속의 하늘 놀이터’라는 전시관 슬로건에 걸맞게 별을 관측하고 또 별에 대해 배우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

매일 같이 이곳으로 현장 학습을 오는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우주에 관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들이 있는 체험 전시관이다.

망원경의 기능과 구조부터 우주의 역사, 우주의 중력에 따라 달라지는 체중의 변화 등 수많은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인데, 전시관 남쪽에 있는 ‘중력의 변화’(Gravity Changes)는 지구, 달, 화성, 목성, 금성 등에서의 무게변화를 보여주는 10개의 저울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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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에 걸친 대규모 개조작업 끝에 리모델링을 마친 그리피스 천문대는 LA의 중요한 관광명소 중 하나로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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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딘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 등 여러 영화의 로케이션으로 사용되어 왔던 천문대의 그라운드.


태양·달 손에 닿을듯… 황홀한 신비감


▲사무엘 오스친 천체투영실
(The Samuel Oschin Planetarium)

디즈니 어드벤처의 놀이기구인 ‘소어링 오버 캘리포니아’(Soaring Over California)를 설치했던 스피츠사(Spitz, Inc.)의 기술을 도입해 새로 태어난 곳이다. 단일 시설로는 가장 많은 예산(850만달러)을 들여 개조한 천체투영실로 30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좌석은 중심부를 향해 원형으로 배치돼 있는데 상영이 시작되면 등받이 부분이 뒤로 젖혀진다.

관람자는 편안히 누워 플라네타륨이 투영해 내는 밤하늘을 즐기게 된다. 천문대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곳으로 공연 당 성인 7달러의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자이스 천체망원경
(Zeiss Telescope)

1935년 오픈할 때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천문대의 메인 망원경이다. 12인치 구경의 커다란 이 망원경은 낮에는 특수 태양필터를 이용하여 태양의 홍염을 관찰할 수 있으며 밤에는 행성이나 달, 성운, 성단, 은하를 볼 수 있다. 태양 관찰이 어릴 적 셀로판지를 붙인 망원경이 전부인 사람들에게 빨간 홍염과 흑점까지 또렷이 보이는 태양이나 달, 토성 등을 직접 망원경을 통해 보면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카페 및 기프트샵

역시 리모델링과 함께 새로 생긴 시설로 가벼운 샌드위치를 포함한 각종 음료와 스낵이 판매되는 카페는 LA의 전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카페 옆에 있는 기프트샵에서는 천문학과 관련된 여러 서적과 장난감 그리고 선물용으로 어울리는 여러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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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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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미래를 여는 생활 속의 하늘 놀이터’라는 전시관 슬로건에 걸맞게 별을 관측하고 또 별에 대해 배우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


◆관람 정보

천문대의 개장시간은 평일(화~금요일) 정오~오후 10시, 주말(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이며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이다.
천문대를 이용하기 전 관측시간 및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예약시간(정확한 시간에만 입장이 가능하다)도 확인하다.

별을 잘 보기 위해서는 맑고 어두운 하늘일수록, 달빛이 어두운 밤일수록 좋다. 달이 밝은 음력 15일을 전후로는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주소: 2800 East Observatory Rd.
LA, CA 90027

·문의: (213)473-0890(일반정보), (213)473-0880(스카이 리포트), www.griffithobservatory.org


■ 남가주 유명 천문대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

샌디에고 북동쪽 클리블랜드 국유림(Cleveland National Forest)의 8,000피트 고산에 전나무와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곳에 위치한 천문대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 Tech)에서 소유·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3대의 대구경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경 200인치(5.08m)의 헤일(Hale) 망원경은 남가주에서 가장 큰 망원경으로 명성이 높다.

이 밖에도 반경 60인치(1.22m)의 사무엘 오쉰(Samuel Oschin) 망원경과 48인치(1.52m)의 슈미트 망원경 등이 있다.

천문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픈하고 서머타임이 시작되는 4월 말부터는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문의: (760)742-2119, www.astro.caltech.edu

인근에는 팔로마 마운트 주립공원이 있는데 이곳은 남가주의 많은 주립공원 중 아직은 문명과 개발의 손때가 미치지 않은 곳으로 희귀한 각종 식물들과 함께 무더운 여름철에도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고목들 사이로 훌륭한 시설의 캠핑 그라운드가 있다. 특히 봄철인 지금 방문하면 각종 야생화의 물결이 방문객들에도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는 곳이다.

가는 길LA에서 5번 프리웨이 남쪽으로 가다가 91번 이스트로 바꿔 탄다. 약 15분 가면 나오는 15번 사우스로 갈아탄다. 약 2시간쯤 달리면 Escondido 조금 못미처 76번 Hwy에서 내려 왼쪽(east)으로 올라가면 다시 S6번(north)을 바꿔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된다.


▲윌슨 천문대

겨울철이면 천문대와 공원이 눈과 지나가는 구름으로 덮이면서 마치 아무도 모르는 눈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곳인데 천문대 자체는 일반에서 눈이 녹는 4월1일부터 11월까지만 공개된다.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주말에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문의: www.mtwilson.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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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마 천문대에 있는 200인치 규모의 헤일 망원경.


글·사진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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