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0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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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개 만점)

▶ “이 정신병원에선 도대체 무슨일이…”

일관성 있는 내용보다 우중충하고 어두운 스타일에 더 치중한 거의 초현실적인 공포물이자 형사 수사물 필름 느와르로 마틴 스코르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네 번째로 손잡고 만든 영화다. 원작은 데니스 르헤인의 소설.


디카프리오 나오는
필름느와르 공포물


히치콕 스타일의 영화로 공포와 과대망상 그리고 음모가 있는 심리 스릴러인데 구조적으로 또 극적으로 얘기를 이끌어가는 방법 면에서 고르지가 못하고 들쭉날쭉해 강력한 흡인력이 모자란다. 그래서 영화의 어떤 부분은 서스펜스와 스릴이 있지만 다른 부분은 축 늘어지고 약해 명장의 영화치곤 중간급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각적 효과와 스타일과 고립된 섬의 으스스한 분위기 등은 아주 좋다.


1954년. 미 동부의 외딴 돌섬에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을 수감한 애쉬클립병원(교도소나 마찬가지)으로 연방 마샬 테디 대니얼스(디카프리오)와 그의 새 파트너 척(마크 러팔로)이 끔찍한 여살인범 레이철(에밀리 모티머와 패트리샤 클락슨이 각기 한 역을 맡았는데 영화는 이렇게 모든 것이 수수께끼 같고 알쏭달쏭하다)의 의문의 실종사건을 수사하러 온다. 날씨는 계속해 흐리고 우중충한데 이것이 영화 중반에 가서 허리케인급 폭풍으로 변하면서 내용의 공포와 어두운 면을 강조한다.

테디는 2차 대전 참전 베테런으로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목격해 늘 악몽에 시달리는데다가 아내 돌로레스(미셸 윌리엄스)마저 참혹한 죽음을 당해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에게는 이밖에도 또 다른 어두운 비밀이 있다. 두 사람을 맞는 병원장 컬리(벤 킹슬리)는 이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다짐한다. 그런데 둘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온갖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또 거의 초자연적인 일들마저 발생하면서 특히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테디를 혼란에 몰아넣는다(척의 역할은 아주 미약하다).

테디는 수사를 하면서 자기가 컬리 원장과 또 다른 노 의사로 나치였던 내링(막스 본 시도) 등에 의해 감시를 받고 또 교묘히 기만을 당하고 있으며 또 이들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약물에 중독돼 광인이 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의심은 컬리가 정부와 계약을 맺고 정신병 치료용 새 약과 치료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테디는 자기가 이들의 실험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게 된다.

테디는 마침내 절벽 속 동굴에 숨어 있는 레이철을 찾아내면서 그로부터 병원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최악 흉악범을 수감한 감방에서 자기가 과거에 수사를 했던 사건 용의자 조지(재키 얼 헤일리)가 상처투성이가 된 채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컬리 일행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실험을 하고 있으며 자기도 그 대상 중 한 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여기에 척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테디의 이런 음모론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해 준다. 과연 테디는 미쳐 가고 있는가. 무엇이 현실이며 또 진실인가.

끝이 강력하고 충격적인데 영화 전체가 하나의 수수께끼여서 이 끝을 해석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다. 디카프리오가 깊숙한 연기를 잘 한다. R. Paramount.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HSPACE=5
정신병원장 닥터 컬리(왼쪽·벤 킹슬리)가 두 수사관 척(중간·마크 러팔로)과 테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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