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녀처럼 혹은 소년처럼

2010-01-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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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당신을 사로잡을 패션 키워드

군복 재킷을 연상시키는
밀리터리 룩이 유행의 정점
페미닌 감각도 또다른 한 축


당신이 패셔니스타라면 아마 지금쯤 두 가지 표정 중 한 가지 표정이지 싶다. 지난해에 비해 심하게 별볼일 없었던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에 실망에 실망을 거듭해 샤핑과 패션에 대한 의욕을 완전 상실했거나 아니면 그 와중에도 ‘그래도 세일인데’ 하면서 샤핑에 샤핑을 거듭한 끝에 과다지출로 갖가지 감정이 섞인 신세한탄을 하고 있거나 말이다.

전자와 후자 중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오늘의 해는 밝아 새해하고도 열흘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일까 싶을 만큼 늘 새로운 아이템과 트렌드로 무장, 패셔니스타들을 홀리는 패션계는 새해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직도 겨울 한가운데 서 있지만 연말세일을 마치기가 무섭게 백화점과 부틱 쇼윈도는 리조트 아이템과 봄 ‘신상’(신상품)들로 넘쳐난다. 그 쇼윈도 앞에서 물끄러미 마네킨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주말 바겐 세일이라는 이유로 큰 맘 먹고 ‘지른’ 캐시미어 코트 값이 도무지 기억 나지 않을 정도다.


과연 올해는 어떤 패션 아이템들이, 어떤 떠오르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패션 피플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이미 지난가을 세계 3대 컬렉션에서 올 봄 유행은 예고된 바 있다. 이미 겨울 아이템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2010년 패션 트렌드 키워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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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룩 저편으로 페미닌하면서도 화사한 색상이 함께 유행이다. D&G 스프링 컬렉션에서 가장 눈길을 끈 레드 컬러 플라워 프린트가 화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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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확실한 80년대 유행경향을 온 몸으로 보여준 발망의 올 봄 컬렉션. 이번 시즌 밀리터리 룩의 교과서다.

화사한 레드 마침내 ‘주목’


밀리터리 인스파이어드 룩

이미 지난해부터 슬슬 감지되기 시작한 핫 트렌드. 할리웃 패셔니스타들이 샤핑 때면 어김없이 군복 재킷을 연상시키는 점퍼나 아노락(anorak)을 입고 나타나면서 유행의 정점에 서 있다. 거기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만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발망이 2010 스프링 컬렉션 런웨이에서 대거 밀리터리 인스파이어드 룩을 선보이면서 이번 봄 밀리터리 룩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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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2009 겨울 핫 트렌드로 지목됐던 레드가 오히려 겨울에는 그렇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오히려 이번 봄 유명 디자이너들이 확실하게 미는 컬러로 등극했다. 필립 림에서부터 스텔라 맥카트니에 이르기까지 스프링 컬렉션에서 강렬한 빨강을 주조색으로 하는 디자인을 대거 선보였다. 소재는 실크가 대세였으며 아무런 장식 없이 심플한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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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와 레그워머를 하나로

이미 지난 시즌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에서 선보여 패션 피플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이 슈즈 컨셉은 마치 스타킹 혹은 레그 워머와 슈즈를 하나로 연결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펌프스에 같은 컬러 스웨이드 소재 러플을 달아 귀여움을 강조했는데 이번 시즌엔 빅토르 앤 롤프가 봄에 어울리는 핑크 펌프스에 레그워머를 연결해 놓은 듯한 부츠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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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리 룩

80년대 핫 아이콘이었던 란제리 룩은 2010년 더 진화해 상의뿐 아니라 하의까지 유행이 번져 삼각 팬티가 트렌드 선두에 섰다. 물론 일반인들이 이걸 입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유명 디자이너들이 앞다퉈 이 실크 혹은 새틴 소재 삼각팬티를 겉옷으로 내놔 봄 유행을 논하면서 이를 비껴갈 수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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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스커트

이 역시 요 몇 년 새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은 아이템인데 이번 봄 본격적인 유행 전선에 나설 전망이다.

다시 말하면 하렘 팬츠의 스커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이 드래프트 스커트(drafted skirt)는 스커트 길이와 상관없이, 캐주얼 혹은 칵테일 드레스까지 차용되고 있어 이번 봄 강력한 핫 아이콘으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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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 장식

지난겨울 패션을 한 마디로 ‘새퀸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면 이번 봄 시즌 역시 반짝이의 유행은 계속될 전망인데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새퀸보다 더 비싼 크리스탈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실크나 새틴 소재 드레스에 일일이 크리스탈이나 진주 등을 부착하는 보다 더 손 많이 가는, 다시 말하면 비싸디 비싼 드레스와 재킷의 전성시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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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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