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대로 구운 프랑스식 바게뜨 빵 맛보세요

2009-12-30 (수)
크게 작게

▶ 찾아라! 맛있는 레스토랑

▶ 프렌치 비스트로‘부숑’

사실 프렌치 쿠진은 한인들 입맛에 썩 잘 맞진 않는다. 오랜 인류역사동안 프렌치 푸드가 세계 최고급 음식으로 대접받고 각광받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한인들에겐 그리 인기 있는 메뉴는 아니다. 물론 타고난 미식가들의 경우 얘기는 달라 질 수 있겠지만 프렌치 쿠진은 식재료나 조리법에 있어서도 한인들에게 친숙한 메뉴가 되기 힘든 것은 사실. 그러나 미슐랭 스타 3개짜리 레스토랑 두 곳을 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전설’이 돼버린 토마스 켈러의 프렌치 비스트로라면 얘기는 좀 달라질 수 있겠다. 나파밸리 인근 ‘프렌치 런드리’와 뉴욕 ‘퍼 세’(Per Se)는 비싼 식비는 둘째치고 예약을 할라치면 반년은 예사라고 할만큼 자리 잡고 앉아 식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 그렇다고 토마스 켈러의 음식 솜씨 맛보기는 도저히 포기할 수는 없겠다면 일단 아쉬운 대로 프렌치 비스트로 ‘부숑’(Bouchon Beverly Hills)을 방문해 보자. 토마스 켈러의 광팬들이었다면 라스베가스에서 그 동안 아쉬운 대로 즐겼던 부숑이 드디어 베벌리힐즈에 입성한 것이다.


‘스타 셰프’ 토마스 켈러가 오픈한 캐주얼한 식당… ‘크로케 마담’ 샌드위치 최고 인기

HSPACE=5



#부숑이 특별한 이유

레스토랑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보다 더 캐주얼한 식당을 의미하는 비스트로는 그래서 보다 더 정색하지 않고 스타 셰프의 만찬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이미 라스베가스 부숑에서 식사를 해본 이들은 알겠지만 프렌치 푸드이긴 하지만 보다 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아 부담 없이 프렌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부숑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프렌치 바게뜨. 한식당의 음식 맛을 밥과 김치로 알아볼 수 있다면 당연하게도 프렌치 레스토랑은 바게뜨다. 부숑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먹는 바게뜨 맛 그대로를 재현해 내는데 너무 퍼석이지도 쫄깃하지도 않은 빵의 텍스처를 그대로 살리면서 안의 속살은 더할 나위 없이 고소하고 은은하게 씹히는 맛을 준다. 게다가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적당히 크리미한 버터 역시 부숑 바게뜨 매니아가 되게 만든다. 브레드 바스켓 없이 식탁 위에 그냥 올려놓는 것도 부숑만의 특징이므로 너무 놀라지 말길.

자그마치 토마스 켈러가 3년 가까이 공들여 만든 레스토랑답게 아름다운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바로 앞 호텔 몬타지와 가든이 훤히 내다보이는 패티오 역시 주말 오후를 느긋하게 즐기기에 그만이다. 점심과 저녁 식사 모두 제공한다.


HSPACE=5



#부숑의 메뉴는

부숑은 메뉴 가짓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메인 디시에는 닭고기, 양고기, 소고기, 생선 등 재료별로 한가지 정도이며 에피타이저와 디저트 역시 마찬가지. 부숑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메뉴로는 미국식으로 치자면 햄 앤 치즈 샌드위치 격인 ‘크로케 마담’(Croque-Madame). 한국식 부드러운 식빵에 부숑이 자랑하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햄과 치즈가 얹어 나오는 이 샌드위치는 부숑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메뉴중 하나다. 물론 스테이크 역시 다른 식당에서는 맛볼 수 없는 부숑 특유의 프렌치 소스가 따라 나와 ‘강추’하는 메뉴. 그러나 프렌치 비스트로에 온 만큼 만약 해산물 매니아라면 에피타이저로 생굴과 화이트 와인 소스를 베이스로 끓인 홍합탕도 빼 먹으면 안되겠다. 샌드위치에 따라나오기도 하고, 사이드 디시로 따로 주문할 수도 있는 ‘프렌치 프라이’ 역시 왜 이 감자튀김 앞에 ‘프렌치’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이곳에서 먹어보면 제대로 알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한인들 입맛에 모든 음식들이 좀 짜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숑 베이커리 매니아들이라면 당연하게도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인기 있는 디저트는 바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초컬릿 부숑’.
부숑은 불어로 코르크 마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 코르크 마개 모양의 따뜻한 초컬릿 케익이 이곳에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과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비스트로라는 겸손한(?) 이름과는 달린 가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메인 디시는 20~40달러선. 생굴과 캐비어 등 해산물은 최고 135달러까지 한다. 디저트는 5달러50센트에서 10달러선.

<이주현 기자>

HSPACE=5
최근 오픈한 베벌릴힐즈 부숑 식당에서 포즈를 취한 토마스 켈러.

▲주소 235 North Canon Drive, Beverly Hills
▲문의 (310) 271-9910, www.bouchonbistro.com.
▲영업시간 월~일요일 점심 11시30분~2시30분, 저녁 5시30분~10시30분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