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승욱이 이야기 - 2009년 12월 26일

2009-12-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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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승욱이 엄마입니다. 성탄절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감사한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일들을 마치고 올해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네요.

매주 화요일 저녁 10시에 컴퓨터 앞에 앉아 ‘승욱이 이야기’를 올린 지 5년째가 되어갑니다. 정말 어느 분 말씀처럼 한국일보와 함께 감히 승욱이가 성장해 간다는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글을 잘 쓰는 달란트를 주셨으면 많이 교만했을 텐데 한번도 글을 잘 쓴다고 생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저에게 글을 잘 쓰는 달란트를 주시지 않고 꾸준함과 성실함을 주셔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렇게 지면으로 찾아 뵙게 됐습니다. 처음 글을 쓸 때 마음은 장애자녀를 둔 가정도 평범하고 똑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전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중심을 잡고 왔습니다.


중심을 잡고 온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해를 보내면서 감사와 후회와 반성의 마음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건 왜일까요? 왜 더 열심으로 살지는 않았는지, 왜 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는지, 왜 더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는지, 왜 더 이웃에게 베풀지 않았는지, 왜 더 부지런하지 않았는지, 왜 더 시간을 아끼지 않았는지 왜? 왜? 왜?

후회와 반성으로 물들어 있는 부족한 모습인 저에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시고,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고, 사람들 앞에 세워주시고,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남들 다 키우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뿐인데 열심히 잘 키운다고 칭찬해 주시니 칭찬에 고래도 춤추듯이 저도 장단을 맞추어 온 것 같습니다. ‘승욱이 이야기’를 읽는 모든 분들 덕분에 저희 가정이 장애가정을 대신해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줄 압니다. 그 사랑을 언제나 마음에 새기고 또 아낌없이 나누겠습니다.

2009년이 닷새 남았네요. 일년의 끝자락을 지나며 많은 아쉬움이 있는데 인생의 12월 끝자락에는 얼마나 많은 아쉬움이 있을까요? 그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겠습니다. 2010년엔 더 진솔한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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