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투잡족’ 는다

2009-12-0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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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벌자”

뉴저지에 거주하는 김모씨(37세)의 하루 근무시간은 무려 14시간이다. 모기지 브로커로 일하는 김씨는 오전 9시부터 5시까지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후에는 자신의 업소인 맨하탄의 델리 그로서리에서 자정까지 ‘캐쉬어를 찍는’ 생활을 몇 달째 하고 있다. 김씨는 “델리만 운영하다가 장사가 너무 안되어 5개월전에 자격증을 따고 모기지 회사에 취직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출근하기 전에는 부인이 가게를 맡고 있다.

역시 뉴저지에 사는 문모씨(32세)의 경우 일반 회사에 다니면서 주말에는 2곳의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문씨는 “주말에만 일하기 때문에 회사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기회가 되면 주중에도 하루, 이틀 더 일하고 싶지만 내 조건에만 맞게 일을 시켜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두 개의 직업을 갖고 있는 이른바 투잡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몸이 고달프고 간혹
회사에서 눈치가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장기적인 불황이 지속되면서 “벌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벌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씨와 문씨처럼 직장이 두 개인 경우도 있지만 집이나 일터에서 다른 일을 겸해서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뉴욕 퀸즈에 사는 장모씨(32세)는 맨하탄의 컴퓨터 회사에 일하면서 틈틈이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제품을 판매 하고 있다. 도매업자들로부터 제품을 구입,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판매해 수익을 남기는 데 1달에 1,000달러 정도를 번다. 이처럼 좀 더 많은 수입이 필요해 “투잡이 아니라 쓰리잡이라도 갖고 싶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여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시립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소규모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씨(35세)는 “직장 생활에 지장이 없이 가외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지만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틈틈이 번역이나 통역일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맨하탄의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41세)의 경우 부수입을 위해 브로커 자격증을 획득하고 부동산 회사에 직원으로 등록까지 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영업을 하지 못했다. 김씨는 “1년에 한, 두건만 계약을 성사시켜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쉽지가 않다”며 “사실 부동산에만 전념해도 어려운 형편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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