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상품 직수입… 품질·신선도 믿을만

2009-11-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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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 식품 어떻게 미국에 들어올까

USDA 직원 한국 파견, 검역 총괄


◇과일=앞에서 주부 박모씨가 들은 한국산 배 이야기의 진위여부부터 가리자면 대답은 ‘거짓’이다.

대부분 한국 과일은 다 익은 것을 수확한 후 적정 냉장온도를 유지한 컨테이너로 미국까지 선박 운송돼 신선하게 들어온다.


2000년부터 본격화된 미국 배 수출을 위해 한국은 미국 농무부(USDA) 산하의 동식물검역소(APHIS)가 인정한 수출 단지를 조성해 이곳에서 재배된 배만 미국으로 보내진다. 또 미국 검역관이 수출 시기에 맞춰 수출단지를 직접 방문, 생산 단계, 병충해, 포장 등을 총괄적으로 검역한 후에 수출이 이뤄질 정도로 깐깐하고 세심하게 이뤄지고 있다.

포도는 수출단지가 따로 조성돼 있지는 않지만 포도 수출을 하려는 농가는 미리 한국 내 USDA 직원들에게 생산지와 포장단계까지 검역과 검사를 받은 뒤 수출 허가를 획득한 다음에서야 재배가 가능하다. 따라서 대미 수출용 포도는 한국 내수용보다 농약 잔류량이 현저히 적고 신선도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 한국산 배 수확서 미 마켓까지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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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식용색소 빼고 별도 제조

◇스낵류=마켓에 가면 가장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과자와 캔디류. 한국에서 신제품이 출시되기 무섭게 LA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만큼 가장 ‘트렌디’한 상품인 과자는 대부분 한국과 포장까지 동일하게 수입되지만 일부 품목은 수출용 제품을 따로 제조하기도 한다. 따로 제조과정을 거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식용색소. 한국에서는 허용되지만 미국 FDA가 금지하는 식용색소가 들어 있는 스낵류의 경우엔 이 색소를 빼고 수출용을 따로 제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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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건조 건어물은 반입 안돼

◇수산물=한국 인근 해는 미국 정부가 ‘청정지역’으로 분류해 놓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김, 미역, 멸치 등 수산물을 들어오는 것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마른 오징어의 경우, 실외에서 수산물을 건조시킬 경우 세균 등에 감염 우려 등을 들어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재래방식으로 말린 오징어는 수입이 힘들다. 그러나 최근엔 공장에서 기계 건조방식 등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여서 마른 오징어 수입도 쉬워질 전망이다. 이외에 활어의 경우는 수입허가를 가지고 있는 도매업자들만 취급할 수 있으며 통관 때 생선의 신선도에서부터 위생상황까지 꼼꼼히 체크해 들여보내므로 믿고 먹을 수 있다.

별도 첨가물 없어… 병 크기는 달라

◇주류=앞서 설명한 소주의 사카린 첨가 여부는 10여년 전엔 ‘진실’이었다. 그러나 10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사카린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수출제품 역시 한국에서와 동일한 성분을 갖고 있어 맛의 차이가 없다. ‘참이슬’의 경우엔 핀란드산 결정 과당을 쓴다고. 다만 미국은 주류의 경우 작은 병의 경우 375ml, 큰 병은 750ml로 규정하고 있어 한국과 병 사이즈는 다르다.

또 맥주의 ‘방부제 첨가설’은 거짓이다.

진로 아메리카 이덕 법인장은 “하이트의 경우 서울에서 제조돼 LA 소비자들에게 오는데 2주 정도 소요돼 한국 여타 도시까지의 유통기한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맥주 역시 내용물이 한국과 똑같은데 다만 맥주병의 경우 한국은 재활용 병을 사용하지만 미국에선 맥주의 재활용 병을 규제하고 있어 수출용은 새 병에 담아 태평양을 건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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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음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유가 함유된 제품과 산도가 낮은 제품. 한국은 미국이 ‘구제역’ 국가로 지정해 우유가 함유된 제품인 경우 섭씨 78도의 고온 살균한 제품만 수입 가능하다. 또 식혜처럼 산도가 낮아 운반 때 상할 위험이 있는 음료의 경우엔 수입 전 샘플을 USDA에 보내 운반 기간의 안전여부를 체크받은 허가서가 있어야 한다.

 
중국에도 FDA 직원 파견 재료 감시 

◇김치=김치 재료 중 특별히 FDA가 규제하는 것은 없다. 따라서 한국산 포장김치의 재료나 양념은 한국 제품과 모두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최근 중국산 먹거리 파동으로 미국 내에서도 중국산 식재료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한동안 중국산 고춧가루를 쓴 포장김치는 수입이 힘들었다. 그러나 올 초부터 FDA는 자체 직원을 중국에 파견, 식품공장과 회사를 철저히 조사, 감별해 블랙 리스트를 작성했는데 이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업체에서 생산 혹은 포장한 재료를 이용한 김치라면 큰 문제없이 수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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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등급’내수용보다 품질 우수

◇쌀=최근엔 ‘명품 쌀‘이라는 컨셉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프리미엄 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 ‘철새 도래지 쌀’을 수입하는 해태의 심진수 과장은 “이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같은 포장, 같은 브랜드 네임을 쓰고 있지만 속내용은 수출용이 내수용보다 훨씬 최상품이다”라고 귀띔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한 포에 깨진 쌀이 10% 내외면 ‘최상품’ 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미국에서 ‘US No 1’인증 마크를 받으려면 4% 내외여야 하기 때문이다. 깨진 쌀이 적을수록 맛이 좋은데 한국에서 수출용 쌀 도정은 아예 따로 분류해서 수출용은 같은 쌀이라도 훨씬 최상품이라고.


‘먹거리 파동’ 위기관리 능력 높아진 마켓 ·기업

최근 몇 년 새 한국산 식품과 관련해 몇 차례 먹거리 파동이 있었다. 만두에서부터 멜라닌 파동까지 주로 ‘중국산’ 원료와 관련해 생긴 일들이 대부분이다. 당시 관련 제품들이 미국에 수입되는데 ‘서류상’문제는 없었지만 한인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지는 바람에 수입 업체는 물론 한인 마켓까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한국 대기업들의 LA진출이 늘고, 한국산 식품 수입 역사도 길어지면서 이런 식품 파동 등과 같은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기업과 마켓의 대응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식품 업계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는 없지만 언론을 통해 문제가 되는 식품이 알려지면 해당 수입업체와 마켓은 소식을 들은 즉시 바로 그 제품을 회수해 반나절도 안 지나 한인 마켓에선 그 해당식품을 찾아 볼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한국 대기업 브랜드의 경우엔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자체 리콜을 실시하기도 하는 등 갈수록 깐깐해 지는 한인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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