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용직 노동자, 한인 봉인가?”

2009-10-0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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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상해보험 없는 것 악용
일 시작전 꾀병핑계 치료비 요구

길거리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를 채용했다가 종업원 상해보상 규정을 악용한 사기수법에 속아 금전피해를 당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한인 A씨는 일당 100달러를 지불하기로 하고 30일 오전 플러싱 노던블러바드의 한 마켓 앞에서 히스패닉계 일용직 노동자로 나선 한 남성을 차에 태워 맨하탄 건축현장으로 향했다.한창 일손이 필요했던 A씨지만 현장 도착 후 20분도 되지 않아 이 남성이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쓰러지더니 약속했던 일당 전액은 물론, 치료비까지 웃돈을 요구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당하
고 말았다. 당황한 A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일용직 노동 남성에게 병원행을 제의했지만 일당 100달러에 약값으로 100달러를 얹어주면 문제 삼지 않고 귀가하겠다며 노골적으로 돈 거래를 협상하고 나왔던 것.


복잡한 보험이나 소송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A씨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200달러를 그의 손에 쥐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일용직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고용하는 한인의 상당수가 종업원 상해보험(Worker’s
Compensation)에 가입하지 않은 약점을 노린 것이어서 피해자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A씨는 “경기불황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진 일용직 노동자들이 한인들을 봉으로 알고 돈을 뜯어내고 있는 것”이라며 “병원행을 굳이 거절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꾀병인줄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쪼들리다보니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며 한숨
지었다.

뉴욕주노동국의 김행보 근로기준 조사관은 “임시 채용한 일용직 노동자가 아프다고 하면 반드시 병원까지 동행해 치료받게 하고 의사 소견서까지 받아내 아픈 현상이 약속된 노동업무와는 무관함을 입증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고용주가 모든 보상 책임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일용직 노동자를 임시 고용하는 일이 무조건 불법은 아니지만 반드시 최저 임금 이상으로 약속한 임금을 실제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산출해 정확하게 지급하고 지불 영수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의 사례처럼 약속한 노동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하루 일당 전액을 모두 지불할 필요가 결코 없다는 점을 포함해 한인들이 관련 노동규정을 숙지해 피해예방에 스스로 대처할 것을 조언했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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