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업용 2012년께 회복”

2009-10-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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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가 115명 설문

공실률↑ 렌트↓
수익률 나빠져
투자자들 소극적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들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단기간 내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계법인 및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1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2011년까지 지속되고 2012년쯤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PwC의 ‘Korpacz’ 3분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단기간 내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것은 현재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당분간 상업용 건물들의 수익률 악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경우 대개 투자 첫해 예상 투자 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가 결정되는데 향후 상업용 건물들의 공실률은 높아지고 렌트비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에 선뜻 나설 투자가가 많지 않을 것이라 게 대부분 응답자들의 시각이다.

이번 조사에서 투자가들이 아파트 건물 부문의 회복이 가장 먼저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들은 아파트 건물의 경우 빠르면 내년부터 회복이 시작돼 2012년까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사무실과 공장용 건물들의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반면 소매건물의 경우 2011년 말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실 건물의 경우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롱아일랜드 등의 지역이 회복세를 이끌고 공장용 건물의 경우 오렌지카운티, 오클랜드, 포틀랜드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투자가들은 전 부문에 걸쳐 렌트비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도시 교외 지역 사무실 건물의 경우 10월 중 렌트비가 약 20%가량 하락하고 도심지역 사무실은 약 1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별로는 맨해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렌트비 하락폭이 약 20%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며 LA지역도 약 10%의 렌트비 하락이 예상된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응답자들은 또 조만간 단기 대출금의 만기가 돌아오는 건물들을 중심으로 연쇄 부도나 가격 인하 러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따라서 그동안 투자시기만 저울질 해오던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들 사이에서 곧 투자 분위기가 다시 조성될 것으로 응답자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기대했다.


현재 투자가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점은 2012년 만기가 돌아오는 1,530억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담보증권(CMBS).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06~2007년 매매된 건물들의 단기융자 만기가 2012년을 전후로 차례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에 연방정부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의 규모가 축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대부분의 은행들이 ‘몸 사리기’에 나설 경우 재융자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수익률 악화에 직면한 건물들이 만약 대출금 상환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1차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투자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업용 융자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식으로 상업용 건물의 부실을 키워왔던 은행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을 것이란 게 투자가들의 전망이다.

PwC의 수잔 스미스 디렉터는 “상업용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은행들이 자본금을 깎아 먹으면서 대출금 상환을 연장해 주는 ‘타이밍 게임’을 펼쳐 왔다”며 “하지만 대개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은 경제 회복을 뒤따라 실현되기 때문에 단시간 내 부동산 가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고 결국 은행들이 손을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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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투자가들은 10월 중 사무실 건물의 렌트비는 전국적으로 약 10~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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