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맨해턴’ (Manhattan·1977)

2009-09-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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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디 앨런의 흑백 ‘뉴욕 송가’

★★★★★(5개 만점)


뉴요커 우디 앨런의 뉴욕 송가로 고든 윌리스가 찍은 흑백촬영이 안개비처럼 신비하고 로맨틱하다.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가득한 맨해턴의 모습이 이처럼 아름답게 묘사된 영화도 없다.

42세의 TV 작가 아이작 데이비스(앨런)는 이제 심각한 글을 쓰려고 고심 중이다. 그의 애인은 아직도 고교에서 드라마를 공부하고 있는 10대의 트레이시(매리얼 헤밍웨이-헤밍웨이의 손녀로 이 역으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 한편 아이작을 둘러싸고 다른 두 명의 여자가 개입된다


하나는 자기 친구 예일의 애인인 메리(다이앤 키튼)요 다른 하나는 뒤늦게 자기가 레즈비언임을 깨닫고 가출해 버린 아내 질(메릴 스트립). 그리고 아이작은 메리와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트레이시에게 절교를 선고한다(바에 앉아 빨대로 소다를 빨아 마시면서 아이작의 이별선언을 듣는 트레이시의 양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정말 곱다). 한편 질은 자신의 결혼과 이혼 경험을 책으로 써 내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나 아이작은 메리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예일인 것을 알고 메리를 놓아준다.

아이작은 TV 직업을 버리고 맨해턴에 관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아이작은 소파에 누워 녹음기에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의 이름을 녹음한다. “어디 보자, 윌리 메이스가 있고 샘 워 식당의 게요리하고 트레이시의 얼굴…” 여기까지 말한 아이작은 벌떡 일어나 집밖으로 뛰어나가 택시를 잡으려고 하나 제대로 안되자 트레이시가 사는 아파트까지 냅다 뛰어간다.

촬영과 함께 못 잊을 것이 음악이다. 첫 크레딧 장면에서 나오는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를 비롯해 영화 내내 그의 음악이 흐르는데 음악은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과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지휘하는 버팔로 필이 연주한다.

새로 뜬 필름으로 오는 10일 하오 8시 아카데미 본부 내 새뮤얼 골드윈 극장(8949 윌셔)에서 상영된다. 입장료 5달러. (310)24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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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과 메리가 새벽 안개 자욱한 퀸스보로 다리 아래 벤치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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