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분양 ‘기지개’ 새 집 사볼까

2009-08-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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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주택 샤핑때 챙길 사항

주택 건설업체들이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건축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된 연방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7월 중 전체 신규 주택의 착공 건수가 연율기준 약 58만1,000건으로 6월에 비해 약 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전체 신규주택 시장의 약 84%를 차지하는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7월 한달동안 전달대비 약 1.7% 늘어난 49만건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단독 주택의 착공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건설업체들이 주택 시장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으로 볼 수있는 아파트나 콘도미니엄보다는 실구매자들을 노린 단독 주택의 건축을 늘려가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어느정도 안정세를 되찾아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단독주택 착공·허가건수 증가
거품 뺀 분양가에 각종 인센티브
빌더 찾기보다 에이전트 고용 유리
업그레이드 항목 미리 정해야



주택 경기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건축허가 건수의 통계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월중 다가구 주택에대한 건축허가 건수는 전달에 비해 26%나 줄어든 반면 신규 주택을 대상으로한 건축허가 건수는 5.8% 늘어났다.

건설업체들이 조만간 신규 단독주택 시장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보여 최근 경쟁적으로 철수를 서둘렀던 분양 사무실들도 속속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거품을 쏙 빼고 현실을 반영한 분양가, 클로징 비용, 업그레이드 비용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새 집 구입에 더없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 집 구입시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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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힐스에서 분양중인 신규주택단지. 새 집 구입시 빌더측의 에이전트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도록 주의한다.


- 에이전트를 고용한다

분양 사무실에 상주하는 세일즈맨들은 대개 건축업체(이하 ‘빌더’)가 고용한 에이전트들인 경우가 많다. 빌더가 셀러인 점을 감안하면 셀러의 에이전트인 셈이다. 이처럼 빌더로부터 고용된 에이전트들은 단순히 모델 하우스를 구경하러온 방문자들도 바이어로 만들어 계약서에 서명하게끔 하도록 하는 고도의 훈련을 거친 ‘선수’들이다. 거래당 수수료를 받지만 다량의 리스팅을 거의 독점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에이전트의 수수료율보다 낮은 것이 대부분이다. 수수료가 낮을 경우 빌더로부터 급여를 받기도한다. 그렇기때문에 소속회사의 ‘제품’인 주택에 대해 좋은 점만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이어의 에이전트를 고용할 경우 에이전트에게는 고객인 바이어를 위해 충실히 일한다는 ‘신탁의무’(Fiduciary Duty)가 발생한다. 이같은 의무 하에 에이전트는 반드시 바이어에게 해당 주택의 장점은 물론 단점에 대해서도 알려주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많은 빌더가 바이어의 에이전트에게도 수수료를 제공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바이어는 자신의 에이전트와 수수료 금액에대해 상의해 볼 수 있다. 설사 바이어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라도 가격 인하 등 기타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이끌 수 만 있다면 수수료가 제몫을 하는 셈이다. 또 에이전트를 통하면 감정적으로 거래에 임해 저지르게 되는 불필요한 실수를 방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 빌더가 추천하는 융자은행을 반드시 이용할 필요는 없다

바이어가 구매에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면 빌더들은 자신이 추천하는 융자 은행을 이용해 융자를 받을 것을 권한다. 바이어의 융자 심사와 진행 과정을 신속히 확인할 수 있기때문이다. 만약 바이어의 융자 자격이 미달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기 바이어들과 매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빌더에게 있다. 빌더가 아예 융자은행을 설립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빌더의 은행을 이용할 경우 업그레이드 비용을 제공해준다거나, 기타 클로징 비용을 제공해주는 식으로 바이어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그만큼 융자 조건이 타은행에 비해 불리할 수도 있다.


빌더가 추천하는 은행은 물론 타은행들이 제공하는 융자 조건에 대해서도 발품을 팔며 부지런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왕이면 자신의 금융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현재 거래 은행을 찾아 융자 상담을 한다면 심사과정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이때 각 은행에 예상되는 월페이먼트 금액과 각종 비용을 정리한 서류 ‘GFE’(Good Faith Estimate)를 요청하는데 이를 통해 각 은행의 융자 조건을 검토할 수 있다.


- 각종 옵션 및 업그레이드 비용을 확인한다

빌더들은 업그레이드 판매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은 건축에 들어간 비용만 받고 팔더라도 업그레이드 판매를 통해 수익을 보전받는 식이다. 빌더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개인 인테리어 업자들의 비용보다 다소 비싼 이유다. 자신에게 필요한 업그레이드 항목을 미리 정해 놓은 뒤 빌더 측의 디자이너를 만나면 충동적으로 업그레이드 항목을 추가하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케이블 연결장치나 기타 전기 관련 업그레이드는 빌더를 통해 설치하면 비용과 절차상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때때로 융자은행이 일부 업그레이드와 옵션 항목에 대해서 융자를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은행측에 사전에 문의해 필요가 있다. 또 업그레이드 항목을 결정한 뒤 매매계약을 부득이 취소해야 할 경우 일부 업그레이드 비용을 바이어에게 물리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 빌더에 대해 조사한다

빌더의 평판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도움이 된다. 일부 빌더는 건축한 주택단지에서는 결함이 다수 발견돼 주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하기도 한다. 법원의 소송 일지를 통해서 해당 빌더의 피소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빌더로부터 이미 집을 구입한 주민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인터넷 토론방을 통해서도 빌더의 평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또 일부 빌더는 바이어가 구입한 주택에 반드시 거주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새 집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는 이 점도 확인해야 한다.


- 전문 홈인스펙터를 통해 집 점검

반드시 라이선스를 갖춘 홈인스펙터와 집을 점검한다. 새 집이라도 결함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 집이라고 안심하고 홈인스펙션 절차를 무시한 채 구입했다가 냉난방 시스템이나 배수관련 문제가 발생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을 겪게 된다. 인스펙션 때에는 반드시 참석해 결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인스펙터와 상담하는 등 새 집을 구입하더라도 적극적인 바이어의 자세가 요구된다.


- 법률 전문가와 상담한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주택 매매 계약서의 내용에 대해 검토를 의뢰한다. 새 집 구입 때에 빌더가 작성한 매매 계약서를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빌더가 작성한 계약서는 내용이 간략한 반면 흔히 사용되는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의 계약서 내용과 다소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건축에 사용된 특정 자재 중 일부가 인체에 해를 줄 수도 있고 이같은 내용을 바이어에게 알린다라는 내용 등이 추가될 수도 있다. 이밖에도 바이어에게 매매를 취소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지 이에 따른 손해 비용이 얼마인지 등을 알아보고 빌더와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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