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행차압매물 투자 아는만큼 성공한다

2009-08-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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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바이어스 마켓’으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REO 시장에서만큼은 이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REO란 ‘Real Estate Owned’의 약자로 흔히 은행 차압매물을 일컫는 용어이다. 최근 이 매물을 구입하려면 여러 바이어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함은 물론 심지어 리스팅 가격을 웃도는 가격에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전준비 없이 ‘나도 한번 사볼까’하는 생각으로 REO 매물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바이어 자신은 물론 에이전트의 시간과 노력을 동시에 허비하며 헛물만 켜기 십상이다.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주택시장에 쏟아져 나왔던 REO 매물들이 올 여름을 거치면서 거의 다 소진된 상태다. 지난 해만 해도 한때 20여개의 REO 리스팅 보유를 자랑하던 REO 전문 에이전트들도 이제는 ‘일반 매물로 눈을 돌릴 때’라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다. 주택 차압률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융자 은행들이 REO 매물의 수급을 조절해온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의 심리회복을 엿본 은행들이 이르면 올 늦가을부터 REO 매물을 시장에 다시 풀 것이라는 이야기가 부동산 및 융자업계에서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다시 한번 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준비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같은 REO 매물들을 실수 없이 구입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아본다.


구입액-리스팅 가격 비교
적정 오퍼금액 정할수 있어
사전 융자승인서 첨부하면
‘낙점’가능성 더 높아져
에스크로 비용 등 분담 제의하면
경쟁력 있는 오퍼 작성할수 있어

◇ 해당 매물의 히스토리를 점검한다.


히스토리 가운데에서도 은행 측에서 해당 매물을 얼마에 구입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금액은 대개 부동산 차압 때 사용되는 신탁양도 증서(Trustee’s Deed나 Sheriff’s Dee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증서들은 해당 카운티 오피스에 방문하면 일반인도 열람이 가능하지만 부동산 에이전트와 협력하는 타이틀 회사를 통해 쉽게 구해볼 수 있다.

증서를 통해 은행이 구입한 금액과 현재 리스팅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은행 측이 차압을 통해 해당 매물을 사들인 금액과 차압 전 가장 최근의 융자금액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는 REO 매물 대부분의 가격이 이 두 가격의 중간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당매물의 히스토리를 점검함으로써 본인의 오퍼 금액을 결정하는데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 ‘COMP’을 조사한다.

COMP이란 ‘Comparable’의 약자로 비교대상이 되는 매물을 뜻하며 부동산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중 하나다. 만약 맘에 드는 REO 매물이 있다면 에이전트의 도움을 얻어 인근의 COMP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주택가치는 대부분 주변 시세를 가장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COMP을 통해 매물의 가격이 적정한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COMP을 조사할 때 해당 매물이 위치한 인근 지역에서 최소 3개월 내에 거래된 매물들의 가격을 조사해 보는데 이때 주의할 것은 해당 매물과 조건이 비슷한 매물들을 골라 비교해야 한다. 조건으로는 침실 및 욕실 수, 건물 크기, 대지 크기, 구조, 부대시설 등이 있다.

거래된 매물 외에도 현재 에스크로가 진행중인 매물의 리스팅 에이전트에게도 연락해 계약이 체결된 금액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확한 답변을 얻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일 테지만 그래도 체결 가격에 대한 대략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해당 매물 리스팅 에이전트의 거래 실적을 조사한다.


REO 매물들은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 주택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에이전트들은 은행과 계약을 맺고 일정 지역의 여러 리스팅을 다룬다. 그래서 대개 동일한 방식으로 리스팅 가격을 산정하고 오퍼 수락 금액을 결정하게 된다.

특정 리스팅 에이전트의 최근 거래 실적을 통해 리스팅 가격과 거래 가격을 비교해봄으로써 수락 가능성이 높은 오퍼가격을 산정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REO 전문 에이전트의 리스팅들이 리스팅 가격보다 평균 5%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면 리스팅 가격보다 6% 높은 가격으로 오퍼를 작성할 경우 수락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 리스팅 에이전트의 인포메이션은 ML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요청하면 얻을 수 있다.


◇ 오퍼 작성 전 앞서 들어온 오퍼가 몇 개인지 확인한다.

만약 미리 제출된 오퍼가 하나도 없다면 자신의 오퍼가 받아들여 질 확률이 높다. 또 리스팅 가격보다 오퍼 가격을 조금 낮춰 작성해도 경쟁해야 할 바이어가 없기 때문에 시도해 볼만 하다. 그러나 자신의 오퍼 외에도 2개 혹은 더 많이 제출된 상태라면 오퍼 작성 전에 몇 가지 사항을 더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앞선 오퍼가 2~3개 정도라면 오퍼 가격을 리스팅 가격보다 높게 작성하는 것 정도를 고려해볼 수 있다. 만약 오퍼가 10개 이상 제출된 상태라면 이중 ‘전액 현찰’(all cash offer)로 구입하겠다는 오퍼가 포함됐을 확률이 높고, 이 경우 자신의 오퍼금액 또는 다운페이 금액을 가능한 높여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다른 오퍼들과 경쟁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 ‘융자 사전 승인서’(Pre-Approval Letter)를 반드시 첨부한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서 융자 사전 승인서란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총알에 비유된다. ‘융자사전 심사’(Pre-Qualification Letter)가 있긴 하지만 바이어의 크레딧과 소득 등을 검토해 작성된 사전 승인서가 더 공식적인 서류라서 셀러 측에서 더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REO 매매의 경우 셀러가 은행이므로 무엇보다도 은행 측의 구미를 당기는 승인서 작성이 관건이다. 가능하다면 리스팅을 소유한 은행을 통해 사전 승인서를 발급 받는다면 효과 만점일 것이다. 자신의 은행이 정한 융자 기준을 거친 바이어와 에스크로를 오픈한다면 융자 승인과 관련된 절차를 다소 얼마만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 주택 점검 및 수리와 관련된 사항을 까다롭지 않게 한다.

REO 매물은 결함이 발견되더라도 수리에 대한 보장이 없는 ‘As-Is’ 세일인 경우가 많다. 설사 은행이 수리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무리하게 수리를 요구하기보다는 에스크로를 진행하면서 크레딧을 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통상 바이어에게 오퍼 수락 후 17일간의 점검기간이 주어지는데 이 기간도 10일 이내로 단축해 오퍼를 작성한다면 은행 측의 눈에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바이어는 나름대로 홈인스펙터를 미리 선정해 오퍼 수락 후에 지체 없이 홈인스펙션을 실시할 수 있도록 예비하는 지혜도 요구된다.

이밖에도 대개 셀러가 부담하는 비용들을 바이어가 분담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오퍼를 작성할 수 있다. 에스크로 비용은 물론이고 각종 트랜스퍼 비용 등을 나눠 낼 수 있고 은행 측에게 타이틀 보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은행 차압매물은 사전에 꼼꼼히 따져보고 오퍼를 작성해야 투자 성공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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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물 구입 때 해당 매물은 물론 리스팅 에이전트의 거래실적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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