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침햇살 황금빛 계곡 멋진 파노라마

2009-07-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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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옐로스톤 여행기 <하>

400마일 바위 봉우리… 그랜드 티튼 위용
잭슨 호수에 비친 절경 절로 탄성이
귀로에 돌아본 솔트레익 구리광산 장관


▲셋째 날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 옐로스톤으로 다시 향한다.

온도가 낮은 이른 아침 가이저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나무 사이로 물안개가 올라오는데 바로 영상을 통해 수없이 만났던 장면들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왠지 오늘은 감동의 장면들을 수없이 목격할 것 같은 기대감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를 첫 관광지부터 만난다. ‘옐로스톤의 그랜드캐년’(Grand Canyon of the Yellowstone)이라고 불리는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 바로 국립공원의 이름을 만들어낸 장소로 ‘노란 바위’들의 협곡이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아침 햇살로 인해 바위들이 금빛을 내면서 반짝이고 있는데 그 사이로 308피트 높이의 폭포(Lower Fall)가 큰소리를 내면서 수만갤런의 계곡물을 토해내고 있다. 비록 높이로는 그 유명한 요세미티의 폭포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시원하게 계곡을 가르면 떨어지는 폭포는 장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옐로스톤 강변을 따라 다음 목적지인 웨스트 섬(West Thumb)으로 이동한다. 중간에 만난 헤이덴 밸리(Hayden Valley)는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버펄로 서식지 수백마리의 버펄로 떼가 조용하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게 눈에 들어온다. 배가 부르면 아무 생각 없이 초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옐로스톤의 또 다른 별천지 웨스트 섬에 도착했다. 레익 타호처럼 맑기로 유명한 옐로스톤 레익 한켠을 자리하고 있는 웨스트 섬은 작고 예쁜 가이저와 온천들과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옐로스톤만이 지니고 있는 또 다른 매력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한다.

오후로 들어서면서 관광버스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벗어난다. 바로 남쪽에 있는 그랜드 티튼 국립공원으로 향하기 위해서다.

초기에 남자 사냥꾼들만이 득실거리는 주여서 여자가 그리웠던지 산봉우리를 ‘유방’(Teton)이라 부르면서 만들어진 이름인데, 한때 여자를 모으기 위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여자에게 투표권을 주었다고 한다.

오일 재벌 존 록펠러(Rockerfeller)의 아들이 경치에 반해 이 지역을 구입하였고 나중에 연방 정부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지금도 89번 도로는 ‘John D. Rockerfeller Jr. Memorial’ 하이웨이로 지칭되고 있는데 이 길을 따라 국립공원으로 진입한다.


아란 랏드가 주연하여 아카데미상 획득한 ‘셰인’(Shane)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은 끝없는 지각활동으로 큰바위들이 떨어져 부서지면서 ‘티튼 단층’을 형성하였고 양면의 바위들은 측면 활동을 하면서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많이 깎여 여러 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 11개 7,000피트 이상의 40마일 봉우리들을 만들었으며 가장 높은 그랜드 티튼은 1만3,770피트이다.

높은 산에 눈이 쌓이고 빙하가 녹으면서 퇴석이 되고 후에 호수가 됐다. 마치 알프스를 보는 듯 아름다운 산세와 호수는 신에게 기도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2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이곳은 아이다호 쪽에서 보면 칼로 자른 듯 하늘을 배경으로 한 첨탑의 퍼레이드 같고 반대쪽 잭슨에서 바라보면 일본 후지 같이 기슭부터 정상까지 가파른 경사를 이루어 우뚝 솟아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특히 바람이 없는 날 아침 호수에 비친 티튼의 영상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다.

인디언 여인과의 슬픈 사랑의 전설이 있는 가장 아름다운 제니(Jenney) 호수에서 말을 타고 티튼산을 둘러보는 트레일은 시상이 저절로 떠오르는 멋진 길이다. 티튼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들이 하이웨이 곳곳에 있다. 잭슨 호수 사이로 비춰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쉴새 없이 나온다.

유명한 스키 관광 타운인 잭슨 홀에서 스테이크로 점심을 해결한다. 이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티튼의 1만450피트 지점에 오른다. 장관의 파노라마 뷰에 탄성이 터진다.

▲넷째날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솔트레익으로 향하는 날이다.

아침식사 후 첫날 방문했던 라바 온천(Lava Hot Springs)에서 다시 몸을 담근다. 넓은 온천에 미국인 노인 부부 한쌍 외에 우리 팀이 전부다. 10분쯤 욕을 하고 있으니 또 다른 단체 방문객이 온천으로 들어오는데 역시 LA에서 온 한인 관광객들이다. 한인들이 온천 전체를 전세 낸 것 같다.

솔트레익에 도착해 점심식사를 끝낸 후 마지막 관광코스인 구리광산에 간다. 세계에서 인간이 만든 가장 큰 구멍으로, 이름 하여 ‘빙햄 캐년 광산’(Bingham Canyon Mine)이다.

중국의 만리장성과 함께 우주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인공 구조물의 하나이다. 솔트레익시티에서 서남쪽 25마일 지점에 있는데 꼬불꼬불 오퀴르산 6,600피트 고지까지 오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노천 구리광산이 눈에 들어온다. 내린 깊이만 자그마치 800m이다. 1905년 노천 채굴이 시작되어 50억톤의 원광석을 채굴하였으며 현재도 상당량의 광석을 채굴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전망대에 오르면 100여명을 배경으로 해도 다 가려지지 않는 거대한 타이어가 보인다. 그 뒤로 펼쳐진 장관을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난다. 지름 2.5마일 깊이 0.5마일 전체 넓이가 1,900에이커에 이른다.

구리광산 관광을 끝내고 LA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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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의 그랜드 캐년이라고도 불리는 ‘어퍼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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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라는 구리광산을 돌아본 것은 특별한 경험이며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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