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상정복 최단 코스…경사 급해도 운치 그만

2009-07-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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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명산을 찾아서

# 매리온 마운틴 트레일(Marion Mt. Trail, San Jacinto Mountains)

샌하신토 산(San Jacinto Mountain)의 지도를 보면 많은 등산로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는데 특히 아이딜와일드(Idyllwild)에서 시작하여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트레일이 7개나 된다. 여기서 소개하는 매리온 마운틴 트레일(Marion Mountain Trail)은 트램웨이(Tramway)를 이용하지 않고 샌하신토 정상을 가장 단시간에 오를 수 있는 루트이다.

매리온 마운틴 트레일은 세 구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과 만나는 처음 2.8마일 구간은 경사가 제법 급하지만 울창한 수목들이 햇빛을 가려주고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있어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PCT에서 리틀 라운드 밸리(Little Round Valley Camp)까지의 두 번째 구간은 길이 완만하면서도 경치가 수려하고 등정 도중 샌고고니오(San Gorgonio)와 마운틴 볼디(Mt. Baldy)를 볼 수 있다.


리틀 라운드 밸리 캠프에서 정상까지의 1.3마일은 바위와 나무가 어우러진 샌하신토 특유의 지형을 보여준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길목이 힘들지만 청량한 공기와 파인트리의 향기가 산속에 은은하게 퍼져 있어 기운을 북돋워준다.
정상 밑자락에서 롱밸리, 험버 팍 등 다른 지역에서 올라오는 길들과 합쳐지는데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0.3마일로 되어 있다. 곧이어 돌로 만든 대피소가 나오고 바위 무더기로 쌓인 정상에 서면 힘든 마음은 사라지고 상쾌한 기분만 남는다.

1800년대의 자연보호주의자 존 무어(John Muir)는 “샌하신토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곳보다도 장엄하다”고 말했다. 자연을 사랑하여 미 서부의 많은 산들을 답사했던 그의 배낭에는 빵 몇 덩어리와 녹차 반 파운드, 담요 3장이 전부였다고 한다. 지금은 존 무어가 샌하신토를 등반할 때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등산로가 잘 닦여 있고 표지판도 훌륭하게 설치되어 있다. 다만 정상에서 펼쳐지는 경관을 보고 느끼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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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하신토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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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주변으로 솟은 파인트리 숲.


■ 가는 길

LA에서 10 Fwy 동쪽으로 운전하여 팜스프링스(Palm Springs)를 못미처 나오는 243 Hwy 산길을 따라 20마일을 운전하면 왼편으로 매리온 마운틴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1.5마일 정도 올라가면 왼편으로 주차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곳은 야생보호구역이므로 먼저 아이들와일드(10 Fwy에서 25마일 지점)에 있는 연방 산림국(US Forest Service)에서 등산 허가서를 받은 후 등반하도록 한다.

■ Etiwanda Peak

거리 : 왕복 12마일
등반고도 : 4,500피트
소요시간 : 8시간
난이도 : 5(최고 5)
Season : 5~11월
추천등급 : 4(최고 5)

(자료제공 김인호 산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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