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돗자리 펴고 바비큐 불 지피면… “멀리 안 가길 잘했지”

2009-06-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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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인근 피크닉 공원

돗자리 펴고 바비큐 불 지피면… “멀리 안 가길 잘했지”

LA 대부분의 호수에는 송어와 메기가 매달 방류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쉽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본격적인 피크닉 시즌이 시작됐다. 주말마다 가족단위로는 물론 교회나 직장 등 단체로 열리는 피크닉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LA 인근에는 정성스럽게 준비한 도시락을 싸들고 가족이나 교우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주말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공원들이 수없이 많다. 특히 LA 카운티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리저널 공원들은 바비큐 등 각종 피크닉 시설이 완벽하고 레크리에이션 시설과 대부분 대형 호수까지 공원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더욱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다. 벼르고 별러 충분히 계획을 세워 멀리 떠나는 여행이 좋긴 하지만 그러다간 대부분의 경우 또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피크닉은 큰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 음식만 챙겨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면 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휘발유 가격 걱정도 필요 없다. 피크닉 시즌을 맞아 LA에서 부담 없이 주말에 나설 수 있는 숨겨진 피크닉 공원들을 알아본다.


타운서 20분거리 구릉지대 하이킹·낚시, 올림픽 숲도


케네스 한 주립공원(Kenneth Hahn State Recreation Area)


LA 한인타운에서 단 20여분 거리에 있는 흑인 부촌 볼드윈 힐스 구릉 위에 서면 눈 아래 LA의 시가지와 멀리는 샌타모니카, 샌개브리엘 산맥의 스카이라인, 마리나 델레이의 해변, 그리고 LA 국제공항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지만 이곳을 찾는 한인은 거의 없다.

특히 볼드윈 힐스에 있는 케네스 한 주립 레크리에이션 공원은 LA시에 있는 여러 공원 중 그 시설과 규모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LA 한인타운에서 단 20분 거리에 있지만 흑인타운에 있다는 이유로 주말 한인의 모습을 좀처럼 찾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84년 LA 올림픽 때 조성된 올림픽 포레스트(Olympic Forest), 매달 송어와 메기가 방류되는 대형 호수, 그리고 여러 개의 하이킹 트레일이 있는 케네스 한 주립 레크리에이션 공원은 자녀 동반으로 흑인들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주말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서쪽으로 컬버시티 그리고 남쪽으로 잉글우드와 이웃하고 있는 공원은 한인타운에서 LA 공항을 갈 때 프리웨이를 타지 않고 라시에네가 블러버드를 이용할 경우 스쳐 지나치는 곳이다.

이곳에 가장 먼저 방문할 곳은 22회 LA 올림픽 게임에 참가한 140개 국가를 대표하는 각국의 ‘나라나무’가 심어져 있는 올림픽 포레스트. 6개의 식물 분포대로 구분돼 조성되어 있는 인공 숲에는 한국의 나라나무 무궁화도 물론 있다.

포레스트에는 동양식 다리와 연꽃의 봉우리를 한창 맺고 있는 연못이 있다. 연못 가운데에는 동양을 상징하는 아담한 석탑도 보인다. 지난 1932년에 열린 첫 번째 LA 올림픽 때에는 공원이 있는 볼드윈 힐스에 당시의 선수촌이 있었다고 하니 이곳은 여러모로 올림픽하고 인연이 매우 깊은 곳이다.

어린이 놀이터, 호수, 시냇물, 작은 폭포 등 인조부대 시설과 넓은 잔디밭 안에 뛰어난 피크닉 에리어가 조성되어 있다.


주말 도시락을 준비해 파노라마 뷰로 들어오는 LA시의 경치를 보면서 아이들과 한나절을 보내기 안성맞춤인 이곳에서는 낚시도 할 수 있으며 피크닉 장에 바비큐 그릴까지 있다. 단체 피크닉이 가능하다.

하이킹 코스도 유명하다. 올림픽 숲을 돌아보며 오솔길로 올라가면 종려나무 숲과 마주치며 소폭포와 작은 동굴이 있는 인조 오아시스에 이른다. 계속 언덕 위까지 난 오솔길을 따라 비스타포인트에 올라 절경을 즐긴다. 왕복 2.3마일이며 구릉이 매우 낮기 때문에 초보자는 물론 어린 아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다.

공원은 일출에서 일몰까지 오픈한다.

주소: Kenneth Hahn Recreation Area, 4100 S. La Cienega Bl. Los Angeles, CA 90056
문의: (323)298-3660 www.parks.ca.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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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에서 단 20분 거리에 있는 케네스 한 주립 레크리에이션 공원은 LA시에 있는 여러 공원 중 그 시설과 규모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프랭크 보넬리 리저널 팍 (Frank G. Bonelli Regional Park)

LA에서 동쪽으로 30여마일 떨어진 샌디마스(San Dimas)에 있는 호수공원으로 LA 카운티에서 피크닉 공원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가족끼리 그늘에 모여 앉아 주말 한때를 보내기에 아주 적당한데 밤색 원목으로 덮은 정자가 적당히 배치되어 있다. 호숫가에는 간간이 수초가 자라고 물오리가 떠다니는 정감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53에이커에 달하는 저수지에서는 보트를 비롯한 각종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수영도 할 수 있는 백사장이 있다. 말을 빌려 승마할 수도 있다. 가격은 시간 당 성인이 30달러 선.

피크닉 장소에는 급수 시설과 화장실 시설이 완벽하며 1,500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어 단체모임도 가능하다. 캠프 사이트로 600여개가 있으며 이곳에도 바비큐 코너와 상수도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공원은 일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된다. 주차료는 8달러.

공원 위치는 10번 프리웨이와 2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데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동쪽 방향으로 가다가 코비나(Covina)시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면서 만나는 210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들어선다. 바로 비아 버데(Via Verde) 애비뉴가 나오면 내려서 안내판을 따라 저수지에 진입한다.

주소: 120 Via Verde Park Road San Dimas, CA 91773
문의: (909)599-8411


엘도라도 리저널 팍(El Dorado East Regional Park)

롱비치 공원국이 관리하는 450에이커의 공원으로 이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매년 추수감사절이면 한인천주교인들의 합동미사가 열리는 곳인데 이같이 4,000~5,000명이 함께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넓은 장소가 공원 중앙에 마련되어 있다.

25인 이상의 피크닉 경우 허가증이 필요한데 전화만 걸면 친절하게 허가증을 우편을 통해 보내준다. 허가증은 무료이다.

단체 피크닉 장소를 예약할 때는 장소에 따라 80~200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며 예약은 늦어도 행사일 2주 전에 해야 한다.

가족이나 단체 피크닉 장소는 물론 양궁장, 캠핑장, 기차 정거장, 자전거 도로, 어린이 놀이터, 조랑말 타는 곳 등 다양한 종류의 레저를 즐길 수 있다. 낚시를 할 수 있는 호수가 있으며 호숫가에는 남가주 최대 규모의 디스크 골프장이 있어 신종 레포츠인 디스크 골프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엘도라도 익스프레스 기차는 1인당 2달러 선에서 운영된다.

605번과 405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곳 동쪽에 위치한 이 공원은 매일 오전7시∼오후 5시 문을 열고 주차료는 주중 5달러, 주말 7달러이다.

주소: 7550 E. Spring St. Long Beach
문의: (562)570-1773


랠프 클락 리저널 팍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에 있는 아름다운 시민 공원으로 인근 풀러튼, 라미라다 지역의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리저널 팍이다. 오렌지카운티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동물들을 전시하는 소규모 박물관(The Interpretive Center)도 공원에 있다.

105에이커의 면적에 소프트 볼 구장, 배구장, 테니스 코트 등 각종 운동시설이 완벽하며 야외연극을 위한 앰피 디어터, 낚시할 수 있는 호수 등이 공원 내에 갖춰져 있다. 낚시를 하려면 캘리포니아 낚시 허가증이 필요하다.

단체 피크닉은 사전 예약이 필요한데 공원에서 가장 넓은 피크닉 장소인 로스 코요테스 그로브의 경우 150명이 모임을 가질 수 있으며 사용료는 하루에 200달러 선이다. 이외에도 65달러 정도를 지불하는 10여개의 단체 피크닉 장소들이 공원 곳곳에 있다. 교통도 편리해 주말이면 항상 한인 교회나 단체의 모임이 열린다.

1956년부터 1970년까지 가주 교통국이 프리웨이의 건설을 위해 필요한 모래와 자갈을 공원자리에서 파낼 때 발굴된 고대동물 화석 모형들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데 40만년 전 매머드나 고대 낙타 같은 주라기 동물들의 화석을 보면서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한다. 고대 고래화석도 있다.

공원은 오전 7시부터 일몰까지 오픈하며 주차료는 주말 5달러, 주중 3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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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 클락 리저널 팍에는 오렌지카운티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동물들을 전시하는 소규모 박물관도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 Beach Blvd.에서 내려 좌회전해 북상하다 Rosecrans Ave.를 만나 우회전한다. 그러면 공원이 오른쪽에 나타난다.

주소: 8800 Rosecrans Ave. Buena Park
문의: (714)973-3170
www.ocparks.com/clarkpark


발보아 레익(Balboa Lake)

밸리 우들리 공원 레크리에이션 지역 중앙에 있는 대형 호수로 밸리 주민의 소중한 쉼터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많은 주민들이 넓은 공원에서 곳곳에 있는 테이블에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펼쳐놓고 초여름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피크닉을 즐긴다.

호수를 따라 1.3마일의 하이킹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다. 트레일에는 자전거나 스케이트보드가 들어설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어린 자녀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호수를 누비며 수백 마리의 오리는 한가하게 물장구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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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보아 공원에는 여러 개의 넓은 잔디밭 안에 피크닉 에리어가 조성되어 있다. 단체 피크닉도 가능하다.

여느 공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커다란 왜가리(heron)도 하이커의 눈길에 아랑곳하지 않고 벌레 찾기에 여념이 없다. 강태공들이 입질을 기다리는데 고기잡이에는 관심이 없고 옆 친구들과 잡담만 무성하다.

멋지게 만들어진 어린이 놀이터에 아이들을 풀어놓는다. 그네, 미끄럼틀 외에도 정글짐, 미로, 시소, 말타기 등 일반 놀이터에서는 볼 수 없는 놀이기구들이 즐비해 아이들이 테마 공원에 온 느낌을 받는다. 주말에는 발로 노를 저어 물놀이를 하는 페들 보트(peddle boat)가 호수에 띄워진다. 가격은 시간 당 10달러 선으로 저렴하다. 카약도 렌트해 주고 모형보트도 빌릴 수 있다.

우들이 공원에는 일본 정원과 골프장 양궁장 등 여러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뛰어나다.

주소: LAKE BALBOA, 6300 Balboa Blvd. Van Nuys, CA 91406
문의: (818)756-9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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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면서 주말을 보낼 수 있는 발보아 호수.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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