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고- ‘레몬 트리’

2009-06-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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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든 에란 리클리스는 이스라엘의 뛰어난 감독 중 한 사람으로 그는 이 영화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영화에서 유머와 드라마, 비극과 코미디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다채로우나 매우 어두운 이야기를 함유하고 있는 불가능한 혼란을 황당하게 서로 섞으려고 했다.” 영화는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얘기다. 얘기와 감정을 지닌 영화로 폭발적인 배경을 가진 복잡하고 미묘한 상황을 유연하게 관통하고 있다.

미망인 살마는 이스라엘과 웨스트뱅크를 가르는 그린라인 국경지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 국방상이 살마의 바로 이웃으로 이사하면서 그의 경호원들이 살마의 레몬 밭이 보안 유지에 방해가 된다면서 제거하기로 결정한다. 살마와 젊은 변호사 지아드는 이 문제를 이스라엘 대법원까지 끌고 올라간다.

한편 국방상의 아내 미라는 살마를 동정하면서 둘이 모두 자신들이 유지해 나갈 수가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미라는 남편을 떠나기로 하면서 자신의 출구를 마련한다.


‘레몬 트리’는 필견의 영화다. 우리는 여기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계속되는 갈등을 포용할 수 있는 인간적 질을 보게 된다. 그리고 둘을 갈라놓는 장벽의 건설은 스스로를 비참함의 테두리 안에 가두는 일임을 알게 된다. 시의에 맞는 영화로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DVD로라도 꼭 보기를 권한다.

해리엣 로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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