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고나면 급등 ‘환율 비명’

2009-02-21 (토) 12:00:00
크게 작게
유학생 학업 포기 속출
주재원은 발만 동동

1년전 중학생 아들의 조기유학을 위해 뉴욕에 온 김혜선(45)씨는 요즘 신문 보기가 겁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환율 때문이다.

급기야 20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서자 김 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미국으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1,000원선이던 환율과 비교하면 매월 3,000달러씩 받는 김 씨의 입장에서는 매월 150만원이 더 들어가게 된 것이다. 김 씨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귀국결심을 하다가도 실망할 아이를 생각하면 그 결정도 쉽지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연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환율 폭탄’으로 인해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기러기 가족과 유학생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부 기러기 가족들은 김 씨의 사례처럼 귀국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으며 유학생들은 올들어 휴학하거나 아예 학업을 포기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뉴욕대학교 유학생인 이 모군은 “생활비로 매달 1,500달러를 받았는데 부모님께 환율 급등으로 송금에 부담을 느끼시는 거 같아 휴학을 했다”며 “지난해 연말을 기해 한인 유학생들 사이에 휴학을 선택하거나 공부를 포기하고 귀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재원 가족 역시 환율부담으로 역이주를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실제로 한국행 보따리를 들고
되돌아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한국 지상사 의 한 주재원은 “월급을 원화로 받고 있는 상황에 환율 폭등으로 인해 미국내 거주가 불가능할 정도로 봉급이 대폭 삭감됐다”고 말하고 “타회사 직원 중에 이 같은 이유로 이미 한국으로 되돌아간 사례가 있어 현재 한국 본사에 귀국 신청을 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들어 한인은행의 지점들 객장은 한국에 송금을 보내려는 고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환율 폭등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는 손님들이 대부분으로 은행들마다 지난달에 비해 50% 이상 송금 손님들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김노열 기자>
HSPACE=5

A1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