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줄리아 로버츠 돌아온다

2009-0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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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메우지 못한 그녀의 공백”

줄리아 로버츠 돌아온다

‘사기’에서 라이벌 역의 클라이브 오웬과 담소하는 줄리아 로버츠.



아내와 어머니로 8년여 가정에 충실
로맨틱 코미디 작품 ‘사기’내달 20일 개봉

1990년대 남녀를 통틀어 할리웃 최고의 흥행스타 중 하나였던 줄리아 로버츠(41)가 8년만에 스크린에 주연 배우로 복귀한다. 로버츠가 그동안 은막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지난 2001년 두 로맨틱 코미디 ‘아메리카의 연인들’과 ‘멕시칸’을 끝으로 주연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로버츠는 그 대신 세 아이를 키우고 잠깐 브로드웨이 무대에 출연하는가 하면 만화영화에 목소리를 빌려 주면서 할리웃의 각광을 벗어난 생활을 했다.


물론 로버츠는 그동안에도 ‘모나 리사의 미소’와 ‘클로저’ 그리고 ‘오션의 11인’과 ‘찰리 윌슨의 전쟁’ 등 영화에도 나왔지만 이들은 모두 앙상블 영화들이었다.

로버츠가 8년 만에 본격적으로 주연 여우로서 은막에 복귀하는 영화는 그의 전매특허이다시피 한 로맨틱 코미디 ‘사기’(Duplicity). 토니 길로이가 각본을 쓰고 감독하는 이 영화에서 로버츠는 전직 CIA 요원으로서 대기업에 고용돼 거대한 이권이 달린 제품생산의 공식을 빼내려고 경쟁회사의 직원과 기지의 싸움을 벌이다가 서로 사랑에 빠진다. 로버츠의 라이벌로는 로버츠와 ‘클로저’에서 공연한 뒤로 둘이 친구가 된 클라이브 오웬이 나온다. 유니버설 작인 이 영화는 오는 3월20일에 개봉된다.

전문가들은 로버츠가 주연 배우로서 자리를 뜬 뒤 그 누구도 그가 남긴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고 말한다. 할리웃의 유망주들인 리스 위더스푼과 에이미 애담스 및 스칼렛 조핸슨 등도 로버츠가 지난 90년대 달성한 잇단 히트작 업적을 이루지는 못했다.

로버츠는 1990년 ‘프리티 우먼’을 시작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에린 브로코비치’를 비롯해 ‘달아난 신부’ 및 ‘노팅 힐’ 등 빅 히트작들을 내놓았었다. 영화계가 지금 로버츠의 대를 이어 로맨틱 코미디 배우로서 대성할 스타로 꼽고 있는 사람은 TV 시리즈 ‘그레이의 해부’ 출신의 캐서린 헤이글이다. 헤이글은 지난해에 로맨틱 코미디 히트작 ‘27벌의 드레스’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의 또 다른 로맨틱 코미디 ‘볼썽사나운 진실’(The Ugly Truth)이 오는 7월에 개봉된다.

로버츠와 가까운 사람들은 그가 최고의 흥행배우로서 인기 절정에 있을 때 그 자리를 떠난 이유는 촬영감독인 대니 모더와의 결혼과 세 아이들 양육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로버츠와 모더는 ‘멕시칸’에서 함께 일하면서 만났는데 아내와 세 아이의 어머니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선 연기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로버츠는 지난해 남편이 촬영한 인디영화 ‘정원의 개똥벌레’(Fireflies in the Garden)에 단역으로 나왔는데 이 영화는 올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로버츠가 주연 배우로 컴백을 하는 이제 할리웃의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팬들이 그를 예전처럼 반겨 맞을까 하는 점이다. 로버츠는 강인하면서도 사랑스럽고 또 사람의 마음을 끄는 상냥한 면을 갖춘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다. 과연 팬들이 그의 이런 매력에 다시 도취될지 자못 궁금하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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