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의 달’에 떠나는 로맨틱 여행

2009-02-06 (금)
크게 작게

▶ 밸런타인스 스페셜

매년 2월에 떠나는 여행은 특별하다. ‘사랑의 기념일’ 밸런타인스 데이가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으면 연인들과 부부들은 서로 선물을 교환하면서 멋진 사랑의 추억거리를 만들기 위해 분주한데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여행을 하는 것만큼 좋은 추억거리도 찾기 힘들 것이다. 밸런타인스 데이는 3세기쯤 로마제국에서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황제의 허락 없이 결혼시켜 준 죄로 순교한 성 밸런타인 주교의 순교일에서 유래됐다. 그의 고귀한 정신을 받들어 이번 밸런타인스 데이를 전후로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추억에 남을 수 있는 여행을 갖는다면 어떨까? 특히 비수기인 요즘 숙박업소들이 각종 스페셜 패키지를 내놓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에 더욱 좋다. 사랑을 달을 맞이해 색다른 분위기에서 연인간의 애틋한 사랑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와 서부 곳곳의 로맨틱한 여행지로 사랑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떠나보자.


벽난로에 불 지피면
창너머엔 하얀 파도가…

빅서(Big Sur)



보물섬의 작가 스티븐슨이 ‘육지와 바다가 세계에서 가장 절묘하고 멋지게 만나는 곳’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유명한 빅서는 깎아지른 절벽과 해안이 문명의 혼돈이 미치지 않은 곳이다.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자연을 해치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가장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의 수많은 관광지 중에 가장 로맨틱한 코스로 꼽히는 곳인데 가주의 자랑 레드우드(redwood)가 자라는 최남단 지역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환상적인 저녁노을이 가미되면서 지상 최고의 정경을 만들어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빅서에는 통나무로 만든 작은 별장식 여관(inn)들이 곳곳에 있어 사랑의 달을 맞아 주말에 연인과 함께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내는 밀월 여행지로 그만이다.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유리창 너머로 파도가 암초에 부서지는 절경을 바라다보면서 향기로운 와인을 잔에 가득 부어 사랑하는 여인과 건배를 나눈다.

오랜만에 초로 장식된 식탁에서 맛깔스러운 음식을 나누면서 두런두런 신혼의 추억을 되새긴다.

하늘 높이 치솟은 레드우드 사이로 나있는 하이킹 트레일을 누비면서 저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이 지저귐에 귀를 기울여도 좋다.

빅서의 유명한 인으로는 나무속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포스트랜치 인(www. postranchinn.com, 800-527-2200)과 계곡 속에 자리 잡은 디젠스(www.deetjens.com, 831-667-2377) 등이 있다.

포스트랜치 인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건물이 나무속에서 함께 자라난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건축가 자넷 프리드가 설계한 돌, 나무, 쇠, 유리로 된 이 에는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나무 위의 집 같은 30개의 객실이 있다. 이 건물이 특급 리조트로 유명해진 이유는 자연 속에 예술적으로 용해돼 있으면서도 호텔로서의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사실 때문.


마사지 서비스와 요가 클래스가 있는가 하면 밤하늘 별자리를 공부하는 ‘스타리 투어’(Starry Tour)도 있다. 숙박료는 685달러에서 시작된다.
마룻바닥에 올려져 있는 침대가 삐끗거리는 통나무집이지만 그 점이 바로 매력인 디젠스는 아름드리 레드우드 사이로 건물이 들어서 있다.

전화도 TV도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좋은 곳이다. 숙박료는 80달러부터 시작된다.

HSPACE=5
하루 숙박비가 2,000달러에 육박하는 빅서 포스트랜치 인의 스위트 룸.


인적 드문 빌리지 내
흰눈이 밤새 소록소록

요세미티

여름철 요세미티는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는 캘리포니아 최대 관광지 중 하나지만 겨울철인 지금은 인파를 찾아볼 수 없어 연인과의 오붓한 여행을 즐기기 좋은 로맨틱 데스티네이션으로 변모한다.

요세미티를 대표하는 하프 돔, 엘 캐피탄 등의 바위들, 수천만년의 세월이 흐르며 빙하가 깎아 내린 날카로운 화강암 절벽들이 흰 눈 담요를 둘러쓰고 겨울잠을 자고 있다. 요세미티의 겨울은 그 웅장함 속에 신비스러움까지 곁들여지면서 또 다른 절경을 선사한다.

겨울철의 또 다른 장점은 여름에는 거의 예약이 어려운 빌리지 내의 호텔 방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겨울 스페셜로 방을 얻으면 숙박료도 매우 저렴하다.

일반 요금인 450달러를 주고도 성수기에는 방을 구하기 힘든 빌리지 내 최고급 호텔인 아와니(The Ahwahnee)는 현재 겨울철 스페셜로 일부 룸을 307달러에 내놓고 있다. 역시 빌리지에 있는 요세미티 라지(Yosemite Lodge)에서의 숙박료는 99달러에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커리 빌리지(Curry Village) 라지와 난방시설을 갖춘 ‘텐트 하우스’도 쉽게 예약을 할 수 있다.

문의 및 예약: (801)559-4884, www.yosemitepark.com

HSPACE=5
눈에 쌓인 요세미티 아와니 호텔. 요세미티 빌리지 인근에 있다.

HSPACE=5
겨울을 경치가 아름다운 빅베어 레익, LA에서 가까운 최고의 로맨틱 여행지 중 한 곳이다.


멘도시노(Mendocino)

연방 정부가 도시 전체를 역사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캘리포니아의 유일한 도시 멘도시노. 서부지역의 뉴잉글랜드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뉴잉글랜드 풍의 빅토리안 건물들이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데 해안선을 따라 들어선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로맨스를 찾는 연인들을 부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3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남가주에서 쉽게 방문하기가 어려운 도시이지만 한번 방문할 기회를 만들면 이 곳 만큼 로맨틱한 도시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해안 절벽 위에 형성된 도시의 모든 건물들은 태평양을 바라다보고 있으며 타운을 경계로 밴댐 주립공원, 러시안 걸치 주립공원, 멘도시노 헤드랜드 주립공원, 캐스퍼 헤드랜드 주립공원, 잭슨 국유림 등 수많은 공원들이 도시를 감싸고 있다.

HSPACE=5
캘리포니아의 뉴잉글랜드라고 불리는 멘도시노.


샌하신토 마운틴, 클리블랜드 포레스트

LA 남쪽 샌디에고 카운티에 있는 샌하신토 마운틴과 클리블랜드 포레스트 역시 겨울철 로맨틱 관광지로 방문하기 좋은 곳들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방문하기 쉽고 아이들와일드, 줄리안 등 산골마을들이 독특한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샌디에고 북동쪽의 옛 금광촌으로 현재는 사과가 유명한 줄리안은 작은 카페와 식당 그리고 이 지역의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파이가 유명한 곳이다. 오차드힐 컨트리 인은 4에이커의 대지에 농촌 대저택 같은 B&B다. 객실료는 아침식사를 포함해 하루에 195~450달러이다.

인근에는 볼칸 마운틴 수림 보호구역 안으로 난 여러 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다.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1인당 40달러의 5코스 디너도 서브한다.

주소 및 문의 2502 Washington St. Julian, (800)71O RCHARD, www.orchardhill.com

샌하신토 마운틴은 남가주에서 하이킹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이다. 이 산의 서북쪽 자락 산 속 마을 아이딜와일드에 있는 펀 밸리 인 B&B는 비록 낡고 작지만 산 속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정겨운 모습을 띠고 있다. 인근의 하이킹 코스로는 디어 스프링스와 데블스 스라이드 트레일 등이 있다.

남가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로맨틱한 설경을 찾고 싶다면 단연 샌버나디노 마운틴의 레익 애로헤드와 빅베어 레익을 방문하면 된다.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우뚝 솟아난 첨봉들이 겨울철이면 더욱 선명하게 눈앞으로 다가오고 산등성을 감도는 상쾌한 바람이 울창한 솔숲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솔 냄새를 전달한다. 올 겨울에 눈 덮인 정경이나 코끝을 싸하게 만들어주는 찬바람을 한 번도 맞아보지 못한 커플이나 가족에게 권하고 싶은 밸런타인 여행지.

LA에서 동쪽으로 불과 두 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빅베어 산은 스키, 스노보딩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신나게 눈 위에서 하루를 보내고 저녁시간이 되면 아담한 캐빈이나 베드 앤드 브랙퍼스트 인에서 벽난로를 앞에 두고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연휴가 많은 2월 중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다.

샌버니디노 마운틴에는 특히 고즈넉한 정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B&B(Bed & Breakfast)가 곳곳에 있어 사랑의 계절을 맞아 연인과 가볍게 주말여행을 계획하기 좋은 곳이다.

자세한 정보는 bigbearinfo.com, 또는 800-4-BIG BEAR에서 얻을 수 있다.


라구나비치

남가주의 ‘리비에라’라고도 불리는 라구나 비치는 LA에서 가까운, 연인들의 훌륭한 데이트 장소이다. 주말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하룻밤 자는 재충전 여행 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LA 사람들에게는 그저 이웃의 조그마한 부촌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매년 3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기후가 좋고 경치가 절경이라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일찍부터 이 곳에서 거주하기 시작해 건축 양식과 도시 구성이 특이하고 예술적이다.

목조 단층으로 구성된 도시는 세련된 문화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상태로 구성되어 상가와 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옆으로 아름다운 바다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에 가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과 조깅하는 사람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산책하는 노인 등이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바다 한 가운데에는 펠리칸의 무리들이 있고. 해변의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팜트리는 바닷가의 운치를 더해 준다.

HSPACE=5
남가주의 ‘리비에라’라고도 불리는 라구나비치의 야경.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