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녀를 바라보면 황홀해진다

2008-12-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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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베스트 드레서 스타열전

매년 연말이면 어김없이 곳곳에서 베스트 드레서 선정으로 분주하다. 한해동안 가장 옷 잘입은 연예인들은 누구일까. 올 한해 패셔니스타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들은 또 누구일까. 할리웃 스타들과 같은 브랜드,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을 만큼 명품 협찬이 보편화되고 패션감각까지 이미 할리웃 스타를 능가한 한국 연예인들은 이제 태평양 건너 한인 여성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에서의 유행은 단박에 LA까지 건너와 한인 여성들의 옷장을 채울 정도다. 그들의 패션은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뿐 아니라 실전 속에서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패션 팁들이 곳곳에 녹아 있어 더욱 더 여성들의 사랑을 받은 듯 싶다. 올 한해 가장 대중의 눈길을 끌었던, 그래서 그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이들 중 베스트 5를 꼽아봤다. 


장미희 등 5명
할리웃 스타 ‘능가’
엿볼 만한 패션 팁


■장미희, 최고의 패셔니스타


올해 한국 패션계에서 그녀의 이름 석자를 빼면 남는 게 있을까.

드라마 ‘엄마는 뿔났다’에서 그녀가 선보인 패션과 각종 시상식에서 보여준 섹시한 드레스 자태는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녀의 패션에 대한 호기심은 단순히 중년 여성들뿐만 아니었다. 20~30대들도 그녀의 탄탄한 복근과 완벽 바디라인에 환호를 보냈고 젊은 패션 리더들도 쫓아갈 수 없는 탁월한 패션 감각엔 고개를 숙여야 했으니까.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녀의 베스트 드레서 비결은 역시 뭐니뭐니 해도 그 연배의 평균치를 훌쩍 넘는 큰 키(166cm)와 나이(51세)를 가늠할 수 없는 완벽한 S라인이다. 이렇게 워낙 몸매 좋으니 캐주얼을 입든, 수트를 입든, 드레스를 입든, 심지어 섹시한 잠옷을 입어도 너무너무 멋지게 소화해 내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 자신감 덕분인지 그녀가 선정하는 디자이너는 그 연배가 좀체 소화하기 힘든 디자이너들이다. 마르탱 마르지엘라를 선두로 베라 왕, 알렉산더 맥퀸 등이 최근 그녀가 사랑하는 디자이너들이다.

최근 유행하는 적절한 주름과 무정형의 디자인, 빛 바랜 컬러, 고급스런 패브릭을 특징으로 하는 이들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그녀에게 걸쳐져 그녀의 탄탄한 몸매와 원숙함을 더욱 더 사랑스럽게 만든다. 여기다 짧은 숏 커트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적절한 액세서리 매치 역시 그녀를 패션 리더로 자리매김하는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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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을 넘어선 나이지만 20대 못지 않은 몸매와 패션 감각으로 올해 최고의 베스트 드레서로 등극한 장미희가 최근 한 패션 단체가 주관한 베스트 드레서 시상식에 오프 숄더 블랙 드레스를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패션 최강, 최강희

워낙 트렌드 세터로 명성 떨치던 그녀였지만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그녀는 평소 패션 감각을 200% 발휘하면서 올해 젊은 여성들 사이에 완벽 패션 교과서로 떠올랐다. 하늘하늘한 레깅즈와 스키니진을 기본으로 그런지하면서도 박시한 셔츠와 통 넓은 가디건, 오버사이즈 빅 백으로 요약되는 그녀의 패션은 지난여름부터 지금까지 서울과 이곳 한인여성들에게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녀가 입고 나온 패션 브랜드는 연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들었고 어쩐지 촌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숏커트 펌은 트렌드 세터들에게 그 동안 길러온 머리를 아낌없이 자르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명품 브랜드를 걸치고 나왔냐 하면 그건 결코 아니다. DKNY, 디젤 등이 해외 브랜드일까 대부분 한국산 중·저가 브랜드에 동대문 시장표들도 수두룩하다니까 그녀야말로 믹스 앤 매치가 얼마나 패션에 있어 대단한 파워를 발휘하는 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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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김희애, 아줌마들의 영원한 로망

40대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 아닐까. 그녀는 뛰어난 연기에 대한 집중력에다 그보다 더 놀라운 몸매와 패션감각을 선보인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당시 같은 연배 혹은 그녀 보다 나이 어린 아줌마들에게조차도 제대로 강펀치를 날렸다. 물론 직업이 배우인 이들과 평범한 아줌마가 어떻게 피부와 얼굴 관리가 경쟁상대가 되겠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고 해도 역시 마음속으론 두 주먹 불끈 쥐며 ‘나도 한번?’하는 도전을 주게 되는 것이 현실이지 않던가.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그녀의 패션감각은 변함이 없었다. 각종 행사장에서 드레스를 혹은 캐주얼이나 수트를 입고 등장하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20~30대와 함께 있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몸매와 패션감각에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드라마 속에서 그녀가 걸치고, 들고 나온 명품 패션 역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녀에게 맞춤 옷처럼 잘 맞았다. 적절한 노출과 적절한 숨김, 적절한 클래식과 도발이 그녀에게 베스트 드레서라는 영예를 안겨주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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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공주님은 죽지 않았다, 최지우

좀 망설임 끝에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 그녀에게 베스트 드레서라는 헌사는 사실 좀 어색하지만 확실한 건 ‘지우히메’라는 헌사에 걸맞는 실력있는 코디네이터가 그녀 곁에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김혜수나 최강희처럼 타고난 패셔니스타가 있는 반면 사실 최지우처럼 아무리 체격 조건이 좋다해도 별로 패션 감각이 없는 이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에어시티, 스타의 연인)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패션은 분명 명품 디자이너의 향연이긴 하지만 그녀의 체격을 보다 더 빛내주면서 그녀만의 매력을 십분 살려주는 코디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한다.

특히 최근 ‘스타의 연인’에서 디올과 구치, 샤넬, 루이뷔통, 등 한국 여성들이 열광하는 명품 브랜드의 열전이 줄을 잊고 있는데 그래도 적절한 믹스 앤 매치덕분에 그녀의 캐릭터를 한결 돋보이게 해준다.

특히 그녀가 입고 나오는 튜브 탑이나 홀터넥 드레스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가느다란 팔뚝과 어느 여배우도 쫓아올 수 없는 쇄골라인이 돋보여 벌써 서른을 훌쩍 넘긴 지우히메지만 보고 있노라면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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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김민희, 그녀의 실험정신에 반하다

사실 그녀의 패션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은 극과 극을 달린다. 꽤 많은 네티즌들은 너무 마른 그녀가 뭘 입어도 ‘옷태’가 나지 않는다며 ‘악플’을 서슴치 않은 반면 한국 패션지 기자들은 그녀의 그런 마른 몸매가 한창 시절의 트위기와 같은 소녀와 여인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상상력이 마음대로 동원되는 하얀 도화지라 칭송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를 베스트 드레서에 올린 이유는 그녀의 패션에 대한 애정과 과감한 도전정신 때문이다. 그녀가 드라마 ‘연애결혼’에서 보여준 패션은 명품과 시장표, 클래식과 캐주얼, 여인과 소녀, 페미니즘과 미니멀리즘을 한 여인이 얼마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거기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모자와 액세서리, 헤어 등도 그녀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나름 얼마나 시크해질 수 있는지도 그녀는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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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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