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계곡 깊은 곳엔 태고신비 그대로

2008-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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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 트레일 종단 <1>


‘KARA산악회’멤버 두팀 반대방향서 출발
캐년 내 숙박 퍼밋 얻으려 4개월전 신청


그랜드캐년 하이킹을 함께 하기로 한 11명이 지난 8월22일 아침 5시에 집합장소에서 모였습니다. ‘KARA 산악회’(아마무선) 회원들과 제 여동생과 저입니다. 캐년 안에서 2박, 캐년 밖의 림(rim)에서 2박을 계획한 4박5일의 여정입니다.


남과 북의 한쪽 림에서 캐년을 타고 내려가서 콜로라도 강을 건너서 그 반대쪽으로 올라가는 2박3일의 하이킹이 바로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처음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오려면 다른 차편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이 수송비가 1인당 75달러인데 하루에 한번씩 운행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팀을 두개로 만들었습니다. 서로 반대 방향에서 시작해서 중간에 교차하면서 자동차 키를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남팀은 킬리만자로와 존 무어 트레일 여행을 함께 했던 서 선생님이 대장이 되어 6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우스 카이밥(South Kaibab)에서 출발하여 콜로라도 강을 건너면서 그 바닥에 위치한 브라이트 에인절(Bright Angel) 캠프 그라운드에서 하룻밤을 잡니다. 그리고 북쪽의 목적지를 향하여 1박2일의 노스 카이밥 트레일(North Kaibab Trail)을 걸어가게 됩니다.

우리 북팀은 5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노스 카이밥(North Kaibab)에서 출발하여 콜로라도 강을 건너서 남팀과는 다른 길 브라이트 에인절 트레일(Bright Angel Trail)을 통해서 목적지 사우스림(South Rim)까지 가는 것입니다. 노스 카이밥 트레일이 14마일로 길기 때문에 여기 어디에서인가 만나게 될 것입니다. 북팀은 코튼 우드(Cotton Wood), 인디안 가든(Indian Garden) 캠프 그라운드에서 하루씩 자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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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깊숙이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이 시작된다.

캐년 안에서 자기 위해서는 백 컨트리 퍼밋(back country permit)이 필요합니다. 자연보호 차원에서 입산자 수를 제한하므로 이 퍼밋을 얻으려면 준비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미리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서류(form)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기록하여 준비하였다가 4개월 전에 해당하는 달의 첫날 아침에 팩스를 보내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도 4월1일 아침 7시에 팩스를 보냈습니다. 남팀을 위한 퍼밋은 바로 받았고 북팀은 코스가 어렵다 하여 산행 경험과 이번 하이킹의 전략을 문서로 제출한 후에 받았습니다.

이틀 전 사전 모임에서 준비물과 음식과 등산장비를 체크하고 팀원의 구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자, 이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팀은 차 두 대를 마련했고, 북팀은 한 대입니다. 첫날은 사우스 림의 마서(Mather) 캠프 그라운드에서 캠핑합니다. 우리 모두 새로 개발되어 소문으로 유명한 그랜드캐년의 서쪽 하단에 위치한 스카이워크를 보기로 했습니다. 투명한 유리 밑으로 그랜드캐년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시설입니다. 아침 5시에 모인 우리는 프리웨이 15번과 40번을 타고 킹맨까지 갔습니다. 그 후 지방 도로를 따라 가다가 인디언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서 파킹장에 차를 세우고 귀가 따갑도록 시끄러운 헬리콥터 소리를 들으면서 그들의 버스에 올라 관광이 시작됩니다.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야생의 그랜드캐년을 보았다는 기쁨이 잔잔히 남아 있긴 하지만, 세련되지 못한 서비스에서 느껴지는 속은 듯한, 바가지를 쓴 듯한 떨떨한 기분입니다. 많은 각종의 티켓 값과 터무니없이 비싼 스낵과 음료수 때문입니다. 사우스림 마서 캠프 그라운드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텐트를 치고 별을 보며 저녁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둘째 날 인디안 모뉴먼트 밸리를 함께 돌아본 후에 남팀의 차 두 대를 운전해 노스 림으로 가게 됩니다. 북팀은 처음 노스 림으로 직접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남팀과 시작부터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식사를 마치고 북팀이 하이킹을 끝낸 후에 어디에서 차를 찾을 지 함께 파킹(parking) 장소를 확인했습니다. 남팀은 자신들의 차들을 우리 북팀이 시작한 노스 카이밥 트레일 파킹에서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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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 남북 트레일 종단 하이킹에 나선 KARA 산악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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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의 일출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장관을 연출한다.

김장숙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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