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이 계속 샌다면 튜브나 플래퍼를 체크

2008-10-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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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Yourself- 변기 수리 요령

매일 수차례씩 사용하는 변기가 어떤 원리와 부품으로 작동되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은 흔치 않고, 그래서 작은 고장이 있을 때 무시하거나 외면하다가 문제가 커지면 그제야 핸디맨을 불러 해결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기본적으로 중력을 이용하여 물을 움직이는 변기는 몇 가지 부품의 기능만 이해하면 충분히 간단한 고장을 수리하여 좋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변기에 물이 채워지는 경로는 공급관을 통한다. 탱크 아랫부분에 연결된 관으로 물이 들어와 연결 밸브에서 탱크와 변기로 나뉘어 물이 보급되고, 풍선모양의 플로트 볼(float ball)이 정해진 수준에 다다르면 차단막인 셧오프 밸브가 작동하여 물을 멈춰준다.


변기 물을 내리기 위해 손잡이를 누르면 레버가 움직이면서 탱크 바닥의 구멍을 막고 있는 플래퍼(flapper)와 연결된 체인을 들어 올려 플래퍼를 열어준다. 이 때 중력에 의해 물이 변기의 빈 공간으로 순식간에 밀려들고, 동시에 변기 가장자리를 따라 만들어진 작은 구멍으로 재빨리 쏟아져 내리게 된다. 물이 한꺼번에 빨리 움직이면 변기 안에서 회오리를 일으키는 사이클론(cyclone) 현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내용물을 말끔히 배출할 수 있는 것. 플래퍼는 물이 빠져나가자마자 원위치로 돌아가 탱크에 다시 물이 채워지게 만들어 준다.

이 같은 기본 이치를 이해하고 나면 웬만한 문제는 물이 보급되는 공급관, 물의 양을 조절하는 탱크 내부 기능, 그리고 변기와 연결되는 물의 회로 등 세부분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가장 흔히 불편함을 초래하는 물이 새는 현상의 원인을 이 세군데 부품별로 파악하여 간단한 수리법을 배워 본다.


■ 물이 변기로 계속 샐 때
오버플로 튜브(overflow tube)나 플래퍼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흔한 문제다.

▶ 수리법 1
변기 물을 내리고 탱크에 다시 물이 찰 때 플로트(float)에 연결된 가는 쇠 봉을 손으로 잡아 살짝 치켜 올린 뒤 밸브에서 물이 멈추는 소리를 확인해 본다. 물소리가 그치지 않으면 밸브 자체를 교환해 주어야 하고, 물이 제대로 멈추면 플로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에 플로트 조절 나사(float adjustment screw)로 표기된 부분을 조이거나 풀어주면 물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오버플로 튜브의 선 위로 물이 차지 않도록 조절하여 고정시킨다.

▶ 수리법 2
플로트가 물 위로 뜨지 않아서 차단막을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플로트 풍선에 구멍이 생겼거나 흠집이 났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스토어에서 새 플로트를 구입하여 교체해 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 수리법 3
위의 두 가지를 실행하고도 물이 샐 때는 물의 유출을 조절하는 부구판(ballcock)에 문제가 생긴 것. 부구판을 수리하는 방법은 다소 복잡하고 완전히 수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예 새로 구입하여 교체하는 편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길이다.

▶ 수리법 4
탱크의 물높이를 관찰했을 때 물이 오버플로 튜브 위로 오르지 않는데도 물이 샌다면 플래퍼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 플래퍼의 기능을 시험하는 방법은 변기로 연결된 수도관 밸브를 잠그고 10분가량 기다린 후 물의 양을 측정하는 것. 물이 현저하게 줄어 있다면 플래퍼 체인이 지나치게 당겨주기 때문에 플래퍼가 완전히 구멍을 막지 못하거나, 플래퍼 자체가 낡아서 생기는 현상일 수 있다. 체인을 조금 풀어준 뒤 다시 한 번 플래퍼 성능을 시험해 보고, 그래도 물이 줄어들을 경우에는 새 플래퍼로 교체한다.


■ 탱크에서 물이 샐 때
탱크 쪽에서 쉬익 소리를 내며 물이 새는 가장 흔한 원인은 물을 공급해 주는 관에서부터 탱크로 물이 조금씩 계속 이동하는 경우. 점검해야 할 부분은 플로트, 리필 튜브(fill tube, bowl refill tube), 그리고 부구판, 또는 입구 밸브(inlet valve)의 조립상태 등이다.

플로트가 제대로 부착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여 조절해주고, 리필 튜브가 오버플로 튜브 안으로 지나치게 길게 늘어져 연결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정상적인 연결 상태는 리필 튜브가 오버플로 튜브의 테두리 림(rim) 아래로 ¼인치 정도 내려가는 것이므로, 리필 튜브가 그 이상 길게 설치되었다면 이를 조절해 주도록 한다.

■ 저절로 물을 채우거나 내릴 때
건드리지도 않은 변기가 혼자서 물을 내리거나 채우는 것을 플러머들은 유령 물 내리기라는 의미에서 ‘팬텀 플러시’(Phantom Flush)라고 부른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물이 서서히 조금씩 탱크에서 변기로 이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플래퍼, 또는 플래퍼 받침이 낡았거나, 플래퍼 체인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으므로, 새 것으로 교체하여 조절해 준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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