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기 시각에서 꾸미고 충동구매 ‘NO’

2008-10-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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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룸 인테리어

베이비 크립, 서랍장, 체인징 테이블, 작은 장난감 체스트, 그리고 엄마를 위한 안락의자 정도로 아기 방을 꾸미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 유아 및 어린이 가구는 클럽 체어, 오토만, 소파, 화장대, 스페셜 라이팅 등 성인 가구를 그대로 축소시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디자인과 신기술을 도입한 독특한 제품이 대거 등장하면서 상당히 다양해진 편이다. 디자이너들이 꾸민 유아 방이나 고급 가구점 쇼룸을 둘러보면 이따금 아이 방이라고 하기보다는 어른의 세계를 미니어처 사이즈로 만들어 놓은 듯 느껴질 정도.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아기의 방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유아방 만큼은 아기다운 맛이 있어야 하며, 1~2년 이상 사용하지 않을 가구에 지나친 지출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법. 최신 트렌드와 신상품의 유혹 속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안전하고 안락한 아기의 공간을 만드는 지혜와 아이디어를 살펴본다.

예산 정하고 체크리스트 작성
햇볕·소음 등 공간 파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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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디자이너의 손을 빌려 천정부터 바닥까지 완벽한 요정의 나라로 꾸민 유아 방. 침대만 교체하면 아이가 6-7세 때까지도 무난한 장식이다.

공간 파악

어느 방이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유아 방을 꾸밀 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주어진 공간과 그 환경을 이해하는 것. 하루 중 여러 시간대를 정해 빈 방에 들어가 이리저리 걸어보고, 기어보고, 가만히 앉아 햇빛의 움직임, 소음, 온도 등을 감지해 보면 필요한 가구와 배열방법 등이 떠오르게 된다. 햇빛이 유난히 많이 드는 방이라면 다른 무엇보다도 윈도 트리트먼트에 신경을 써야 하고, 외부 소음이 심하다면 침대를 창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놓아야 하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미리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예산 측정

유아 방 장식은 아기보다 부모의 취향을 충족시켜 주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아가들은 플래스틱 빨래 통에 부드러운 면천을 깔아 눕히거나 최고급 빅토리안 스타일 요람을 사용하거나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 아기 가구점에 진열된 눈부신 제품들에 현혹되지 않고 충동구매를 막으려면 시작부터 미리 예산을 정하여 그에 맞춘 샤핑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물품 목록

예산이 정해지면 가장 필요한 물품부터 리스트를 만드는데, 이 때 가족의 생활 습관을 고려하여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제외시키는 것이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기저귀를 갈 때 바닥이나 침대 위가 편하다면 굳이 체인징 테이블을 구입할 필요가 없고, 아기가 조금 자란 후에 욕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타월장이나 책장을 기저귀 및 물품 보관용으로 대신 사용하는 등 가구의 활용 및 다목적 가구 구입을 고려하는 것도 센스있는 방법.
가장 기본적인 유아 방 가구는 요람(bassinet/cradle), 난간이 있는 유아용 침대(crib), 서랍장 및 옷장, 수유할 때 앉을 수 있는 성인용 의자 등이다. 이외에 장난감 체스트, 유아용 의자, 책상, 소파 등과 장식품은 지나치게 갓난아이용 보다는 2~3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크기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식 목록

유아 방을 꾸미는 이유와 동기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다. 단순히 보기 좋은 아기 방 만들 생각이라면 꾸미는 사람의 취향대로 최대한 멋지게 만들면 되지만, 아기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자신의 공간을 즐기게 만들어주고 싶은 경우에는 모든 장식을 아기 시각에서 정하고 설치하는 것이 정석이다.
한 예로, 벽지 선택 시 가운데 보더를 중심으로 온갖 아름다운 그림은 윗부분에, 그리고 밋밋한 단색은 아랫부분에 붙인다면, 아이가 실제로 벽지를 보고 좋아하게 될 때까지 최소한 1-2년은 기다려야 하며, 최고급 카펫으로 바닥을 꾸며놓고 우유병이나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질 때마다 얼룩 걱정을 해야 한다면 최저가 러그를 선택한 것 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장식품 하나하나를 고를 때 정확한 위치와 목적을 미리 정하여 최대한 아이 중심으로 꾸미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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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에 초점을 두어 가구와 나머지 장식은 비교적 잔잔하고 무난하게 선택한 실내장식.

수납공간

아기 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은 결과적으로 수납공간으로 변신하게 되어있다. 서랍장 서너 칸을 차지하던 옷들이 차츰 크고 두꺼워 지면서 두 배의 공간을 요구하고, 귀여운 장난감통에 모두 담을 수 있던 자동차와 딸랑이가 열배 스무 배의 종류와 크기로 늘어나면서 미리 마련해 두었던 바구니와 상자들이 넘쳐버린다. 그 같은 혼란을 피하려면 처음부터 조직적인 정리 방법과 그에 필요한 가구를 갖추는 것이 좋다. 옷장 안에 모자, 가방 등의 액세서리 보관용 오거나이저를 만들고, 장난감을 구분하여 보관할만한 상자, 바구니 등을 많이 마련해두면 편리하다.

안전 수칙

1.페인트와 벽지 구입 시 납 성분 및 기타 화학물질의 포함 여부를 확인하여 유아에게 해로운 것을 피한다.
2.유아침대는 난간을 올리고 내리기에 편리한 디자인이 좋고, 매트리스와 침대 사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3.체인징 테이블은 아기가 떨어지지 않게 벨트 스타일의 스트랩이 부착된 것이 안전하다.
4.커튼이나 블라인드는 가능한 바닥까지 내려오는 긴 유형을 피하고, 블라인드 줄은 항상 늘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
5.라이팅 시설 또한 아이의 손이 미치는 플로어 램프 보다 천정에 부착하는 것이 안전하다. 요즘은 50달러 이내에 소형 샨들리에를 판매하는 곳이 많으므로 다양한 종류를 살펴보고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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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성장하여 일반 침대를 사용한 나이가 되어서도 그대로 유지하도록 꾸민 유아 방. 크립을 치운 자리에 적당한 책상과 의자만 놓으면 훌륭한 어린이방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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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옷걸이, 사이드테이블 등 모든 물품이 꼬마 친구들 크기로 만들어진 가구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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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적인 유아 가구 세트로 깔끔하게 꾸민 공간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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