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엄마의 일기- 승욱이 이야기

2008-09-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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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엔젤과 제네시스

전화 한통을 받았다. 그 전화로 하루 종일 고민 중이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내가 사무실에 앉아 고민의 연속이다. ‘승욱이? 제네시스? 도대체 무슨 관계지?’ 곧 현대자동차에서 새로 출시되는 제네시스 신차 발표회가 있나 보다. 런칭행사에 와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정중히 거절하기보단 일단 하루 생각하고 전화를 드린다고 했는데 하루가 왜 이리 긴지. 그리고 뭐라고 거절을 해야 할지.

가족들에게 런칭행사에 초대를 받았다고 하니 ‘가문의 영광’이라고 꼭 참석하라고 난리가 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가지 않을 이유도 없다. 그리고 런칭행사에 초대된 이유는 ‘굿모닝 엔젤’의 저자로 초대를 받은 것이다.


드디어 제네시스 신차 발표회 날 좋은 옷은 아니지만 있는 옷 중에 제일 깨끗한 옷을 입고, 삐딱구두를 신고, 곱게 화장을 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호텔에 도착했다. 헉! 음~~메 기죽어. 호텔입구부터 멋진 중형 세단차들이 즐비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 LA 근방에서는 알아주는 주요 인사들이 다 모였다. 신문에서나 보던 분들이 행사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칵테일파티를 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들이다…’

행사가 시작되었다. 넓은 행사장에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데 ‘어라? 왜 이리 앞자리지? 어머나 세상에. 맨 앞자리 메인테이블?’ 내 옆자리에는 현대자동차 미주법인장님 부부가 앉으셨다. 당황해하는 내 모습에 편하게 앉아서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말씀을 하신다. 얼떨결에 자리에 앉았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내가 왜 여기 앉은 거지?’ 곧이어 VIP를 소개하는 시간이다. 아… “귀한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굿모닝 엔젤’의 저자이신 김민아 집사님~” 뭔가에 홀린 듯 일어나 인사를 했는데 제정신이 아니다. ‘오늘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의 연속이라 계속 내 허벅지를 꼬집으며 ‘김민아 정신 차렷!’ 미주법인장님이 단상으로 올라가셔서 인사말씀을 하신다. 제네시스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와 현대자동차가 세계의 유수한 자동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이곳 미주에 있는 교포들과 함께 하기를 부탁하셨다. 자신 있게 제네시스를 선전하는 모습 속에 신뢰와 믿음이 각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 같았다. 인사말이 끝날 무렵 굿모닝 엔젤 책의 승욱이 이야기를 잠깐 말씀을 하시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이 뚝… 오늘, 나에게 정말 특별한 날이다.

귀한 음식과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화려한 공연이 나를 매료시켰다. 물론 신차 발표회에 온 것도 머리털 나고 처음이다. 승욱이 낳고 좋은 음식점이나, 유명한 공연이나, 비싼 호텔조차도 거의 가본 일이 없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오늘 지난 10년 동안의 하지 못했던 일들을 보상이라도 받듯이 엄청난 대접을 받았다. 나 혼자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이 미안해서 자꾸 눈물이 핑 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가족이 다 함께 올 것을. 후회막심!

행사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가를 한 번에 알 수 있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영상부터 공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한 마디로 제네시스라는 차를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프로는 역시 프로다. 모든 행사가 끝이 났다. 초대해 주신 관계자 분들께 일일이 인사를 드리고 자리를 나오는데 내가 무슨 VIP라고 끝까지 나를 챙겨주신다. ‘굿모닝 엔젤’ 저자 김민아의 인생에 최고의 대접을 받은 날인 것 같다.

차를 타고 호텔을 빠져 나오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만든 신차를 소개하는 잔치도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데 하늘나라의 천국잔치는 얼마나 대단할까? 이곳에서 하는 잔치와는 비교도 되지 않겠지? 오늘 천국잔치의 맛을 조금 본 것 같다. 그 맛은 정말이지 말할 수 없이 황홀했다. 제네시스~ 고마워요.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맛(?)을 보게 됐어요. 전 세계를 누비며 대한민국의 달리는 국기가 되길 기도할 게요. 한국을 선전해 주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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