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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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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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게이들간의 관계 그려

‘나를 구원하소서’ (Save Me) ★★★

기독교와 게이들 간의 관계를 다룬 차분한 드라마. 어느 편을 거들거나 비난하지 않고 공정하게 다뤘는데 상투적이지도 또 설교적이지도 않아 호감이 간다.
마크는 코케인을 즐기는 게이. 마크는 모텔에서 즉석 섹스를 즐긴 뒤 자살을 시도한다. 마크의 가족은 그를 기독교인 부부 게일과 테드가 운영하는 ‘창세기 집’에 입소시킨다.
이 집은 믿음을 통한 12단계 요법으로 동성애를 교정하는 곳. 마크는 처음에 저항하다가 서서히 예수를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성적 기호마저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가로 막는 것이 이 집에 함께 머물고 있는 동료 스캇.
마크와 스캇은 서로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면서도 이를 억제하려고 애쓴다. 과연 종교가 둘의 사랑을 우선하게 될 것인가. 성인용. 일부 극장.


빈틈없는 구성의 기업 스릴러

‘옐라’ (Yella) ★★★

빈틈없이 꽉 조여진 구성과 명징한 외면을 지닌 초자연적 기업 스릴러다. 독일 영화로 깨끗하고 명확한 표면 속에 불안감을 안고 있는데 마지막의 극적 반전을 일찌감치 파악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카운턴트인 옐라(니나 호스의 연기가 뛰어나다)는 하노버에 새 직장을 얻어 베를린 근교의 집을 나선다. 니나를 공항까지 태워다 주는 남자가 그녀의 전 남편 벤. 벤은 가던 중 차를 강 속으로 몰아 추락한다. 그러나 옐라와 벤은 목숨을 건진다.
옐라는 기절한 벤을 남겨 놓고 하노버로 간다. 그는 여기서 낭인식 벤처 캐피털리스트 필립을 만나 사업수완을 발휘, 필립의 잠정적 파트너가 되고 둘이 감정적으로도 연결된다. 그리고 옐라는 비정한 비즈니스 세계에 깊이 개입한다. 주인공들의 외부 행동보다 내적 욕망을 해부했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가난한 소년의 부자에 대한 호기심

‘풀’ (The Pool) ★★★½

소유와 문화가 매우 다른 사람들이 정원 가꾸기와 대화 등 간단한 것들을 통해 공통점을 찾는 부드럽고 자비롭고 또 아름다운 드라마다. 원작인 단편소설은 무대가 아이오와인데 이를 인도 고아주의 판짐으로 옮겨 인류 보편적인 얘기를 이국적 배경 하에 자연스럽고 자상하게 들려준다. 중심 플롯은 가난한 소년의 부자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
시골에서 판짐에 와 호텔 청소부로 일하는 벤카테쉬는 식당서 일하는 자기보다 어리나 거리 지혜는 한 수 위인 자한기르와 친구 사이. 벤카테쉬는 틈만 나면 언덕 위에 있는 한 부잣집 뒤뜰의 풀을 나무 위에 올라가 내려다본다. 벤카테쉬와 이 집의 돈 많은 주인인 남자와 이 남자의 10대 딸로 어두운 과거를 지닌 아이샤 그리고 자한기르가 이 집 정원일로 서로 연결이 되면서 아름다운 인간관계가 묘사된다. 촬영과 연기가 좋다. 25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애인 절교선언에 친구 고용하는데


‘내 친구의 애인’ (My Best Friend’s Girl)

더스틴(제이슨 빅스)은 자신의 꿈의 여인인 똑똑하고 아름답고 또 고집 센 성격을 지닌 알렉시스(게이트 허드슨)를 만나면서 완전히 이 여자에게 넋을 잃는다.
둘의 데이트는 5주가 계속된다. 그런데 알렉시스를 너무나 좋아하는 더스틴이 지나치게 급속도로 강하게 대시해 오는데 질린 알렉시스가 더스틴에게 절교를 선언하면서 더스틴은 고뇌에 빠진다. 더스틴이 구원을 청한 사람이 자기 친구인 탱크(데인 쿡). 탱크는 여자 유혹하는 데도 선수이지만 너무 으스대 여자들이 금방 질려 돌아서곤 한다. 그래서 애인에게 버림받은 남자들이 자구책으로 탱크를 고용한다.
남자들을 버린 여인과 탱크를 데이트시키면 여자들이 모두 탱크에게 질려 전 애인에게 돌아오기 때문. 그런데 탱크가 더스틴의 뜻과 달리 알렉시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문제가 달라진다. R.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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