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있어도 입이 ‘쩌억~’
이보다 여성스러울 순 없다. 비칠 듯 비치지 않는 드레시한 시어(sheer) 룩에 절묘한 드레이핑이 여성을 한없이 여성스럽게 만들고 있다. 페미닌 로맨틱의 진수로 평가받는 레바논 출신의 디자이너 ‘엘리 삽’(Elie Saab)은 고혹적인 여신의 아름다움은 이런 것이라고 보여준다.
베일에 가린 얼굴마저 하나의 장식이 되어 버린 엘리 삽 드레스
중동과 유럽의 갑부들은 결혼식에 ‘삽’(Saab) 웨딩드레스를 입힌다는 말이 있을 만큼 드레스 디자이너 사이에선 독보적인 존재이다.
어려서부터 바느질을 좋아했던 엘리 삽은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 공부를 한 후 18세 때 레바논 베이루트에 패션 레이블 ‘삽’(Saab)을 런칭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지 않은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 회원이 됐고, 1997년 로마 패션위크로 데뷔 신고를 치른 후 이듬해 밀라노 프레타 포르테 패션위크에 서게 된다.
엘리 삽 특유의 뉴트럴한 컬러와 부드러운 듯 우아한 실루엣, 화려한 자수와 비드 장식은 모나코 스테파니 공주를 매혹시켰고, 2002년 할리 베리가 오스카 시상식에 삽(Saab)의 버건디 컬러 가운을 입고 등장, 섹시미를 한껏 드러내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레바논 출신의 디자이너 엘리 삽.
조지오 알마니, 발렌티노와 더불어 외부 초청 디자이너로 파리 오트쿠틔르에 참가하고 있는 엘리 삽은 피팅만 5차례 이상 거쳐야 완성되는 5만~20만달러의 쿠틔르 드레스로 알려져 있다.
2008/2009년 가을·겨울 오트 쿠틔르에 선보인 엘리 삽 컬렉션 역시 숨 막히는 드레이핑과 섬세한 자수 장식으로 인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드레이핑 만큼이나 오묘한 컬러의 변화가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엘리 삽 수트
어깨에서부터 발끝까지 신비로움이 묻어나는 선, 광택이 나는 듯한 뉴트럴 컬러 또한 만져보고 싶다는 갈망을 느끼고 한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