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패션+인테리어=모던 라이프

2008-08-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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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인테리어=모던 라이프

예술적 비전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마이클·줄리안 홍씨 부부의 펜트하우스 역시 소재만 달라졌을 뿐 패션 디자인의 연장선상에 있다.

의류업체 TQM 어패럴 그룹 - 마이클·줄리안 홍 사장 부부

화가 아내의 패션 안목과 남편 사업 감각 결합 창의력 생성
다이아몬드 등 장식 1만달러 청바지 출시 셀러브리티 열광

1만달러의 고가 청바지를 출시해 화제가 됐던 의류업체 ‘키 클로젯’(Key Closet)의 마이클 홍 사장이 전망 좋은 LA 다운타운 펜트하우스를 공개했다. 패션 하우스와 디자이너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는데, ‘세상에서 하나뿐인 옷’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의류업체 사장이 사는 펜트하우스는 어떤 삶의 향기가 머물고 있을지 알고 싶었다. 집을 보면 그가 어떤 감성을 지닌 남자인지, 그가 지향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자동차 컬렉터로 모던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마이클 홍 사장과 클래식을 고집하는 화가 아내 줄리안 홍씨의 상반된 취향은 베테런 디자이너 밸러리 안씨의 세심한 터치로 또 다른 패션 하우스를 조성하고 있었다. 패션과 인테리어는 서로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말 백번 들어도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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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진의 궁극적인 혁신으로 불리는 ‘키 클로젯’의 1만 달러 청바지

패션은 아트와 디자인, 하이테크와 스토리를 만나 진화를 꿈꾼다. 마이클 홍 사장이 다이아몬드와 모조 다이아몬드, 백금, 크리스탈 브랜드 ‘스와로브스키’가 장식된 수작업 청바지를 선보이자 패션계는 ‘프리미엄 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혁신’이라며 열광했다. 1만달러나 하는 고가의 청바지를 과연 누가 주문할까 싶었지만, 한류스타 세븐과 텍사스 배틀, 모델 크리스티 샤카, 타탸나 알리, 나탈리 지아 등을 내세운 할리웃 패션쇼에서 선보인 ‘키 클로젯’의 1만달러 청바지 런칭은 미국과 일본, 한국, 유럽 등 전 세계 셀러브리티들에게 급속히 퍼져나갔다.

LA 비즈니스 저널은 1만달러 청바지를 런칭한 마이클 홍씨의 의류업체 ‘키 클로젯’(www. keycloset.com)에 주목하면서 2006년 이후 해마다 200%의 성장을 거듭해온 셀러브리티 웨어 전문업체라고 표현했다.

가업을 이어받아 블랭크 티셔츠를 생산해온 하이엔드 니트웨어 제조업체 TQM 어패럴 그룹이 오트 쿠틔르를 만나 진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19세 때 미국으로 이민 와 USC에서 기업 경영학을 전공한 마이클 홍씨는 1999년 부모님이 운영하던 의류공장과 친척 소유의 어패럴 라인을 인수해 TQM 어패럴 그룹을 세웠다.

그리고 3년 후 지금의 아내 줄리안을 만나면서 진화를 꿈꾸며 성공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서 페인팅을 전공한 그녀의 심미안과 패션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마이클 홍씨의 비즈니스 감각과 어우러져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서로 다른 반쪽의 결합은 새로운 열정과 접근, 창의력을 생성해 냈고, TQM 어패럴 그룹은 엔터프리너 매거진과 INC로부터 미국 내 급성장 기업 500에 선정됐다.

“아내와 전 참 달라요. 인테리어 취향만 봐도 아내는 클래식을, 전 모던 컨템포러리를 선호하죠. 그래서 우리 집은 매스터 베드룸과 게스트 룸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밸러리 안씨의 아이디어이기도 하죠. 집을 꾸미기 전엔 너무 다른 스타일이 튀지 않을까 염려도 됐지만, 꾸며 놓고 보니 한 가지보다는 두 가지 스타일이 공존해서 지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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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재의 삶을 만끽하고 싶어 LA 다운타운이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펜트하우스를 구입했다. 아내와 둘이서 인테리어 디자인에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에 퍼시픽 디자인 센터를 찾았다가 역시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수많은 디자이너와 인터뷰 끝에 IED 그룹의 밸러리 안씨와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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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너무나 다른 개성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새로운 감성으로 풀어낸 IED 그룹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밸러리 안씨.

“집을 꾸민다는 건 즐거운 일이잖아요. 수많은 디자이너들을 만나보고 포트폴리오도 봤지만 ‘필’이 꽂히질 않았어요. 왜 있잖아요. 뭔가 통하는 느낌. 그런데 밸러리 안씨를 만나서는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았는데 느낌이 오길 시작했죠. 그 다음부터는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공간을 꾸밀 수가 있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아내가 특히 마음에 들어 했던 부분은 밸러리 안씨 역시 화가이자 디자이너라는 공통분모였다. 거실을 장식하고 있는 일본 화가 치오미 롱고(현재 밸러리 안씨와 함께 건축회사 ‘겐슬러’(Gensler)에서 그룹전을 갖고 있다)의 작품도 둘이서 동시에 고른 그림이고, 매스터 베드룸의 알마니 카사 세트며 에바니스타 퍼니처 모두 밸러리 안씨의 제안으로 그 자리에서 결정된 아이템들이었다.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젊은 부부라 예술적 비전이나 상상력, 스타일이 참신하고 세련됐어요. 여느 콘도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공간인데 유난히 멋스러워 보이는 건 이들 부부의 감각과 이를 소중히 다루며 가치 있게 지켜나갈 줄 아는 자존심이 공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겠죠. 패션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적 감성을 풀어내듯 이들 부부가 사는 집도 소재만 달라졌을 뿐 패션의 연장선상에 있는 디자인 세계가 표출된 것입니다.”

밸러리 안씨는 ‘모델 하우스’(Model House)라는 디자인 회사를 운영해 오다가 최근 건축회사 IED 그룹 소속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뛰고 있다. 칼스테이트 LA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UCLA 인테리어 코스를 마쳤다. 지나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그녀의 패션만큼이나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그녀의 예술적 감각에서 나오는 듯하다.

거실 밖으로 확 트인 패티오가 파티 공간으로 더할 나위없는 마이클 홍씨 부부의 펜트하우스는 어쩌면 이들만이 누리는 빛나는 젊음의 해방감과 자유로움, 그리고 아주 작은 사치스러움으로 더욱더 빛나는 공간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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