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더 떨어진 곳에 ‘입질’ 더 몰린다

2008-08-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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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틸롭밸리 등 LA 외곽지역
주택 가격 60~70% 떨어져
중간 가격 16만달러 밑돌아
판매량은 전년보다 2배 ‘껑충’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 폭이 크게는 60~70% 수준까지 하락한 LA카운티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중간소득자들도 구입이 가능한 매물이 늘고 있다.
LA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팜데일과 랭카스터를 포함한 앤텔롭밸리 지역이 대표적으로 이중 일부 지역에선 7월 주택중간가가 16만달러 밑으로 내려갔고, 주택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배이상 증가한 곳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첫 주택구입자들로 지역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좋은 가격에 ‘굿딜’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도 늘어났다는 밝히고 있다.
랭카스터의 밥 스틱니 에이전트는 “가격이 11만5,000~12만달러 이하고, 건축연수가 15년을 넘지 않았다면 무조건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잠재 구입 희망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지역 주택 판매량은 정점을 치던 2005년 수준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중 약 4분의 1 가량은 거주 의사가 없는 투자자들이다.
차압매물과 숏세일 등 신용경색 위기 이후 직격탄을 맞은 매물들이 시장에서 빠르게 소화되면서 LA카운티 주택중간가를 낮추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부동산정보회사 홈데이타콥(HomeData Corp.) 집계에 따르면 LA카운티 7월 주택중간가는 전년 동기대비 28% 떨어진 42만달러로, 이는 2004년 5월 40만9,000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판매량은 그러나 17%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콘도 중간가는 39만5,000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2% 내려가 있는 상태다. 콘도 판매량은 6.4%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보다 판매량이 적은 콘도 판매가 상대적으로 빨리 늘고 있다는 것은 저가 주택의 판매가 최근 몇 달새 늘어나기 시작한 신호로 볼 수 있다. 특히 주택가 하락의 여파가 가장 심했던 지역에서 저가 주택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반면 주택가 하락 여파의 타격을 덜 받았던 고급 지역의 주택판매는 둔화되면서 가격도 떨어졌다. 웨스트 LA 일대 특정 우편번호 지역의 주택가는 20% 가량이나 떨어졌다. 또 웨스트 LA 100만~200만달러대의 가격을 유지하던 지역은 전년 동기대비 10% 가량 가격이 빠져있다.
저가 주택 판매 증가와 고가 주택 판매 둔화는 결과적으로 LA카운티 주택 중간가를 내리는 역할을 했다. 1년전에는 이와는 반대로 고가주택의 지속적인 판매가 주택중간가를 밀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스티브 코울리 UCLA 부동산센터 소장은 “최근 수치들은 다소 왜곡된 그림을 보여준다”면서 “중간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은 고가에서 저가 주택으로의 거래경향 변화”라고 말했다.
이는 싼 매물을 찾는 바겐 헌터와 일부 첫 주택구입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그렇다고 또한 중간 가격대 주택들이 공황상태에서 s벗어났다는 확정적인 증거는 없다.
예로 융자은행에 의한 차압이나, 모기지 융자금이 주택가를 넘어서는 등 문제있는 매물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앤텔롭밸리 주택판매량 증가의 주요인이었다.
현재 시장에 등장한 상당수 바이어들은 세입자들로 첫 주택을 찾고 있다. 가격이 폭등하던 시장에서 주택구입이 단지 꿈에 불과하던 이들에게 월모기지 페이먼트가 월 렌트보다도 낮아지는 순간까지 진입하고 있다. 만일 이런 주택구입자들이 연방주택청(FHA) 융자 자격조건을 충족시키면 더욱 유리하다.
연방주택청 융자는 3%만의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고 판매자가 대부분의 클로징 비용을 부담토록 한다. 12만달러짜리 집의 3% 다운페이먼트는 3,600달러에 불과하다.
실제로 랭카스터 우편번호 93534 지역의 경우 중간가는 지난 1년새 43% 떨어졌지만 주택판매량은 반면 104% 늘었다. 팜데일 동쪽 지역인 우편번호 93550의 중간가는 1년간 46%가 빠진 16만9,000달러로 내려갔다. 반면 주택판매량은 91%늘어난 90유닛을 기록했다.
마크 트로스 앤텔롭밸리 상공회의소 회장은 “주택 중간가는 중간 소득자들이 집을 살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내려가고 있다”면서 “지역 에이전트들이 수년이 더 걸려야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나타나 이미 좋은 매물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앤텔롭밸리외에도 센트럴밸리, 샌타바바라카운티 북부, 인랜드엠파이어 등지에서 모두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중이다.
로버트 클라인헨즈 캘리포니아주 부동산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타격을 더 높게 받은 지역일수록 구입자들의 관심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가 주택들의 판매는 융자심사기준 강화 등의 영향을 받아 계속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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