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건반사와 군중심리

2008-08-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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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라는 말이 있다.. 강아지에게 음식을 주기 전에 종을 울리면서 계속 음식을 주면 나중에 그냥 종만 울려도 침을 흘리더란 이야기, 레몬은 시다는 것을 늘 듣고 보는 사람이 평소 레몬이야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는 것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많이 듣던 이야기 이다.

꼭 비교될만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부동산 시장이 이러한 조건반사와 많이 닮아간다고 한다

남들이 안 산다 안 산다 하니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자꾸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 마치 레몬을 먹진 않고 있어도 평소에 레몬이 시다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이 레몬이야기만 하면 마치 본인이 먹어서 시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과 다름이 없듯이. 여하튼 부동산 시장이 어려우니 그와 연관된 다른 분야도 같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이런 측면에서 보면 “조건반사”와 “군중심리”는 일맥상통하는 곳이 있는듯하다.


골프장 매매는 그 금액 면 에서도 그렇고 수수료도 만만치 않아서 부동산을 하는 사람들은 다 탐내는 그런딜 을 할 영광(?)을 가지게 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12개월 전 리버사이드 에 있는 18홀 Private 코스로 골퍼들이라면 꼭 한번 라운딩을 하고 싶은것은 물론이고 이 골프장을 소유하게 된다면 세상을 다 얻는것과 마찬가지 라고 느껴질만큼 우리네 보통 사람들에게는 꿈과 같은 그런곳이다.

평소에 좋은 인과 관계가 있는 분의 소개로 이 선생을 만나고 여러곳의 매물로 나운 골프장을 소개하던중 이곳과 인연이 닿았음인지 두어번 보고는 오파에 사인 몇번의 가격흥정끝에 에스크로를 오픈 하게 되었다. 모든일이 일사천리 어찌 보면 너무 싱겁게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생기곤 할 때 마다 마음 스스로 내 자신을 위로하며 “무슨 소리야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손님한테 정직껏 그리고 합리적으로 일을 했는데 다 이게 내가 능력이 있어서 이렇게 일사천리로 가는 거지” 하는 자만심도 가지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은행론도 Approved 되고 이제는 바이어가 나머지 잔금만 치루면 에스크로를 크로즈 할수 있는 위치까지 온 바에야 마음속으로는 초조하지만 겉으로는 여유를 가지고 아주 느긋하게 무게(?)를 두고 행동을 하곤 하였다. 백인 주인도 이제는 딜이 끝나간다는 생각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듯했고 모든 것이 순조롭고 이런 딜만 있다면 부동산 정말 할만하구나 하는 자신감으로 충만하곤 하였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리도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이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길이 있고 오르막길을 올라 언덕꼭대기 까지 가면 쉬원한 바람에 땀을 식힐수 있는 그늘이 있는 것이 인생이듯이 지금까지는 내리막길로 너무 쉽게 왔다는 것을 그때까지는 몰랐던 것이었다

대개 에스크로 끝날 때 쯤이면 바이어의 마음을 꼭 시집가기 전날의 처녀로 비유하곤 하는데 새로운 세계에 거는 기대가 기대반 불안반 이라는것이다.
그래서 우리 부동산에서는 에스크로 끝날 때 쯤이면 온갖 정성과 성의를 가지고 바이와의 연결의 줄을 놓치 않는 것이 불문율 아닌 불문율 이기 때문에 크로즈 5일전에 저녁약속을 하기위해 전화를 했더니 통화하는 목소리가 어찌 자신이 없는듯 평소의 목소리와는 반대의 느낌을 주는 목소리 였다. 그 순간 부동산 오래한 사람특유의 불길한 feeling 이 머리속을 스쳐가는 것이 무언가가 잘못되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 딜을 깨졌지만 그렇게 공을 들이고 서류에서부터 사업계획까지 아주 합리적으로 은행융자까지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동원이 돼서 이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고 애를 썼는지 그렇지만 어떤면에서 보면 무슨일을 하는데 있어 전반적으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 사업계획. Financial Statement 등등 체계적인 방법보다는 주변의 지인 특히 조금이라도 그 분야에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딜을 성립시키기에 우위에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이번 골프장딜에서 여지없이 보여주는 하지만 정말 무언가 억울(?)하고 아주 아주 허전함을 느껴지는 하는 그런 경우였던것이다.

김88.com Jay Kim
213-43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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